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이야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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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 양자법언 - 1 - 사시복록설(四時福祿說)
** 自序 여자친구와 까페에 왔는데, 에어컨 앞 자리가 춥다고 해서 양파의 이름을 빌려서 글을 하나 써 보았다. 孃子曰 양자가 말했다. 本冬至寒, 夏極暑也. 본래 겨울은 아주 춥고, 여름은 아주 덥다. 而大寒則難, 孔暑而苦, 則寒而願煖, 暑則求冷. 그런데 너무 추우면 괴롭고, 너무 더워도 힘드니, 추우면 따뜻하기를 바라게 되고, 더우면 시원하기를 바라게 된다. 如夏焉寒, 冬焉暑也, 故綦福矣. 만약 여름인데 춥고, 겨울인데 덥다면, 이러한 까닭에 지극한 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夫, 犬貓當事其人而得享此, 祿莫大乎是也. 모름지기 개와 고양이들은, 마땅히 탁월한 주인을 섬겨야지만 이러한 복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복록으로 이 보다 큰 것은 없도다.
2024.06.06 -
이자 - 잡편 - 2 - 감청풍어청송(感淸風於靑松)
** 自序 여자친구와 청송에 놀러 가서 약수터 근방에 앉아 있었는데, 이왕 한문을 배우는 김에, 조금씩 한문으로 글을 써 보면 어떻겠냐고 내가 제안하여, 여자친구는 청송이 맑고 깨끗하다는 점을 가지고 짧게 글을 쓰고, 내가 임의 대로 고쳐 보았다. 여자친구 본래 시문을 의도한 듯한데, 시문은 오히려 어려우므로, 나는 글자 수 같은 데에 얽매이지 않고 고쳤다. 원문 물소리가 쏴아쏴아 끊이지 않고 계속 들리는구나 도심지에선 들을 수 없는 소리이다 그 어떤 매연냄새도 음식냄새도 없어서 공기가 참으로 깨끗하고 맑다 푸른 나무와 풀의 피톤치드 냄새만 향긋하게 힘껏 나는구나 적당히 습하고 비 오기 직전처럼 햇빛 하나 없이 흐려서 정취가 더욱 분위기있구나 초안 流水樂然 我續聽 不聽都市 此水聲 不燃不臭 空氣淸 ..
2024.05.28 -
이자 - 잡편 - 1 - 여문공서(與文公書)
** 自序 여자친구가 한문을 배우는데, 함께 배우는 분들 중에, 공부에 많이 도움을 주시는 분이 계셔, 감사한 마음에 내가 번역한 《논어》 「학이」를 드렸다. 이를 드리면서, 내가 《논어》를 《논어집주》에 의존하지 않고, 어떤 취지에서 번역하였는지에 대해 글을 써 보았다. 小生本志于數理天文, 而不能盡之, 乃變攻而脩哲也. 初, 僕以莊子爲異書, 不信其義而不肯樂道, 而讀之三四以終見而心之. 然, 僕不能足於諸家之譯, 而欲自解莊子之眞義而明於擧世也.저는 본래 수학과 천문학에 뜻을 두었지만, 이를 끝마치지 못하였고, 전공을 바꾸어 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처음에 저는 《장자》를 이상한 글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의미를 믿지 않았고, 도를 즐기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장자》를 세네 번 읽고 나서, 그 의미를 ..
2024.05.28 -
이자 - 외편 - 1 - 초멍상쟁(蜀亡相爭)
** 自序 여자친구가 한문을 배우는데, 그 친우들과 모여 글을 발표하면서 놀기로 했다고 하였다. 본래 시문을 발표한다고 했으나, 나는 시문에 대해 몰라, 대신 공부할 겸, 발표하라고 산문을 한 편 써 주었다. 소재는 내가 기르는 고양이인 '멍멍이'와, 여자친구가 기르는 개인 '초코'다. 이 글에 나와 있는 멍멍이와 초코의 성격은 실제 성격과 같지 않다. 그런데 여자친구는 본래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지라, 이 글을 발표하지 않고 말았다. 昔者有犬, 其名蜀虎, 長略三寸, 廣不過尺, 然, 叫大於人, 猛狂於狼, 擧皆慄懼. 生乎金浦, 而, 好事多魔, 遷乎全州, 入柳氏室. 柳氏愛之, 深於財寶, 乃, 蜀虎尤驕, 眼下無物.옛날에 개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초코였다. 신장은 세 마디가 되지 않고, [몸의] ..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