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대아 - 문왕지십 - 9 - 하무

2025. 4. 16. 17:04시 이야기/대아 문왕지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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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문 중 (음영)은 내용에 대해 제가 달아 놓은 주석입니다. 음영 처리가 안 돼 있는 [괄호]는 본문에 생략되어 있을 만한 말을 자연스럽게 읽게 하기 위해 제가 임의로 집어 넣은 말입니다. (음영)은 내용이 이해가 안 될 때, 또는 내용을 파고 들고 싶을 때 읽으면 좋고, 음영 없는 [괄호]는 본문과 이어 읽으면 좋습니다. 간혹 대화체에 있는 <괄호>는 한 사람의 말이 길게 이어질 때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 누구의 말인지 표시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주석)이나 [보충하는 말] 없이 하려 했지만, 고대 한문이 현대 한국어 어법과 상이하고, 논증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불가피하게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시》 번역에는 특별히 고정적으로 참고한 번역서가 없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때는 기타 블로그들을 참고하였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이 글을 작성할 때는 毛詩正義와 詩經集傳을 주로 참고하였습니다毛詩正義에는 毛亨鄭玄孔穎達의 주석이 수록되어 있고陸德明의 주석 역시 부분적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毛亨의 주석을 이라고 하고鄭玄의 주석을 孔穎達의 주석을 라고 합니다陸德明의 경우音義라고 합니다다만 상기하였듯毛詩正義에는 陸德明의 音義가 부분적으로만 인용되어 있습니다그래서 저는 經典釋文을 직접 참고하여陸德明의 音義를 모두 인용해 두었습니다詩經集傳에는 朱熹의 주석이 수록되어 있는데朱熹의 주석 역시 이라고 합니다毛亨과 鄭玄朱熹의 주석은 모두 번역하였고孔穎達의 주석은 번역하지 않았습니다다만본문을 한 쪽만 따라 번역하지는 않았습니다더 나은 설을 택하였고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엔 제 의견에 따라 번역하였습니다본문은 몰라도주석에 대한 번역문에는 아마 오역이 다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 점을 감안해서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 추후에 呂祖謙의 《呂氏家塾讀詩記》, 王引之의 《經義述聞》, 俞樾의 《群經平議》, 그리고 阮元의 《十三經注疏校勘記》, 그리고 孔穎達의 疏도 번역하여 반영하고 싶은데,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 첫 부분에는 시 전체의 본문과 번역문을 기재하였습니다. 그 뒷부분에는 본문과 번역문, 그리고 주석을 기재해 두었습니다.


* ◈는 주석 안에서 내용이 나뉘는 지점을 표시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글자나 단어, 구를 설명하다가, B라는 글자, 단어, 구로 바뀌는 지점에 ◈를 넣었습니다. 구, 절 단위로 주석을 재편하면서, 주석 하나에 설명해야 할 점들이 아주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를 넣어서 구별하였으니, 이 점을 참고해서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은 한 글자에 대한 풀이인데, 학자들의 설을 각각 구분할 때 사용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韓을 풀이하는데, 毛亨의 설을 소개하고, 또 鄭玄의 설을 소개한다면, 그 사이에 ▼을 삽입해 두었습니다. 주석 중, 구나 절 전체를 총괄하는 주석들은 대체로 전부 주석 가장 마지막 부분에 일괄 넣어 두었습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시》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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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5년 4월 16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詩》 「大雅 文王之什」의 「下武」

 

 

 

 

下武

下가 武하니

문왕이 계승하니

 

下武維周、世有哲王。

下가 維周를 武하니, 世하여서 哲한 王이 有하였다.

문왕이 주나라를 계승하니, [문왕의] 대를 이어 현명한 왕이 나타났도다.

 

三后在天、王配于京。

三后가 [이미 죽어] 天에 在하니, 王은 京에서 [삼후의 도리를] 配하도다.

삼후가 [이미 죽어] 하늘에 있으니, 왕은 호경에서 [삼후의 도리를] 좇는도다.

 

王配于京、世德作求。

王은 京에서 [삼후의 도리를] 配하면서, 世하게 德을 求하였도다.

왕은 호경에서 [삼후의 도리를] 좇으면서, 대를 이어 덕을 구하였도다.

 

永言配命、成王之孚。

[왕은 삼후의] 命을 永하게 配하였으니, [마침내] 王의 孚를 成하였도다.

[왕은 삼후의] 교령을 늘 좇았으니, [마침내] 왕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의를 이루었도다.

 

成王之孚、下土之式。

[왕이] 王의 孚를 成하니, 下土의 式이요,

[왕이] 왕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의를 갖추니, 천하 사람들의 모범이 되었고,

 

永言孝思、孝思維則。

永하게 孝思하였으니, 孝思 維 [사람들에게] 則이었다.

언제나 사려 깊었으니, 그 태도 역시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다.

 

媚茲一人、應侯順德。

媚茲한 一人이여, 應 侯 德을 順하는구나.

아름다운 왕이여, 도리에 맞게 덕의 길만을 좇는구나.

 

永言孝思、昭哉嗣服。

永하게 孝思하였으니, [옛 왕들의] 服을 昭하게 嗣하는구나.

언제나 사려 깊었으니, [옛 왕들의] 유업을 명철하게 이어 가는구나.

 

昭玆來許、繩其祖武。

昭玆하게 來하면서 其祖의 武를 繩하였으니,

총명하게 노력하면서 선조들의 자취를 이었으니,

 

於萬斯年、受天之祜。

於, 萬을 年하도록, 天의 祜를 受하였도다.

아아, 영원토록 하늘이 내린 복록을 받았도다.

 

受天之祜、四方來賀。於萬斯年、不遐有佐。

天의 祜를 受하니, 四方이 來하여서 賀하였도다. 於, [제후들은] 萬을 年하도록, 遐하지 않고 [왕을] 佐하였도다.

하늘이 내린 복을 받으니, 사방의 제후들이 와서 하례하였도다. 아아, [제후들은] 영원토록 멀다 않고 [왕을] 보좌하였도다.

 

 

 

 


 

 

 

 

《詩》 「大雅 文王之什」의 「下武」

 

 

 

 

下武

下가 武하니

문왕이 계승하니

◈◈ 毛亨은 下武/繼文也//武王有聖德/復受天命/能昭先人之功焉, ‘「下武」는 文王을 계승하였다는 뜻이다. 武王은 聖德을 갖추어, 다시 天命을 받았으니, 조상의 공덕을 빛낼 수 있었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陸德明은 復/扶又反, ‘復는 扶와 又의 반절로 읽는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繼文者/繼文王之王業而成之//昭/明也, ‘繼文이라는 말은 文王의 공업을 계승해서 이룬다는 뜻이다. 昭는 밝힌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陸德明은 王業/于況反, ‘王業의 王은 于와 況의 반절로 읽는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이 선대 王들의 정책과 유업을 잘 계승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武王을 선전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

 

 

 

 

下武維周、世有哲王。

下가 維周를 武하니, 世하여서 哲한 王이 有하였다.

문왕이 주나라를 계승하니, [문왕의] 대를 이어 현명한 왕이 나타났도다.

◈ 下는 아마 文의 오기가 아닐까 한다. ‘文王’을 이른다. 글자 모양이 비슷해서 잘못되었을 것이다. 이 설은 朱熹가 소개해 두었다. 鄭玄은 後로 풀이했는데, 後는 아마 ‘뒤잇다’라는 말일 것이다. 나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 鄭玄은 下/猶後也, ‘下는 後와 같다’라고 하였다. 後는 아마 ‘뒤잇다’는 말일 것이다. ▼ 朱熹는 下義未詳//或曰/字當作文//言文王武王實造周也, ‘下는 잘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下가 文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下으로 본다면, 文王과 武王이 周나라를 신실하게 세웠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武는 아마 용언으로, ‘계승하다’, ‘잇다’는 말 같다. 維周를 받는다. 毛亨의 설이다. 《爾雅》 「釋詁」에 紹/胤/嗣/續/纂/緌/績/武/係/繼也, ‘紹, 胤, 嗣, 續, 纂, 緌, 績, 武, 係는 잇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武를 ‘武王’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러면 뒤의 내용과 정합되지 못한다. 이 시는 武王을 찬미하는 글인데, 이 武를 武王이라고 보면 下武維周/世有哲王은 ‘文王과 武王이 周나라를 안정시켰으니, 대대로 현명한 왕들이 나타났다’처럼 해석될 것이므로, 武王 이후의 王들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武가 ‘武王’이면, 維를 용언으로 볼 수밖에 없어므로, 나는 ‘안정시키다’처럼 번역해 보았다. ▼ 毛亨은 武/繼也, ‘武는 잇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維는 아마 의미 없는 조사이거나, 有와 같은 말이 아닐까 하다. 有는 有虞처럼, 한 글자로 된 나라 이름 앞에 붙는 조사로 사용된다. 이 글을 사례로 들지는 않았으나, 王引之가 《經傳釋詞》 「惟唯維雖」에서 惟를 有로 풀이한 말이 있다. 惟는 維와 통용된다.

◈ 周는 체언으로, ‘周나라’다.

◈ 世는 아마 부사어로, ‘다음 代에’, 혹은 世以처럼 文王의 ‘代를 이어’라는 뜻일 것이다. 世는 代와 같다. 世는 일반적으로 ‘대대로’처럼 번역되는데, 이 世를 ‘대대로’라고 한다면 文王 이후에 ‘대대로’ 현명한 王들이 나타났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이 시의 주제는 武王이므로, 이래서는 주제에 정합되지 못한다.

◈ 有는 용언으로, ‘있다’, ‘있었다’는 말이다. 여기서는 ‘나타나다’처럼 의역하였다.

◈ 哲王은 ‘현명한 王’, ‘지혜로운 王’이다. 哲은 관형어로, ‘지혜로운’, ‘현명한’이라는 뜻이다. 《說文解字》 「口部」에 哲/知也, ‘哲은 지혜롭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고, 《爾雅》 「釋言」에도 哲/智也, ‘哲은 지혜롭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方言》에도 黨/曉/哲/知也//楚謂之黨/或曰曉//齊宋之間謂之哲, ‘黨, 曉, 哲은 지혜롭다는 뜻이다. 楚나라에서는 黨이라고 하고, 曉라고 하기도 한다. 齊나라와 宋나라에서는 哲이라고 한다’라는 말이 있다. 鄭玄은 ‘지혜롭다’라고 풀이했다. 朱熹는 大, ‘위대하다’라고 보았다. ▼ 鄭玄은 哲/知也, ‘哲은 지혜롭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陸德明은 哲/張列反/本又作悊/又作喆/皆同, ‘哲은 張과 列의 반절로 읽는다. 판본에 따라 悊이라고 되어 있기도 하고, 喆이라고 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의미는 모두 같다’라고 하였다. 悊과 喆은 모두 哲과 같다. ▼ 朱熹는 哲王/通言大王/王季也, ‘哲王은 大王이라는 말과 통용된다. 王季를 이른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後人能繼先祖者/維有周家最大/世世益有明知之王/謂太王王季文王/稍就盛也, ‘후손들로서 선조의 공업을 이은 경우로는 오직 周나라가 가장 잘하였으니, 대대로 명철한 王들이 더욱 많이 출현하였다. 이는 太王, 王季, 文王을 이르니, 점차 번창해 나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陸德明은 知音智/下同, ‘知는 智라고 읽는다. 아래의 글에서도 그렇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있다.

 

 

 

 

三后在天、王配于京。

三后가 [이미 죽어] 天에 在하니, 王은 京에서 [삼후의 도리를] 配하도다.

삼후가 [이미 죽어] 하늘에 있으니, 왕은 호경에서 [삼후의 도리를] 좇는도다.

◈ 三后는 ‘세 군왕’을 이른다. 나는 ‘삼후’라고 음역하였다. 毛亨과 朱熹는 모두 大王, 王季, 文王으로 보았다. 后는 ‘군주’를 뜻한다. 《爾雅》 「釋詁」에 林/烝/天/帝/皇/王/后/辟/公/侯/君也, ‘林, 烝, 天, 帝, 皇, 王, 后, 辟, 公, 侯는 군주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 毛亨은 三后/太王王季文王也, ‘三后는 太王, 王季, 文王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三后/大王王季文王也, ‘三后는 大王, 王季, 文王이다’라고 하였다.

◈ 在는 용언으로, ‘있다’는 말이다. 天을 받는다.

◈ 天은 체언으로, ‘하늘’, ‘하늘 나라’를 이른다. 在天이란, 이미 죽어서 하늘 위에 있다는 뜻이다. ▼ 주석을 참고할 때, 鄭玄은 在天을 登假라고 풀이하였다. 登假란, ‘하늘에 오르다’는 말이다. 군왕이 죽었을 때 登假라고 표현한다. ▼ 朱熹는 在天/旣沒而其精神上與天合也, ‘在天이란, 이미 죽어서 정신이 올라 가 하늘과 합쳐졌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王은 ‘武王’을 이른다. ▼ 毛亨은 王/武王也, ‘王은 武王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 역시 王/武王也, ‘王은 武王이다’라고 하였다.

◈ 配는 용언으로, ‘화합하다’, ‘화순하다’, ‘어우러지다’, 뜻을 ‘좇다’는 말이다. 三后는 이미 죽었지만, 武王은 三后의 방침을 이어 받아 周나라를 잘 다스리고 있다는 뜻이다. ▼ 朱熹는 配/對也/謂繼其位以對三后也, ‘配는 對라는 뜻이다. 왕위를 계승하여서 三后를 對하였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對는 아마 ‘대하다’는 의미 같다. 나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 于는 아마 ‘~에서’라는 말일 것이다. 京을 받는다.

◈ 京은 ‘鎬京’을 이르는 말 같다. 武王 發이 처음 도읍하였던 곳이다. ▼ 주석을 참고할 때, 鄭玄은 京을 鎬京으로 풀이하였다. ▼ 朱熹는 京/鎬京也, ‘京은 鎬京이다’라고 하여다.

◈◈ 鄭玄은 此三后旣沒登假/精氣在天矣//武王又能配行其道于京/謂鎬京也, ‘이 세 군왕들은 죽은 뒤에 하늘에 올랐으니, 그 정기는 하늘에 있었다. 武王도 三后의 도리를 京에서 따라 행하였으니, 이 곳을 鎬京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陸德明은 假音遐/已也//本或作遐, ‘假는 遐로 읽는다. 그치다는 뜻이다. 판본에 따라 遐라고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라고 하였다. 假는 遐로, ‘먼 곳’을 이른다. 그러나 ‘그치다’는 의미는 아니다.

◈◈ 朱熹는 下武維周/世有哲王/三后在天/王配于京을 한 章으로 보고, 賦也, ‘賦다’라고 하였다. 賦는 사실을 나열한 시문이다. 또 朱熹는 此章美武王能纘大王王季文王之緒/而有天下也, ‘이 章에서는 武王이 大王, 王季, 文王의 뜻을 이어서, 天下를 가질 만하였다는 점을 찬미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이 선대의 유업을 잘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선전하고 있다.

 

 

 

 

王配于京、世德作求。

王은 京에서 [삼후의 도리를] 配하면서, 世하게 德을 求하였도다.

왕은 호경에서 [삼후의 도리를] 좇으면서, 대를 이어 덕을 구하였도다.

◈ 王配于京은 ‘武王이 鎬京에서 三后의 뜻을 좇았다’라는 말이다. 앞에서 이미 설명하였다.

◈ 世는 世有哲王의 世처럼, 以世로 보고, ‘代를 이어’라고 풀이해야 하겠다. 世는 代와 같다.

◈ 德은 체언으로, ‘德’, ‘德望’이다. 求의 목적어다.

◈ 作은 아마 도치를 표현하는 말 같다. 德作求는 곧 求德이 된다. 鄭玄은 爲라고 하였는데, 아마 이 爲는 ‘위하다’는 말 같다. 나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 鄭玄은 作/爲, ‘作은 위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求는 용언으로, ‘추구하다’는 말이다. ▼ 鄭玄은 求/終也, ‘求는 마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아마 ‘이루어서 마치다’는 의미인 듯하다.

◈◈ 鄭玄은 武王配行三后之道於鎬京者/以其世世積德/庶爲終成其大功, ‘武王이 鎬京에서 三后의 도리를 좇아 행하여, 대대로 德望을 쌓았으니, 아마도 三后의 위대한 공업을 완성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이 德을 수양하는 데 게으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永言配命、成王之孚。

[왕은 삼후의] 命을 永하게 配하였으니, [마침내] 王의 孚를 成하였도다.

[왕은 삼후의] 교령을 늘 좇았으니, [마침내] 왕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의를 이루었도다.

◈ 永言配命이라는 말은 「文王」에도 그대로 나왔었다.

◈ 永은 부사어로, ‘언제나’, ‘늘’이라는 말 같다. 본래 ‘오랫동안’, ‘영원히’ 따위의 말이다. ▼ 鄭玄은 永/長, ‘永은 오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言은 아마 의미 없는 조사일 것이다. 永言配命은 ‘永하게 命에 配한다’처럼 해석되므로, 言은 풀이되지 않는다. 王引之는 《經傳釋詞》 「言」에서 이 言이 의미 없는 조사로 사용되는 云과 같다고 보았다. 鄭玄은 我, 즉 ‘나’로 보았는데,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 鄭玄은 言/我也, ‘言은 나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爾雅》 「釋詁」에 卬/吾/台/予/朕/身/甫/余/言/我也, ‘卬, 吾, 台, 予, 朕, 身, 甫, 余, 言은 我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 配는 용언으로, ‘화합하다’, ‘화순하다’, ‘좇다’는 말이다.

◈ 命은 체언으로, 三后의 ‘敎令’이라고 할 수도 있고, ‘天命’이라고 할 수도 있다. 命令이라는 말처럼, 命은 令과 같다. 武王이 三后의 도리를 잇고 있다는 맥락을 감안할 때, ‘敎令’이라고 보는 편이 좋겠다. 鄭玄의 설이 옳다. ▼ 鄭玄은 命/猶敎令也, ‘命은 敎令과 같다’라고 하였다.

◈ 成은 용언으로, ‘이루다’, ‘갖추다’는 말이다. 王之孚를 받는다.

◈ 王之孚는 아마 ‘王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의’를 이르는 말 같다. 王은 天子를 이른다. 天子는 신의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제후들과 백성들에게 공경 받을 수 있고, 체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之는 관형격 조사다. ‘~의’처럼 해석된다. 孚는 체언으로, ‘신의’, ‘신뢰’다. 《爾雅》 「釋詁」에 允/孚/亶/展/諶/誠/亮/詢/信也, ‘允, 孚, 亶, 展, 諶, 誠, 亮, 詢은 믿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 鄭玄은 孚/信也, ‘孚는 신의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陸德明은 成王/如字/又于況反, ‘成王의 王은 글자 그대로 읽는다. 于와 況의 반절로 읽기도 한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此爲武王言也//今長我之配行三后之敎令者/欲成我周家王道之信也//王德之道成於信//論語曰/民無信不立, ‘이는 武王의 말을 표현한 글이다. 내가 三后의 敎令에 따라 나의 행실을 다듬은 까닭은, 우리 周나라 왕실의 신의를 이루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王의 德은 신의를 통해 완성된다. 《論語》에 “백성들이 믿지 않는다면, 제대로 설 수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라고 하였다. 인용문은 「顏淵」에 나온다. 이 글 중 此爲武王言也의 爲에 대해 陸德明은 如字, ‘글자 그대로 읽는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王配于京/世德作求/永言配命/成王之孚까지를 한 章으로 보고, 賦也, ‘賦다’라고 하였다. 賦는 사실을 나열한 시문이다. 朱熹는 또, 言武王能繼先王之德/而長言合於天理/故能成王者之信於天下也//若暫合而遽離/暫得而遽失/則不足以成其信矣, ‘武王이 先王의 德을 이어, 말이 天理에 합치되도록 수양하고, 王이 天下에 갖추어야 할 신의를 이룰 수 있었다는 뜻이다. 만약 조금만 天理 영합하고, 곧 그러지 못하였거나, 잠시 이치를 깨닫고, 곧 잃어 버렸다면, 신의를 갖출 수가 없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이 三后의 도리를 배신하지 않고, 잘 이어 나가서, 마침내 백성과 제후 모두에게서 신의을 얻었다는 뜻이다.

 

 

 

 

成王之孚、下土之式。

[왕이] 王의 孚를 成하니, 下土의 式이요,

[왕이] 왕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의를 갖추니, 천하 사람들의 모범이 되었고,

◈ 成王之孚는 ‘王으로서 갖추어야 할 신의를 갖추다’는 말이다. 앞에서 이미 설명하였다.

◈ 下土는 아마 ‘天下’, ‘온천하 사람들’을 이르는 말 같다. 《荀子》 「大略」에 配天而有下土者/先事慮事/先患慮患, ‘하늘을 따르고 下土를 가진 자는 일에 앞서 일을 심려하고, 문제에 앞서 문제를 심려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下土란 ‘天下’를 이른다. 《莊子》 「天運」에도 監照下土, ‘下土를 비춘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下土 역시 ‘天下’를 이른다.

◈ 之는 아마 관형격 조사일 것이다. ‘~의’처럼 해석된다.

◈ 式은 체언으로, ‘모범’이다. 式은 法과 같다. 서술어이므로 ‘모범이 되다’처럼 번역해야 하겠다. ▼ 毛亨은 式/法也, ‘式은 본받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주석을 참고할 때, 鄭玄은 爲法, ‘법도로 생각하다’처럼 풀이하였다. 이 역시 ‘본받다’는 말이다. ▼ 朱熹는 式則/皆法也, ‘式과 則은 모두 본받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王道尙信/則天下以爲法/勤行之, ‘王의 도리로서 신의를 숭상하였으니, 天下 사람들이 이를 본받고, 부지런히 실천하였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에게 신의가 있어서 天下 사람들이 武王을 따랐다는 말이다.

 

 

 

 

永言孝思、孝思維則。

永하게 孝思하였으니, 孝思 維 [사람들에게] 則이었다.

언제나 사려 깊었으니, 그 태도 역시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다.

◈ 永은 부사어로, ‘늘’, ‘언제나’ 같은 표현이다.

◈ 言은 아마 의미 없는 조사일 것이다. 永言配命의 言과 같다.

◈ 孝思는 아마 ‘사려 깊다’는 말이 아닐까 한다. 孝는 ‘부모를 잘 모시는 일’을 이르고, 思는 ‘사려 깊다’는 말인데, 생각이 깊어야 효도도 잘 할 법하다. 永言孝思의 孝思는 용언이고, 孝思維則의 孝思는 체언으로 보아야 한다. 鄭玄과 朱熹는 孝를 ‘효성’ 그대로 풀이했는데, 나는 ‘효성’이라는 말이 본문의 맥락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따르지 않았다.

◈ 維는 혹시 亦과 같은 말이 아닐까 한다. ‘역시’, ‘또한’이라는 뜻이다.

◈ 則은 아마 체언으로, ‘모범’, ‘본보기’일 것이다. ‘칙’이라고 읽는다. 이 則은 서술어이므로, ‘모범이 되다’처럼 번역해야 한다. ▼ 朱熹는 下土之式의 式에 대해, 式則/皆法也, ‘式과 則은 모두 본받다는 뜻이다’라고 하였었다.

◈◈ 毛亨은 則其先人也, ‘武王이 옛 사람들을 본받았다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長我孝心之所思//所思者/其維則三后之所行//子孫以順祖考爲孝, ‘자신의 효심이 思한 바를 길렀다는 뜻이다. 思한 바란, 아마도 三后의 행동을 본받았다는 말일 것이다. 자손이 선조의 생각을 따르는 것을 孝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成王之孚/下土之式/永言孝思/孝思維則을 한 章으로 보고, 賦也, ‘賦다’라고 하였다. 賦는 사실을 나열한 시문이다. 朱熹는 또, 言武王所以能成王者之信/而爲四方之法者/以其長言孝思而不忘/是以其孝可爲法耳//若有時而忘之/則其孝者僞耳/何足法哉, ‘이러한 뜻이다. 武王은 王이 갖추어야 할 신의를 이루어 세상 사람들의 모범이 뒬 수 있었던 까닭은 오랫동안 孝思를 말하고,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그 효성이 모범이 될 만하였던 것이다. 만약 일시적으로만 실천하고, 잊어 버렸다면, 그 효성은 거짓이었을 테니, 어떻게 모범이 될 만했겠느냐’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이 사려 깊게 행동하였으니, 사람들이 武王을 의지했다는 말이다.

 

 

 

 

媚茲一人、應侯順德。

媚茲한 一人이여, 應 侯 德을 順하는구나.

아름다운 왕이여, 도리에 맞게 덕의 길만을 좇는구나.

◈ 媚는 아마 관형어로, ‘아름다운’, ‘사랑스러운’이라는 말일 것이다. 茲一人을 한정한다. 媚는 愛와 같다. 媚를 용언으로 보고, ‘아끼다’, ‘사랑하다’처럼 풀이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媚의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 一人이야 武王을 이를 텐데, 누가 武王을 사랑한다는 말인가. ▼ 鄭玄은 媚/愛, ‘媚는 사랑스럽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 역시 媚/愛也, ‘媚는 사랑스럽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茲는 然처럼 형용하는 말로 바꾸어 주는 표현이 아닐까 하다. 뒤에 나오는 昭玆來許에서 朱熹는 玆를 哉와 통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그 앞에 나오는 昭哉嗣服에서, 哉는 哉 그대로 ‘~하도다’처럼 보기 보다, 然처럼 형용하는 말루 바꾸어 주는 표현이라고 하는 편이 의미상 더 낫다. 나는 이 茲 역시 然으로 보았다. 鄭玄은 此로 풀이했는데, 나는 따르지 않았다. ▼ 鄭玄은 茲/此也, ‘茲는 此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爾雅》 「釋詁」에 茲/斯/咨/呰/已/此也, ‘茲, 斯, 咨, 呰, 已는 此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 一人은 아마 武王을 이를 것이다. 나는 ‘왕’이라고 번역하였다. 毛亨은 天子라고 하였으나, 이 때는 武王이 殷나라에 반역을 일으키기 전일 것이므로, 天子라고 할 수는 없겠다. ▼ 毛亨은 一人/天子也, ‘一人은 天子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一人/謂武王, ‘一人은 武王을 이른다’라고 하였다.

◈ 應은 아마 부사어로, ‘응당’과 같은 말일 것이다. ‘합당하게’, ‘도리에 맞게’라는 뜻이다. ▼ 毛亨은 應/當, ‘應은 當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應/如丕應徯志之應, ‘應은 丕應徯志의 應과 같다’라고 하였다. 丕應徯志는 《書》 「虞書 益稷」에 나오는 말인데, ‘크게 應하여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陸德明은 應對之應, ‘應對라고 할 때의 應이다’라고 하였다. 곧, ‘응하다’, ‘호응하다’는 뜻이다. 나는 따르지 않았다.

◈ 侯는 아마 부사어로, ‘오직’, ‘~만’이라는 말일 것이다. 侯는 維와 같다. 《爾雅》 「釋詁」에 伊/維/侯也, ‘伊, 維는 侯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維가 侯이므로, 侯 역시 維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毛亨, 朱熹 역시 모두 侯를 維로 풀이하였다. ▼ 毛亨은 侯/維也, ‘侯는 오직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 역시 侯/維, ‘侯는 오직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順은 용언으로, ‘좇다’, ‘따르다’는 말이다. 德을 받는다.

◈ 德은 체언으로, ‘德’이다. 나는 ‘德의 길’처럼 의역하였다.

◈◈ 鄭玄은 可愛乎武王/能當此順德//謂能成其祖考之功也//易曰/君子以順德/積小以高大, ‘사랑받을 만한 武王은, 이렇듯 마땅히 德을 따를 줄 안다는 말이니, 이는 武王이 선조들의 공업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易》에 “君子는 德을 좇으니, 작은 것들을 모아 크게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을 선전하는 말이다.

 

 

 

 

永言孝思、昭哉嗣服。

永하게 孝思하였으니, [옛 왕들의] 服을 昭하게 嗣하는구나.

언제나 사려 깊었으니, [옛 왕들의] 유업을 명철하게 이어 가는구나.

◈ 永言孝思는 ‘언제나 사려 깊었다’는 말이다. 앞부분에서 이미 설명하였다.

◈ 昭哉는 昭然처럼 ‘명철하게’ 같은 표현이 아닐까 하다. 昭는 ‘빛나다’는 말이다. 《爾雅》 「釋詁」에 緝/熙/烈/顯/昭/皓/熲/光也, ‘緝, 熙, 烈, 顯, 昭, 皓, 熲은 빛나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鄭玄은 昭를 明이라고 하였는데, 明 역시 ‘빛나다’는 말이다. ‘빛나다’는 ‘밝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명철하다’, ‘총명하다’, ‘슬기롭다’는 뜻으로 볼 수 있겠다. 哉는 본래 ‘~하도다’ 같은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然처럼 형용하는 말로 바꾸어 주는 표현이 아닐까 하다. 내 생각에는 哉 그대로 보기 보다 然으로 해석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근거는 찾지 못했다. 바로 뒤에 나오는 昭玆 역시 昭然으로 해석하면 의미가 잘 통한다. ▼ 주석을 참고할 때, 鄭玄은 昭哉를 明哉라고 풀이하였다. 明은 아마 ‘명철하다’는 말일 것이다.

◈ 嗣는 용언으로, ‘잇다’, ‘계승하다’는 말이다. 《爾雅》 「釋詁」에 紹/胤/嗣/續/纂/緌/績/武/係/繼也, ‘紹, 胤, 嗣, 續, 纂, 緌, 績, 武, 係는 잇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 服은 체언으로, ‘일’, ‘사업’이다. 선왕들의 ‘유업’을 이른다. 《爾雅》 「釋詁」에 績/緒/采/業/服/宜/貫/公/事也, ‘績, 緒, 采, 業, 服, 宜, 貫, 公은 일이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鄭玄과 朱熹 모두 ‘사업’으로 풀이하였다. ▼ 鄭玄은 服/事也, ‘服은 사업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 역시 服/事也, ‘服은 사업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明哉/武王之嗣行祖考之事//謂伐紂定天下, ‘명철하도다. 武王이 선조들의 사업을 이어 행하는구나. 이는 紂를 정벌해서 天下를 안정시켰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媚茲一人/應侯順德/永言孝思/昭哉嗣服을 한 章으로 보고, 賦也, ‘賦다’라고 하였다. 賦는 사실을 나열한 시문을 이른다. 言天下之人/皆愛戴武王/以爲天子/而所以應之/維以順德//是武王能長言孝思/而明哉其嗣先王之事也, ‘이러한 뜻이다. 天下 사람들이 모두 武王을 사랑하여, 天子라고 생각하였는데, 이에 武王이 호응하여서 오직 덕만을 좇았다. 이렇듯 武王은 孝思에 대해 잘 이야기할 수 있었고, 명철하게 先王의 사업을 계승할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을 선전하는 말이다.

 

 

 

 

昭玆來許、繩其祖武。

昭玆하게 來하면서 其祖의 武를 繩하였으니,

총명하게 노력하면서 선조들의 자취를 이었으니,

◈ 昭玆는 아마 昭哉일 것이고, 이는 곧 昭然일 것이다. ‘명철하게’, ‘총명하게’, ‘슬기롭게’처럼 해석된다. 朱熹는 玆와 哉가 통용되었을 것이라 추측했는데, 나는 이 설을 따르고, 哉를 다시 然으로 해석했다. 鄭玄은 玆를 此로 풀이했는데, 따르지 않았다. ▼ 鄭玄은 玆/此, ‘玆는 此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昭茲/承上句而言//茲哉/聲相近/古蓋通用也, ‘昭茲는 앞 句의 말을 이어서 한 표현이다. 茲와 哉는 소리가 서로 비슷했으니, 아마 옛날에는 통용해 사용하였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 來는 용언으로, 아마 ‘노력하다’는 말 같다. 설이 나뉜다. 《爾雅》 「釋詁」에 勞/來/強/事/謂/翦/篲/勤也, ‘勞, 來, 強, 事, 謂, 翦, 篲는 勤이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勤은 ‘근면하다’, ‘노력하다’는 말이다. 鄭玄은 ‘노력하다’라고 풀이했고, 王肅은 글자 그대로 보았으며, 朱熹는 ‘미래’라고 풀이했다. 나는 鄭玄을 따랐다. ▼ 鄭玄은 來/勤也, ‘來는 노력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陸德明은 來/王如字/鄭音賚/勤也//下篇來孝同, ‘來의 경우, 王肅은 글자 그대로 보았고, 鄭玄은 賚라고 읽었다. 勤이라는 뜻이다. 뒷편의 來孝의 來도 그렇게 읽는다’라고 하였다. 賚는 ‘주다’는 말인데, 勤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 朱熹는 來/後世也, ‘來는 미래다’라고 하였다.

◈ 許는 아마 의미 없는 조사인 듯하다. 乎처럼 감탄을 표현하는 말로 볼 수도 있겠다. 乎와 許는 발음이 비슷하다. 그러나 문맥과 어울리지 않은 듯하여, 나는 따르지 않았다. 毛亨은 進이라고 풀이했는데, 이는 勤과 의미가 통한다. 毛亨처럼 해석한다면, 來許를 한 단어로 보고, ‘노력하다’, ‘정진하다’처럼 풀이할 수 있겠다. 그러나 來許라는 표현이 사용된 사례가 이 시 외에는 없어서, 나는 따르지 않았다. ▼ 毛亨은 許/進, ‘許는 정진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주석을 참고할 때, 鄭玄은 許를 進, ‘정진하다’라고 풀이하였다. ▼ 朱熹는 許/猶所也, ‘許는 所와 같다’라고 하였다. 許가 所와 같이 사용된 사례가 있고, 王引之 역시 《經傳釋詞》 「許」에서 許가 所로 사용된 사례를 언급하였다. 그러나 나는 본문의 맥락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따르지 않았다.

◈ 繩은 용언으로, 아마 ‘잇다’, ‘이어 가다’는 말 같다. 其祖武를 받는다. 繩은 본래 ‘줄’을 뜻하는데, 줄은 ‘이어져’ 있으므로 그렇게 사용하였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朱熹의 설이다. 《詩》 「國風 周南」의 「螽斯」에 宜爾子孫繩繩兮, ‘분명 너의 자손들도 繩繩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朱熹는 繩繩/不絕貌, ‘繩繩은 끊어지지 않는 모습이다’라고 하였다. 끊어지지 않으니, 곧 ‘이어진다’는 뜻이다. 본문의 繩과 맥락이 같다. ▼ 毛亨은 繩/戒, ‘繩은 경계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따르지 않았다. ▼ 주석을 참고할 때, 鄭玄은 繩을 戒愼, ‘경계하다’처럼 풀이하였다. ▼ 朱熹는 繩/繼, ‘繩는 잇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其는 武王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祖를 받는다.

◈ 祖는 체언으로, ‘조상’, ‘선조’다. 武王의 ‘선조’들을 이른다. 其祖는 관형어로, 武를 한정한다.

◈ 武는 체언으로, ‘자취’, ‘행적’을 이른다. 迹과 같다. 《爾雅》 「釋訓」에 履帝武敏/武/迹也//敏/拇也, ‘履帝武敏에서, 武는 迹이라는 뜻이고, 敏은 拇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履帝武敏은 《詩》 「大雅 生民之什」의 「生民」에 나오는 말이다. 또, 下武維周/世有哲王의 武 부분에 인용한 《爾雅》 내용에도 나와 있듯, 武는 繼와 같은데, 繼는 ‘잇다’는 말이므로, 곧 ‘이어지는 것’, ‘자취’가 된다. 의미의 대체가 통한다. ▼ 毛亨은 武/迹也, ‘武는 자취다’라고 하였다. ▼ 朱熹 역시 武/迹也, ‘武는 자취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武王能明此勤行/進於善道/戒愼其祖考所履踐之迹/美其終成之, ‘武王은 이렇듯 부지런하여, 善道로 정진하였으니, 그 선조들이 걸어 간 자취를 삼가 주의하며, 훌륭하게 이루었던 것이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이 周나라의 기조를 잘 이어 갔다는 말이다.

 

 

 

 

於萬斯年、受天之祜。

於, 萬을 年하도록, 天의 祜를 受하였도다.

아아, 영원토록 하늘이 내린 복록을 받았도다.

◈ 於는 독립어로, ‘아아’ 같은 감탄사다. ‘오’라고 읽는다.

◈ 萬는 체언으로, 아마 ‘만 년’을 이르는 말 같다. ‘오랜 세월’, ‘영원’을 이른다. 年의 목적어로 보인다.

◈ 斯는 아마 之처럼 도치를 표현하는 말 같다. 萬斯年은 곧 年萬이다. 年이 용언이고, 萬이 목적어일 것이다. 《詩》 「大雅 文王之什」의 「思齊」에 大姒嗣徽音/則百斯男, ‘大姒가 徽音을 이었으니, 百斯男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百斯男는 男百으로, ‘男이 百이다’, 즉 ‘아들이 백 명이었다’라는 뜻이다. 《詩》 「大雅 文王之什」의 「皇矣」에 帝省其山/柞棫斯拔/松柏斯兌, ‘帝가 其山을 살피고, 柞棫斯拔하고, 松柏斯兌하였다’라는 말이 있는데, 柞棫斯拔은 拔柞棫으로, ‘柞와 棫을 拔하였다’는 뜻이고, 松柏斯兌는 兌松柏로, ‘松과 柏을 兌하였다’는 뜻이다. 이 예문들에서 斯는 모두 도치를 표시하는 말이다.

◈ 年은 용언으로, 아마 시간이 ‘지나다’는 따위의 표현인 것 같다. 歷과 같다. 萬을 받는다.

◈ 受는 용언으로, ‘받다’는 말이다.

◈ 天은 체언으로, ‘하늘’이다.

◈ 之는 관형격 조사다. ‘~의’처럼 해석된다.

◈ 祜는 체언으로, ‘福祿’이다. 《爾雅》 「釋詁」에 祿/祉/履/戩/祓/禧/禠/祜/福也, ‘祿, 祉, 履, 戩, 祓, 禧, 禠, 祜는 福이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있다. ▼ 鄭玄은 祜/福也, ‘祜는 복록이다’라고 하였다. ▼ 陸德明은 祜音戶/下同, ‘祜는 戶라고 읽는다. 뒤로도 그렇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天下樂仰武王之德/欲其壽考之言也, ‘天下 사람들이 武王의 德望을 기쁘게 받들었으니, 武王이 장수하기를 바래서 한 말이다’라고 하였다.

◈◈ 朱熹는 昭玆來許/繩其祖武/於萬斯年/受天之祜를 한 章으로 보고, 賦也, ‘賦다’라고 하였다. 賦는 사실을 나열한 시문이다. 朱熹는 또, 言武王之道昭明如此/來世能繼其迹/則久荷天祿/而不替矣, ‘이런 뜻이다. 武王의 道가 이와 같이 빛났으니, 그 후손들도 이 치적을 이어 가, 하늘이 내린 복록을 오랫동안 누렸고, 쇠퇴하지 않았던 것이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을 찬미하는 말이다.

 

 

 

 

受天之祜、四方來賀。於萬斯年、不遐有佐。

天의 祜를 受하니, 四方이 來하여서 賀하였도다. 於, [제후들은] 萬을 年하도록, 遐하지 않고 [왕을] 佐하였도다.

하늘이 내린 복을 받으니, 사방의 제후들이 와서 하례하였도다. 아아, [제후들은] 영원토록 멀다 않고 [왕을] 보좌하였도다.

◈ 受天之祜는 ‘하늘이 내린 福祿을 받다’는 뜻이다. 앞에서 풀이하였다.

◈ 四方은 체언으로, 周나라 ‘주변 국가들’, ‘四方의 제후들’을 이른다. ‘四方에서’처럼 부사어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 주석을 참고하면, 毛亨은 四方을 遠夷, ‘멀리 있는 오랑캐’라고 풀이하였다.

◈ 來賀는 아마 來而賀나 來以賀, ‘來하여서 賀하였다’처럼 해석해야 할 듯하다.

◈ 來는 용언으로, ‘오다’, ‘찾아 오다’는 말이다.

◈ 賀는 용언으로, ‘하례하다’, ‘축하하다’는 말이다. 朱熹는 朝賀라고 하였다. 朝賀는 제후들이 天子를 알현하고 賀禮한 일을 이른다. 이 설도 타당해 보인다. ▼ 朱熹는 賀/朝賀也//周末秦强/天子致胙/諸侯皆賀, ‘賀는 朝賀를 이른다. 周나라 말기에는 秦나라가 강성하여, 天子가 제사 고기를 보내니, 제후들이 모두 하례하였다’라고 하였다. 胙는 ‘제사 고기’를 이른다. 天子致胙/諸侯皆賀는 아마 秦나라 孝公 때의 일을 이르는 듯하다. 《史記》 「秦本紀」에 二年/天子致胙, ‘孝公 2년에 天子가 제사 고기를 보냈다’라는 말이 있고, 「商君列傳」에는 居五年/秦人富彊/天子致胙於孝公/諸侯畢賀, ‘5년이 지나자, 秦나라가 부강해졌으니, 天子가 제사 고기를 孝公에게 보내자, 제후들이 모두 하례하였다’라는 말이 있다.

◈ 於萬斯年은 ‘아아, 영원토록’이라는 뜻이다. 앞에서 설명하였다.

◈ 不은 부정어다. 遐를 한정한다.

◈ 遐는 용언으로, ‘멀다 생각하다’, ‘멀다고 여기다’는 말일 것이다. 武王이 하늘이 내린 福祿을 받자, 주변 국가들이 와서 하례했다고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不遐有佐란, 제후들이 周나라까지 오는 길을 ‘멀다고 생각하지’ 않고 武王을 보좌하였다는 말일 것이다. 鄭玄의 설이 옳다. 朱熹는 遐를 何, 즉 의문사로 보고, 不遐有佐를 ‘어찌 돕지 않았겠느냐’처럼 풀이하였다. 그러나 ‘어찌 돕지 않았겠느냐’처럼 보려면, 어순이 遐不佐처럼 되어야지, 不遐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朱熹의 설을 따르지 않았다. ▼ 주석을 참고할 때, 鄭玄은 遐를 遠, ‘멀리 하다’, ‘멀다고 여기다’처럼 풀이하였다. ▼ 朱熹는 遐/何通, ‘遐는 何와 통용된다’라고 하였다. 何는 의문사다.

◈ 有는 아마 의미 없는 조사 같다. 而나 以 같은 표현이 아닐까 한데, 근거를 찾지는 못하였다.

◈ 佐는 용언으로, ‘보좌하다’, ‘돕다’는 말이다. 제후들이 武王을 ‘보좌했다’는 뜻이다. ▼ 주석을 참고하면, 鄭玄은 佐를 輔佐, ‘보좌하다’라고 풀이하였다. ▼ 朱熹는 佐/助也, ‘佐는 돕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毛亨은 遠夷來佐也, ‘멀리 있는 오랑캐들이 와서 보좌하였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鄭玄은 武王受此萬年之壽/不遠有佐//言其輔佐之臣/亦宜蒙其餘福也//書曰/公其以予萬億年///亦君臣同福祿也, ‘武王이 이처럼 오랜 수명을 받았으니, 제후들이 멀다 생각지 않고 보좌하였다는 말이다. 이는 武王을 보좌하던 신하들 역시 응당 餘福을 받았다는 뜻이다. 《書》에 “公은 장차 내가 萬億年하게 하여”라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군주와 신하가 福祿을 함께 누린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書》 인용문은 「周書 洛誥」의 말로, 公其以予萬億年敬天之休, ‘公은 장차 내가 萬億年하게 하여 하늘을 공경하라’라고 되어 있다. 내 생각에는 福祿을 ‘함께 누리다’는 의미 보다는, 武王이 福祿을 받았으니, 武王이 정당성을 얻었으므로 제후들이 武王을 ‘섬겼다’고 해석해야 타당할 듯하다.

◈◈ 朱熹는 受天之祜/四方來賀/於萬斯年/不遐有佐를 한 章으로 보고, 賦也, ‘賦다’라고 하였다. 賦는 사실을 나열한 시문이다. 朱熹는 또, 蓋曰/豈不有助乎云爾, ‘아마도 어찌 돕지 않느냐는 말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 亡亡案 : 武王이 天子 자리를 찬탈할 만한 정당성을 얻었다는 말 같다. 이 시의 작성 연대가 武王의 반역 이전인지, 반역 이후인지는 알 수가 없다. 만약 이전이라면, 紂를 폐하기 전에, 이미 제후들이 周나라를 종주로서 섬기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 《毛詩正義》에서는 「下武」의 편제에 대해, 下武六章/章四句, ‘「下武」는 여섯 章으로, 章마다 네 句다’라고 하였다.

◈◈ 《詩經集傳》에서도 「下武」의 편제에 대해, 下武六章/章四句, ‘「下武」는 여섯 章으로, 章마다 네 句다’라고 하였다. 朱熹는 또, 或疑此詩有成王字/當爲康王以後之詩//然考尋文意/恐當只如舊說//且其文體亦與上下篇/血脈通貫//非有誤也, ‘어떤 사람은 이 시에 대해, 成王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당연히 康王 이후에 나온 시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글을 잘 읽어 보면, 마땅히 옛 설을 따라야 할 것 같다. 또, 문체 역시 앞뒤의 편들과 비교해 볼 때, 통하는 면이 있다. 그러므로 문제가 없다’라고 하였다. 成王이란, 成王之孚에 나오는 말인데, 成王之孚는 ‘王之孚를 成하다’라고 보아야지, ‘成王의 孚’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成王이라는 말 운운한 것은 단순히 글을 오독한 결과에 불과하다. 나는 武王 당대의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작성 연대가 정확히 찬탈 이전인지, 찬탈 이후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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