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 외편 - 7 - 멍멍이가 산에 오르다(亡亡登山)

2025. 1. 18. 10:59이자 이야기/외편(外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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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自序

 

국우터널은 서변동 및 동변동과 칠곡 지역을 잇는 중요한 길이다. 이 터널이 없으면 한참 돌아 가야 한다. 어디에서 마속 이야기를 우연히 봤는데, 국우터널이 가정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를 소재로 글을 지어 보았다.

 

 

위에서부터 멍멍이, 강아지, 양파, 중앙이 초코

 

 

 

멍멍이가 산에 오르다(亡亡登山)

 

 

蜀虎集諸狗而一舊之漆谷, 欲伐兩邊也.

초코가 개들을 모아 옛 칠곡을 통일하고는 양변 지역을 치려고 했다.

 

● [亡亡] 舊之漆谷者, 非今之漆谷郡也. 漆谷郡之治所本在國優洞, 然大邱奪其地以屬之, 遷於倭館也, 是故謂舊之漆谷也. 兩邊謂東邊及西邊.

멍멍이 주 : 옛 칠곡은 지금의 칠곡군이 아니다. 칠곡군의 치소는 본래 국우동에 있었는데, 대구가 그 땅을 빼았고 속령으로 삼았으니, [치소는] 왜관으로 옮겼다. 이러한 까닭에 옛 칠곡이라고 한 것이다. 양변은 동변과 서변을 이른다.

 

● [强亞地] 一, 猶合也.

강아지 주 : 一은 합치다는 말과 같다.

 

 

兩邊之猫戄然, 請孃破曰,

양변의 고양이들은 깜짝 놀라서 양파를 불러 말했다.

 

● [强亞地] 戄然, 戰慄貌也.

강아지 주 : 戄然은 벌벌 떠는 모양이다.

 

 

完山州有暴狗, 其名曰蜀虎. 蜀虎聚犬千餘者, 相與爲亂, 竊間食, 吠泣蒙, 劫猫母, 其象若盜蹠也.

“완산주에 사나운 개가 있는데, 이름은 초코라고 한다. 초코는 개 천여 마리를 모아서, 함께 못된 짓을 벌이고 다녔는데, 간식을 훔치고, 짖어서 애들을 울리며, 캣맘들을 겁주었으니, 그 꼴이 도척 같았다.”

 

● [亡亡] 完山州謂今之全州也. 其有韓屋里, 然土人㡬所出, 唯商賈多矣. 蒙, 童也. 盜蹠, 盜跖也. 春秋之時, 有大盜, 魯大夫柳下惠之弟, 是也. 莊子有盜跖篇.

멍멍이 주 : 완산주는 지금의 전주를 이른다. 전주에는 한옥마을이 있는데, 토착민들은 거의 축출되고, 오직 장사치들만 많다. 蒙은 어린아이라는 뜻이다. 盜蹠은 盜跖이다. 춘추시대에 대도가 있었는데, 노나라 대부인 유하혜의 동생이었다. 바로 이 사람이다. 《莊子》에 「盜跖」이 있다.

 

● [强亞地] 吾嘗聞全州之人嗜雜食, 然李子不嘗言之, 柳子亦不言之, 則疑焉.

강아지 주 : 나는 전주 사람들이 비빔밥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자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유자 역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한 즉 의뭉스럽다.

 

 

而官民合作, 遂逐出之, 其輩東遷, 平漆谷之壹地區與二地區與參地區也. 如之何?

“이에 동사무소 직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일을 꾸며, 마침내 초코를 축출하였지만, 그 놈들은 동쪽으로 옮겨서 칠곡 1지구, 2지구, 3지구를 평정하고 말았다.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 [亡亡] 而, 猶乃也.

멍멍이 주 : 而는 乃와 같다.

 

 

孃破笑曰,

양파가 웃으면서 말했다.

 

蜀虎也, 小也. 其見也, 卑也. 吾子不懼也. 其集士而與之, 則得破之.

“초코는 작고, 그 식견은 비루하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아라. 만약 사졸들을 넘겨 주기만 한다면, 혼쭐을 내 버릴 수 있을 것이다.”

 

● [亡亡] 吾子, 汝也. 其集士之其, 猶若也. 士, 士卒也.

멍멍이 주 : 吾子는 너희들이라는 뜻이다. 其集士의 其는 만약이라는 말과 같다. 士는 사졸이라는 뜻이다.

 

 

乃兩邊之猫, 徵五百猫以與之. 孃破謝亡亡及强亞地曰,

이에 양변의 고양이들이 고양이 500마리를 징집해서 양파에게 주었다. 양파가 사자를 보내, 멍멍이와 강아지에게 고했다.

 

● [强亞地] 謝, 告也. 史記管晏列傳曰, 晏子出, 遭之涂, 解左驂贖之, 載歸. 弗謝, 入閨.

강아지 주 : 謝는 알리다는 뜻이다. 《史記》 「管晏列傳」에 ‘晏子가 외출했다가 越石父를 길에서 만났는데, 왼쪽 곁말을 풀어서 죄값을 치러 주었다. 수레에 타고 집에 돌아 왔는데, 謝하지 않고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라는 말이 있다.

 

 

方戰於黃山之原, 女不猛, 不顧而走, 爲予所嘲. 自彼, 予授孫吳之法, 司馬之術, 孫臏之略, 奚得對女焉.

“황산벌에서 싸웠을 때, 너희들은 겁쟁이였다. 뒤도 돌아 보지도 않고 도망가,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그 때부터 나는 손자와 오자의 병법, 사마양저의 술법, 손빈의 지략을 너희들에게 전수하였다. [그러한 즉,] 누가 너희들을 대적할 수 있겠느냐.”

 

● [亡亡] 女, 汝也, 下同. 走, 亡也. 自, 從也. 孫吳謂孫子與吳子. 司馬則田穰苴. 奚, 猶何也.

멍멍이 주 : 女는 너라는 뜻이다. 아래로도 그렇다. 走는 도망가다는 뜻이다. 自는 무언가로부터라는 뜻이다. 孫吳는 손자와 오자를 이른다. 司馬는 전양저다. 奚는 何와 같다.

 

 

夫國優之暗窟也, 天惠之塞也. 女率軍而塞之, 則蜀虎之輩不得鑿之也.

“저 국우터널은 하늘이 내린 요새다. 너희들이 군대를 거느리고 가서 그 터널을 막는다면, 초코의 패거리들도 돌파하지 못할 것이다.”

 

● [亡亡] 鑿, 猶破也.

멍멍이 주 : 鑿은 돌파하다는 말과 같다.

 

 

孃破命亡亡爲將, 强亞地爲參軍, 而後歸, 飡時來以李子召之者.

양파는 멍멍이를 장군으로, 강아지를 참군으로 임명하고는 돌아가 버렸다. 저녁밥 때가 되어서 이자가 불렀기 때문이다.

 

亡亡之暗窟, 察之曰,

멍멍이가 터널에 가서 살펴 보더니 말했다.

 

● [亡亡] 亡亡之暗窟之之, 適也.

멍멍이 주 : 亡亡之暗窟의 之는 가다라는 뜻이다.

 

 

國優之暗窟也, 建乎魏山也. 予聞, 兵家恒陳乎山頂, 難乎落之也.

“국우터널은 높은 산에 만들어져 있구나. 내가 듣기로, 군략가들은 언제나 산 꼭대기에 진을 치니, 산 꼭대기를 함락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强亞地曰,

강아지가 말했다.

 

其蜀虎圍山, 如之何?

“만약 초코가 산을 포위해 버린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 [强亞地] 其, 猶若也.

강아지 주 : 其는 만약이라는 말과 같다.

 

 

曰,

[멍멍이가] 말했다.

 

保持也, 當守若墨也.

“지킬 것이다. 당연히 굳게 지켜야 한다.”

 

 

 

 

● [亡亡] 墨者, 蓋文房四友之墨也. 墨, 堅也, 故謂如此也.

멍멍이 주 : 墨이라는 것은 아마 문방사우의 먹을 이를 것이다. 먹은 단단하므로 이렇게 표현하였을 것이다.

 

● [强亞地] 墨, 墨翟也, 卽戰國之墨家也. 墨家能守, 故謂若此也. 亡氏不知史, 乃至乎惶唐無稽若此說也.

강아지 주 : 墨은 묵적이니, 곧 전국시대의 묵가다. 묵가는 수비를 잘했으므로, 이와 같이 표현한 것이다. 멍멍이는 역사를 몰랐기 때문에, 이러한 설처럼 황당무계한 수준에 이르고 만 것이다.

 

 

何得水乎?

“물은 어떻게 구하느냐?”

 

曰,

[멍멍이가] 말했다.

 

且鑿井也.

“우물을 팔 것이다.”

 

● [亡亡] 且, 猶將也.

멍멍이 주 : 且는 장차라는 말과 같다.

 

 

曰,

[강아지가] 말했다.

 

何得糧乎?

“군량은 어떻게 구하느냐?”

 

曰,

[멍멍이가 말했다.]

 

且攝草木也.

“풀이나 나무를 섭식할 것이다.”

 

● [亡亡] 攝, 攝食也.

멍멍이 주 : 攝은 섭식하다는 뜻이다.

 

 

曰,

[강아지가] 말했다.

 

猫之食草木也?

“고양이들이 풀을 먹느냐?”

 

● [强亞地] 也, 猶邪也.

강아지 주 : 也는 邪와 같다.

 

 

曰,

[멍멍이가] 말했다.

 

否. 然若落團則落, 方食草木則食之也.

“아니다. 그러나, 내려갈 팀이 내려가듯, 풀을 먹을 때가 되면 먹을 것이다.”

 

● [强亞地] 此節極異也. 貓非草食之物焉.

강아지 주 : 이 부분이 제일 이상하다. 고양이는 초식 동물이 아니다.

 

● [孃破] 昨者之夕, 强亞地食苣萵也. 强亞地至異也.

양파 주 : 어제 저녁에 강아지가 상추를 먹었다. 강아지가 제일 이상하다.

 

 

曰,

[강아지가] 말했다.

 

唯有軍糧, 給養之路, 兵家陳於山頂. 此山也, 非合其論者也. 當塞道路以從命焉.

“군략가들은 오직 군량이 있을 때나, 보급로가 확보되어 있을 때만 산 꼭대기에 진을 친다. 이 산은 그 이론에 맞지 않다. 도로를 막고 명령을 따라야 한다.”

 

● [亡亡] 蓋非合其論者也之者, 衍文也.

멍멍이 주 : 非合其論者也의 者는 잘못 들어간 글자일 것이다.

 

● [强亞地] 者也二字, 古通也. 論語陽貨曰,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此三句形以同, 義以對, 故也與者當通也. 亡氏之見短, 乃不得知耳.

강아지 주 : 者와 也 두 글자는 옛날에 통용되었다. 《論語》 「陽貨」에 ‘紫가 朱를 奪하는 것이 싫고, 鄭나라의 음악이 雅樂을 어지럽힌다는 점이 싫으며, 달변으로 나라를 뒤집는 짓이 싫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세 구는 형식상 같고, 의미상 대구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也와 者는 당연히 통용되었을 것이다. 멍멍이는 식견이 짧아서, 이 점을 몰랐을 따름이다.

 

 

亡亡笑之, 曰,

멍멍이가 강아지를 비웃으며 말했다.

 

女若女乎! 儻女懼也, 棄軍而歸來.

“너는 계집애 같구나. 혹시나 니가 무섭다면, 군대는 때려 치우고 돌아 가라.”

 

乃强亞地强分卒少, 塞道路也.

이에 강아지가 사졸을 억지로 조금 나누어 도로를 막았다.

 

遂蜀虎之輩至國優洞也. 蜀虎觀而指山頂曰,

마침내 초코의 패거리가 국우동에 왔다. 초코가 [상황을] 살피더니, 산꼭대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烏率彼軍乎?

“누가 저 군대를 지휘하고 있느냐.”

 

● [亡亡] 烏, 猶何也.

멍멍이 주 : 烏는 何와 같다.

 

 

或曰,

누군가 말했다.

 

亡亡也.

“멍멍이다.”

 

曰,

[초코가] 말했다.

 

烏爲亡亡乎?

“멍멍이가 누구냐.”

 

或曰,

누군가 말했다.

 

孃破之臣僕也.

“양파의 부하다.”

 

嘆曰,

[초코가] 탄식하며 말했다.

 

我聞, 孃破能戰, 通六韜三略, 達孫吳之法, 世曰國士無雙也. 然而何以如亡亡者爲將乎?

“내가 듣기로, 양파는 《육도》와 《삼략》에 통달하고, 손자와 오자의 병법을 잘 아니, 세상 사람들이 국사무쌍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왜 멍멍이 같은 놈을 장군으로 삼았을까.”

 

● [亡亡] 國士無雙, 本淮陰侯韓信之謂. 說見史記淮陰侯列傳.

멍멍이 주 : 國士無雙은 원래 회음후 한신을 이르는 말이었다. 이에 대한 설은 《史記》 「淮陰侯列傳」에 나온다.

 

 

然後蜀虎又曰,

그런 뒤에 초코가 또 말했다.

 

孃破則諸葛丞相, 乃破故以爲將焉!

“양파는 제갈 승상이로다. 그러니까 일부러 [저런 놈을] 장군으로 임명한 것이다.”

 

● [亡亡] 故, 故意也.

故는 일부러라는 뜻이다.

 

 

乃蜀虎圍山. 强亞地所有之卒少, 不得塞之, 多觀望之.

이에 초코는 산을 포위해 버렸다. 강아지는 갖고 있는 사졸들이 적어서, 초코를 막지 못하고, 다만 관망하였을 뿐이다.

 

亡亡欲破之, 而不得之, 求水而鑿井, 鑿鑿而不得之. 欲使士耆草木, 而不得之.

멍멍이는 포위망을 깨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물을 얻으려고 우물을 팠지만, 파고 또 파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 사졸들을 초식동물로 만들려고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 [亡亡] 耆與嗜同

멍멍이 주 : 耆는 嗜와 같다.

 

 

兵糧漸盡, 亡于其主之卒亦漸多, 亡亡力突而卒獨破之, 合强亞地以亡于硏經洞也.

군량은 점차 바닥났고, 자기 주인에게 도망가는 사졸들도 점점 늘어났다. 멍멍이는 힘껏 돌파해, 마침내 홀로 포위망을 돌파하였고, 강아지와 합류하여서 연경동으로 도망갔다.

 

强亡告之於孃破, 孃破歎之, 曰,

강아지와 멍멍이가 이 일을 양파에게 알리자, 양파가 탄식하였다.

 

我不使女讀三國志焉! 自史記至淸史稿, 女讀是史多, 奚獨陷之? 多塞道路則得塞之, 奚登其山乎? 從此, 我以女爲馬謖也.

“내가 너희들에게 《삼국지》를 읽히지 않았구나. 《사기》에서 《청사고》까지, 너희들은 역사책이라면 무엇이든 많이 읽었는데, 왜 하필 《삼국지》만 빠트렸단 말이냐. 그냥 도로만 막고 있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을, 왜 그 산에 올라 갔단 말이냐. 지금부터 나는 너를 마속이라고 생각하겠다.”

 

● [亡亡] 馬謖者, 蜀漢之將也. 昭烈帝薨乎白帝, 託孤於亮及嚴, 其後, 亮恒欲伐魏以成先帝之業也. 遂興師以犯關中, 近成而敗, 所以馬謖不塞街亭, 登於山頂也. 是故, 孃破爲馬謖也.

멍멍이 주 : 마속은 촉한의 장군이었다. 소열제가 백제성에서 죽고, 량과 엄에게 탁고하였는데, 그 뒤에 량은 언제나 위나라를 정벌하여 선제의 위업을 이루려고 하였다. 마침내 군대를 일으켜 관중을 침범했는데, 거의 성공하였다가 실패했으니, 마속이 가정을 막지 않고, 산 꼭대기로 올라 갔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양파가 마속이라고 한 것이다.

 

 

李子視而責之, 曰,

이자가 이 꼴을 보고 책망하였다.

 

以飡過三食頃, 女奚爲焉?

“저녁 시간이 이미 세 식경이나 지났는데, 너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 [强亞地] 以, 猶已也. 說見王氏引之之經傳釋詞.

강아지 주 : 以는 已와 같다. 이에 대한 설명은 왕인지의 《經傳釋詞》에 나와 있다.

 

 

遂李子賜飡, 三貓善食, 若無事焉.

마침내 이자가 저녁을 주자, 양파, 강아지, 멍멍이가 맛있게 먹었으니, 아무 일도 없었던 듯하였다.

 

且蜀虎之亂, 見壓於柳子也. 柳子獲而刑之, 蜀虎不得抗之, 獨凄然叫叫.

한편 초코의 난은 유자에게 진압되었다. 유자가 초코를 데려 와서 혼을 내자, 초코는 반항하지 못하고, 다만 쓸쓸하게 끼잉거렸을 뿐이었다.

 

● [亡亡] 刑, 罰也.

멍멍이 주 : 刑은 벌을 내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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