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 외편 - 4 - 나는 나를 잊었다(吾喪我)

2024. 8. 7. 13:16이자 이야기/외편(外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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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自序

 

《莊子》 「齊物論」 첫 부분에 '吾喪我'라는 말이 나온다. 직역하면, '나는 나 자신을 잊었다'는 말이다. 장자는 「齊物論」에서, 편견인 성심(成心)을 버리고, 도(道)가 내린 만물의 본질을 밝히고, 또 이를 좇아야 한다고 역설하는데, 이 '吾喪我'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문득 그 말이 생각나서, 양파와 멍멍이를 소재로 글을 하나 지어 보았다.

 

 

 

孃破憑机而忘然觀場, 而强亞地視之爲怪問曰,

양파가 의자에 기대서 멍하니 마당을 보고 있었는데, 강아지가 이 꼴을 보고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물었다.

 

“何故也. 女若滅灰也. 奚示如此焉.”

“무슨 일이냐. 너는 타고 남은 재 같구나. 고양이가 어떻게 그렇게 보일 수 있단 말이냐.”

 

孃破對曰,

양파가 대답했다.

 

“强亞地乎, 善哉問乎! 吾喪我也.”

“강아지야, 좋은 질문이로다. 나는 나를 잊었도다.”

 

亡亡聽之於側而問曰,

[그런데] 멍멍이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물었다.

 

“是言詭辯也. 惡而能喪而乎? 而莊生之殘技以欺愚者焉!”

“그 말은 궤변이다. 어떻게 니가 너를 잊을 수가 있단 말이냐. 너는 장자의 잔재주를 가지고 멍청한 고양이를 기만하고 있을 따름이다.”

 

乃, 孃破憤然打亡亡, 曰.

이에 양파가 빡쳐서 멍멍이를 때렸다.

 

“若隆子思孟軻之輩而惑純善强亞地也. 至人之道盛天下之大情及宇宙之大要, 而若奚比之於淺說邪?”

“너는 자사나 맹가 같은 놈들을 따르면서, 순선한 강아지를 미혹하기나 하고 있다. 지인의 도에는 온세상의 실정과 온우주의 요체가 담겨 있다. 그런데 너는 어찌 지인의 도를 천박한 설에 비견하고 있단 말이냐.”

 

從此, 亡亡受擊至食飡也. 亡亡叱叫而是者不求, 甚至於强亞地亦忘然訾孃破之辯而不濟亡亡, 乃亡亡以死, 欲肯遊於李子如孟軻說梁惠王者, 適孰不在而不能得之.

이 때부터 멍멍이는 저녁밥을 먹을 때까지 두들겨 맞았다. 멍멍이는 울어 댔지만, 누구도 구해 주지 않았다. 심지어 강아지조차도 양파의 변설을 생각하고 있느라고 멍하니 있으면서 멍멍이를 구해 주지 않았다. 이에 멍멍이는 맹가가 양나라 혜왕에게 유세했던 일처럼, 자신도 죽을 각오로 이자에게 [구해 달라고] 유세하려 하였으나, 마침 아무도 집에 없었기 때문에 그 뜻조차도 이룰 수가 없었다.

 

蓋, 孃破願賜天籟之義於强亞地以自伐自尊, 而其貪名之心反先於其道, 是故敗而不任.

아마도 양파는 강아지에게 천뢰에 대해 가르치면서 자신을 자랑하고, 추켜 세우려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명성을 탐하는 [자신의] 마음이 자신의 수준 보다 도리어 우선되었기 때문에, 실패하고, 감당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後日, 蜀虎聞之曰,

나중에 초코가 이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孃破不得己喪而願己喪, 亡亡不知其分數而欲狎孃破而,自招斃亂. 哀哉惜哉! 擧貓自斃也.”

“양파는 자신을 잊을 수준이 아니면서도 자신을 잊으려 했고, 멍멍이는 자기 분수를 깨닫지 못하고 양파에게 깝치려 하다가 재앙을 자초하고 말았다. 슬프고 안타깝도다. 모두가 스스로 망신을 당하고 말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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