이자 이야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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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 외편 - 7 - 멍멍이가 산에 오르다(亡亡登山)
** 自序 국우터널은 서변동 및 동변동과 칠곡 지역을 잇는 중요한 길이다. 이 터널이 없으면 한참 돌아 가야 한다. 어디에서 마속 이야기를 우연히 봤는데, 국우터널이 가정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를 소재로 글을 지어 보았다. 멍멍이가 산에 오르다(亡亡登山) 蜀虎集諸狗而一舊之漆谷, 欲伐兩邊也.초코가 개들을 모아 옛 칠곡을 통일하고는 양변 지역을 치려고 했다. ● [亡亡] 舊之漆谷者, 非今之漆谷郡也. 漆谷郡之治所本在國優洞, 然大邱奪其地以屬之, 遷於倭館也, 是故謂舊之漆谷也. 兩邊謂東邊及西邊.멍멍이 주 : 옛 칠곡은 지금의 칠곡군이 아니다. 칠곡군의 치소는 본래 국우동에 있었는데, 대구가 그 땅을 빼았고 속령으로 삼았으니, [치소는] 왜관으로 옮겼다. 이러한 까닭에 옛 칠곡이라고 한 것이다. 양변은 ..
2025.01.18 -
이자 - 양자법언 - 2 - 개와 고양이에게 주인이란 무엇인가(於狗與貓主之何如)
** 自序 양파와 초코에게 주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하며 생각하다가 글을 적어 보았다. 孃子問於蜀子曰,양자가 초자에게 물었다. 夫主也, 將引之, 抑與之乎?대저 주인의 경우, 이끌어 주어야 하느냐, 아니면 함께 살아야 하느냐. 蜀子曰,초자가 말했다. 皆否, 當從之. 予也, 從柳子之道也, 至也. 其或以予狗而然乎? 察之以喜之, 顧之以與遊, 想之以愛之, 待之以慕之. 是者, 予終年爲焉. 於女何如?모두 아니다. 따라야 한다. 내게는 유자를 따르는 도야말로 지극하도다. 혹시 내가 개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유자의 안색을 살펴서 기쁘게 해 주고, 기색을 살펴서 함께 놀며, 생각해서 사랑하고, 기다리면서 그리워한다. 이런 것들이 내가 1년 내내 하는 일들이다. 너에게는 어떠냐. 孃子曰,양자가 말했다. 女則異..
2025.01.12 -
이자 - 외편 - 6 - 지기전(之其傳)
** 自序 한문에서 '之'와 '其'는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지시대명사로 사용되기도 하고, 조사로 사용되기도 하며, 부사어, 다른 글자의 가차자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세, 근세, 근대로 올수록 중국어와 한문은 구체화되었지만, 고대 한문은 그렇지 않았다. 구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글자는 모호하게 사용되었고, 모호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하나의 글자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之'와 '其'는 대표적으로 그러하게 사용된 글자라고 할 수 있겠다. 청대의 왕인지(王引之)는 이 점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經傳釋詞》를 저술하여 옛 글을 읽을 때 도움이 되도록 하기도 하였다. 나는 한문을 공부해 오면서, 이 글자들을 주제로 글을 지어 보고 싶었다. 昔有其人, 其名爲之. ..
2024.12.18 -
이자 - 잡편 - 4 - 여장공서(與張公書)
** 自序 여자친구와 한문을 함께 배우는 분께 내 책을 한 부 드렸다. 드리면서 이 글도 함께 보내 드렸다. 過立秋而有過㡬週, 遂天高風飄, 冷然萬物大和也. 從盛夏至昨週, 熱風到來, 其苦若不計, 然, 今天盛寧, 地負安, 則可言不必嫉姑射山之神人焉.입추가 지나고 또 몇 주가 지났습니다. 드디어 하늘은 높아지고, 바람은 강해졌으니, 시원한 기운에 만물이 크게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한여름 때부터 지난 주까지, 뜨거운 바람이 들이 닥쳤으니, 그 때의 고생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요즘 하늘과 땅에는 편안한 기운이 담겨 있으니, 고야산의 신인들조차 부럽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昨之會樂, 昨之談炎, 昨之人善, 昨之論深, 此之可爲燕居, 恐禮記仲尼燕居篇之燕居及莊子齊物論大言炎炎之炎炎言此乎?어제의 자리..
2024.10.02 -
이자 - 외편 - 5 - 제 2차 황산벌 전투(第二次黃山之原戰)
** 自序 경주에 놀러 갔다가, 양파와 초코를 소재로 글을 지어 보았다. 백제는 무왕 시기부터 의자왕 때에 이르기까지 신라를 맹렬하게 공격하여, 압량주, 즉 지금의 경산 부근까지 밀어 붙였다. 이 백제군을 막은 사람이 바로 김유신이다. 김유신은 압량의 군주로 취임하고, 백제군을 막는 데 성공했다. 경산에서 조금 더 가면 경주, 즉 서라벌이니, 이 때 신라의 운명이 얼마나 지척에 이르렀는지 알 만하다. 나중에 김유신은 당군과 연합해 백제를 공격했고, 5만 명을 이끌고 서진하여 황산벌에서 계백의 결사대를 깨 부수었으며, 마침내 당군에게 군량을 보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점이 글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第二次黃山之原戰제 2차 황산벌 전투 孃破與蜀虎遊於慶州.양파가 초코와 경주에 놀러 갔다. ● ..
2024.08.13 -
이자 - 내편 - 1 - 조화와 심지
** 自序 가끔 인터넷에서, 이황이 모자란 부인에게 잘했다는 내용의 글을 읽을 때가 있다. 최근에는 《순자》를 읽으면서, 세상에서 예법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들이 머리에 많이 새겨졌지만, 그런 글을 읽을 때마다, 역시 예법은 형식이고, 더 중요한 점은 상황에 따라 형식을 유연하게 바꾸더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임을 깨닫는다.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점은 도가의 주요한 주장이지만, 《논어》에 예지용화위귀(禮之用和爲貴)라는 말로 나오듯, 유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된다. 법가가 예법에만 초점을 맞추고, 유연한 태도, 즉 조화를 버렸기 때문에 천하를 잃었듯이, 우리는 언제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듯하다. 그러나 조화롭게 살고자 하더라도, 자..
2024.08.12 -
이자 - 잡편 - 3 - 나는 초코가 좋다
** 自序 일반적으로 한문을 배운다고 하면, 한문을 국문으로 이해하고, 번역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을 이른다. 그러나 나는 어느 정도 한문을 배웠다면, 한글 역시 한문으로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현을 서로 교차해 보고, 이 표현이 어떻게 번역될지 생각도 해 보는 셈이다. 그런 취지에서, 여자친구에게 짧은 글을 짓고, 이를 한문으로 번역시켰으며, 이를 함께 교정해 보았다. 초코는 우리집 개다. 품종은 치와와다. 초코는 2014년에 태어났다. 나이는 11살이다. 초코의 눈은 크고 동그랗다. 털은 황적색이라, 매우 아름답다.蜀虎, 我家族之犬也. 其類奇瓦瓦也. 蜀虎生於西曆二千十四年而爲十一歲於今年也. 其目之形, 大然丸然, 其毛之色, 黃然赤然, 而深美乎! 초코가 벌써 노견이 되었지만, 나는 초코가 ..
2024.08.11 -
이자 - 외편 - 4 - 나는 나를 잊었다(吾喪我)
** 自序 《莊子》 「齊物論」 첫 부분에 '吾喪我'라는 말이 나온다. 직역하면, '나는 나 자신을 잊었다'는 말이다. 장자는 「齊物論」에서, 편견인 성심(成心)을 버리고, 도(道)가 내린 만물의 본질을 밝히고, 또 이를 좇아야 한다고 역설하는데, 이 '吾喪我'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문득 그 말이 생각나서, 양파와 멍멍이를 소재로 글을 하나 지어 보았다. 孃破憑机而忘然觀場, 而强亞地視之爲怪問曰,양파가 의자에 기대서 멍하니 마당을 보고 있었는데, 강아지가 이 꼴을 보고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물었다. ● [亡亡] 憑, 依也. 机者, 依身之物也. 是說本見莊子齊物論也.멍멍이 주 : 憑은 의지하다는 말이다. 机는 몸을 의지하는 물건이다. 이 이야기는 원래 《莊子》 「齊物論」에 나온다. ● ..
2024.08.07 -
이자 - 외편 - 3 - 선묘와 나무꾼(仙貓與木手)
** 자서 自序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동화가 있다. 양파를 주인공으로 하여서 이 동화 내용을 각색해 보았다. 양파는 본래 왜관의 도둑고양이 출신으로, 처음에는 한 끗발 날렸다. 지금은 늙어서 얌전해졌지만 말이다. 예전에, 그랬던 양파의 모습을 생각하며서 글을 썼었는데, 이 번에 한문으로 옮겼다. 是事發於虎行勒貝格積分也. 於外金剛之北腰, 有貓也, 其名乭乭也. 乭乭之軀雖悉黑而獨在乎森中, 而手樹而賣之以享其命也. 其身之表墨然而其身之裏皓然, 然而未嘗見是雌, 而察貊心之威然北雌貓以自爲也. 日, 乭乭手樹以爪, 忽姦乭喘喘而叫于乭乭曰,호랑이가 르벡 적분하던 시절의 일이다. 외금강 북쪽 기슭에 돌돌이라는 고양이가 살았다. 돌돌이는 온몸이 새까만 고양이였으니, 산 속에 홀로 살면서 나무를 해다 팔며 연명하였다. 돌돌이..
2024.06.19 -
이자 - 외편 - 2 - 나생문(羅生門)
** 自序 일본에 나생문(羅生門)이라는 영화가 있다.일본어로는 '라쇼몽'이라고 읽는다. 어떤 사건은, 그 사건을 목격하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게 인식되므로, 그 사실에 대한 진실을 확정할 수가 없다는 내용이다. 예전에 양파를 소재로, 이 주제에 대해 썼던 글이 있다. 이 번에는 그 글을 한문으로 거꾸로 번역해 보았다. 이 글에 나오는 '강아지'는, 내가 지금 기르고 있는 새까만 고양이가 아니다. 예전에 양파와 함께 본가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그 때 기르던 강아지를 나는 '강아지'라고 불렀다. 집에서는 '뽀미'라고 불렀던 것 같다. 이 강아지는 이미 죽었다. 李子及鄭子及小鄭子相與遊與孃破. 皆喜然樂乎, 忽然破琉音鄕于室外, 而李子深驚而叱曰,이자와 정자, 소정자가 함께 모여 양파와 놀고 있었다. 모두가 ..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