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6. 01:42ㆍ잡서/소학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子澄이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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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5년 2월 26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立敎 2장>
<입교 2장>
內則曰/凡生子/擇於諸母與可者/必求其寬裕慈惠溫良恭敬愼而寡言者/使爲子師
「內則」에 이런 말이 있다. 대저, 자식을 낳으면, 첩들 중에서 괜찮은 사람으로 뽑는데, 꼭 너그럽고, 자애로우며, 따뜻하고, 공경스러우며 신중하되, 말을 적게 하는 사람으로 찾아서 아이의 스승이 되도록 한다.
** 內則 : 《禮記》의 「內則」을 이른다.
** 諸母 : 아마 ‘첩들’을 이르는 듯하다.
** 與可者의 與 : 아마 以로 해석해야 할 듯하다. ‘~로써’다. 可者를 받는다.
<집설>
陳氏曰/內則/禮記篇名//言閨門之內軌儀可則也//諸母/衆妾也//可者/謂雖非衆妾而可爲子師者//寬裕慈惠溫良恭敬愼而寡言者/婦德之純也//故使之爲子師以敎子焉
陳氏가 말했다. 「內則」은 《禮記》의 편 이름이다. 內則이라는 말은, 규문 안에서 예법으로서 본받을 만한 것을 이른다. 諸母는 첩들이다. 可란, 첩들이 여럿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이른다. 寬裕慈惠溫良恭敬愼而寡言은 부인의 정결한 덕목이다. 그래서 이 사람이 자식의 스승이 되어서 자식을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다.
司馬溫公曰/乳母不良/非惟敗亂家法/兼令所飼子類之
司馬溫公이 말했다. 유모가 좋지 못하면, 집안의 법도를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이에 더해서 [그 유모가] 기르는 아이가 그 유모를 닮게 만들어 버린다.
** 司馬溫公 : 趙宋의 司馬光을 이른다.
** 令 : ‘~하게 하다’는 말이다. 所飼子類之를 받는다.
** 飼 : ‘먹이다’, ‘기르다’는 말이다.
** 類 : ‘닮다’, ‘비슷해지다’는 말이다.
<입교 2장>
子能食食/敎以右手//能言/男唯女兪//男鞶革/女鞶絲
아이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오른손을 사용하도록 가르친다.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남자는 유(唯)라고 하고, 여자는 유(兪)라고 한다. [허리띠의 경우,] 남자는 가죽띠를 매고, 여자는 명주띠를 맨다.
** 食 : 뒤의 食는 ‘밥’이다. ‘사’라고 읽는다.
** 以 : ‘쓰다’는 말이다. 用과 같다.
** 唯, 兪 : 모두 ‘예’처럼 대답하는 말이다. 아마 발음상의 차이가 있었던 듯하다.
** 鞶 : 띠를 ‘매다’는 말이다.
<집해>
食/飯也//右手/取其便/男女同也//唯/應之速//兪/應之緩//鞶/大帶也//革/皮也//一說/鞶/小囊/盛帨巾者/男用皮/女用繒帛/皆有剛柔之義/男女異也
食는 밥이라는 뜻이다. 오른손은 [쓰기] 편한 방향을 취한 것이니, 남자나 여자나 같다. 唯는 빨리 대답하는 말이고, 兪는 느리게 대답하는 말이다. 鞶은 큰 띠다. 革은 가죽이다. 어떤 사람은 鞶을 작은 주머니라고 하였는데, 수건을 담는 것으로, 남자는 가죽으로 된 것을 쓰고, 여자는 명주로 된 것을 쓴다고 하였다. 각자 굳세거나 부드럽다는 의미를 취하였기에 남자와 여자가 다른 것이다.
** 盛 : ‘담다’는 말이다.
** 帨巾 : ‘수건’이다.
** 皆 : 아마 ‘각각’이라고 해석해야 할 듯하다.
司馬溫公曰/子能言/稍有知/則敎以恭敬尊長//有不識尊卑長幼者/則嚴訶禁之
司馬溫公이 말했다. 아이가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어려서도 식견이 생기니, 공경스러운 태도와 어른을 존경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런데] 존비나 장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엄하게 혼내고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한다.
** 司馬溫公 : 趙宋의 司馬光을 이른다.
<집성>
顔氏家訓曰/敎婦初來/敎兒嬰孩///故在謹其始/此其理也//若夫子之初生也/使之不知尊卑長幼之禮/遂至侮詈父母/敺擊兄姊/父母不知訶禁/反笑而獎之/彼旣未辨好惡/謂禮當然//及其旣長/習已成性/乃怒而禁之/不可復制//於是父嫉其子/子怨其父/殘忍悖逆無所不至//此蓋父母無深識遠慮/不能防微杜漸/溺於小慈/養成其惡故也
《顔氏家訓》에 이런 말이 있다. “부인은 처음 왔을 때 가르치고, 아이는 어릴 때 가르친다.” 이처럼 처음에 삼가는 데에 달려 있으니, 이 것이 그 이유로다. 그런데 자식이 처음 태어났을 때, 존비(尊卑)나 장유(長幼)에 대한 예법을 이해하지 못하게 한다면, 결국 [자기] 부모를 깔보고, 형이나 누나를 때리게 되는데, 그리 되어도 부모는 혼내거나 막을 줄을 모르고, 도리어 웃으면서 장려하면서, 저 자식놈이 이미 좋고 나쁜 짓을 분별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예의상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그 자식놈이 자란 뒤에는, [못된] 습속이 이미 성품이 되어 버리니, 화가 나서 막으려고 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이 지경에 이르면, 아버지는 자식을 미워하게 되고, 자식은 아버지를 원망하게 되니, 인륜이 파탄난 꼴이 이 보다 심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된 것은 대개 부모가 깊고 멀리 생각하지 못했기에, 문제가 커지기 전에 막지 못하였고, 사소한 사랑에 빠져서 자식의 못된 버릇을 길러 주었기 때문이로다.
** 顔氏家訓 : 北齊의 顔之推가 지은 《顔氏家訓》을 이른다. 인용문은 「敎子」에 나온다.
** 理 : ‘이유’다.
** 侮詈 : ‘업신여기다’, ‘욕하다’는 말이다.
** 敺擊 : ‘때리다’는 말이다.
** 姊 : ‘누나’를 이른다.
** 獎 : ‘장려하다’, ‘권하다’는 말이다.
** 溺 : ‘빠지다’는 말이다.
<입교 2장>
六年/敎之數與方名
여섯 살이 되면 숫자와 방위의 이름을 가르친다.
** 方 : ‘방위’, ‘방향’이다.
<집설>
陳氏曰/數謂一十百千萬//方名/東西南北也
陳氏가 말했다. 數는 일, 십, 백, 천 만 같은 것을 이른다. 方名은 동, 서, 남, 북이다.
<입교 2장>
七年/男女不同席/不共食
7살이 되면 남자와 여자는 함께 자리에 앉지 않고, 함께 식사하지 않는다.
** 同, 共 : 모두 ‘함께’, ‘같이’라는 말이다.
<집설>
陳氏曰/不同席而坐/不共器而食/敎之有別也
陳氏가 말했다. 같은 자리에 앉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고, 같은 그릇에 먹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니, 아이들에게 [남녀의] 분별이 있다는 점을 가르치는 것이다.
<입교 2장>
八年/出入門戶及卽席飮食/必後長者/始敎之讓
8살이 되면, 문을 출입할 때나 자리에 나아갈 때, 음식을 먹을 때에 반드시 어른 뒤에 하[게 하]니, 처음 양보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다.
** 卽 : ‘나아가다’는 말이다. 就와 같다.
<집설>
陳氏曰/耦曰門/奇曰戶//卽/就也//後長者/謂在長者之後也//讓/謙遜也
陳氏가 말했다. 두 짝이 있는 것을 門이라고 하고, 한 짝만 있는 것을 戶라고 한다. 卽은 나아가다는 뜻이다. 後長은 어른의 뒤에 있게 한다는 뜻이다. 讓은 겸손이라는 뜻이다.
方氏謂/出入門戶則欲其行之讓也/卽席則欲其坐之讓也/飮食則欲其食之讓也
方氏가 말했다. 문을 출입할 때 그러하라고 하는 것은 다닐 때 겸양하도록 하고자 하기 때문이고, 자리에 나아갈 때 그러하라고 하는 것은 앉을 때 겸양하도록 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먹고 마실 때 그러하라고 하는 것은 먹을 때 겸양하도록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입교 2장>
九年/敎之數日
9살이 되면 날짜를 헤아리는 법을 가르친다.
** 數 : ‘헤아리다’, ‘세다’는 말이다.
<집설>
陳氏曰/數日/知朔望與六甲也
陳氏가 말했다. 數日이란, 삭망과 육갑을 아는 일을 뜻한다.
<입교 2장>
十年/出就外傅/居宿於外/學書計/衣不帛襦袴//禮帥初/朝夕學幼儀/請肄簡諒
1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서 바깥에 있는 스승에게 나아간다. [집] 밖에서 살고, 자면서, 서체와 셈하는 법을 배우며, 명주로 만들지 않은 저고리와 바지를 입는다. 예법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내용을 따르고, 조석으로 아이들이 지켜야 할 법식을 배우되, 간략하고 신실한 부류를 익히도록 요청한다.
** 外傅 : ‘밖에 있는 스승’이라는 말인데, 아마 서당의 ‘훈장’ 같은 사람을 이를 것이다.
** 書 : 隸書, 行書 같은 ‘서체’다.
** 襦袴 : ‘저고리와 바지’를 이른다.
** 帥 : ‘따르다’, ‘좇다’는 말이다. ‘솔’이라고 읽는다.
** 初 : ‘기초’다.
** 肄 : ‘익히다’는 말이다.
<집설>
陳氏曰/外傅/敎學之師也//書/謂六書//計/謂九數//襦/短衣//袴/下衣//不以帛爲襦袴/爲其太溫也//禮帥初/謂行禮動作/皆循習初敎之方也//幼儀/幼事長之禮儀也//肄/習也
陳氏가 말했다. 外傅는 학문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書는 육서를 이른다. 計는 구수를 이른다. 襦는 짧은 옷이다. 袴는 하의다. 襦와 袴를 명주로 만들지 않는 것은 너무 따뜻하기 때문이다. 禮帥初라는 말은 예법을 행하거나 행동할 때, 언제나 처음 가르친 방식을 따르게 한다는 뜻이다. 幼儀은 아이가 어른을 모실 때 지켜야 할 예의를 이른다. 肄는 익히다는 뜻이다.
** 循習 : ‘따르다’는 말이다.
<집성>
孔氏曰/童子未能致文/故姑敎之以簡//童子未能擇信/故且使之守信
孔氏가 말했다. 아이들이 글을 잘 할 수가 없기에 다만 간략한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요, 아이들이 믿을 만한 것을 가려 내지 못하기에 또한 아이들에게 약속을 지키게 하는 것이다.
** 姑 : 아마 ‘단지’, ‘다만’ 같은 말일 것이다.
陸氏曰/請習簡而易從/諒而易知之事
陸氏가 말했다. 간략하고 쉽게 따를 만한 내용, 신실하고 쉽게 알 만한 내용을 익히게 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입교 2장>
十有三年/學樂誦詩舞勺//成童舞象學射御
13살이 되면, 음악을 배우고, 시를 외우며, 「勺」을 춘다. 성동이 되면 「象」을 추고, 활을 쏘는 법과 수레를 모는 법을 배운다.
** 有 : ‘또’다. 又와 같다.
** 勺 : 《詩》 「頌 周頌」의 「酌」이다. 勺은 가차자일 것이다.
** 成童 : 15살의 아이를 이른다.
** 象 : 《詩》 「頌 周頌」의 「武」다.
<집설>
吳氏曰/樂/八音之器也//詩/樂歌之章也//勺/卽酌/周頌酌詩也//舞勺者/歌酌爲節而舞/文舞也//象/周頌武詩也//舞象者/歌象爲節而舞/武舞也//文舞/不用兵器/十三尙幼/故舞文舞也//成童/十五以上也/則稍長矣/故舞武舞焉
吳氏가 말했다. 樂은 팔음을 내는 기구다. 詩는 음악과 노래에 대한 [악]장이다. 勺은 곧 酌이니, 「周頌」의 「酌」이라는 시다. 舞勺이란, 「酌」을 노래하고, [이를] 박자로 삼아 춤을 춘다는 뜻이니, 문왕의 춤이다. 象이란 「周頌」의 「武」라는 시다. 舞象이란, 「象」을 노래하고, [이를] 박자로 삼아서 춤을 춘다는 뜻이니, 무왕의 춤이다. 문왕의 춤에서는 병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13살은 [병기를 쓰기에] 너무 어리니, 그래서 문왕의 춤을 추는 것이다. 成童은 15살 이상의 아이를 이르니, 막 어른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무왕의 춤을 춘다.
** 稍 : 아마 ‘막’, ‘바야흐로’ 같은 말 같다.
<집해>
張子曰/古者敎童子/先以舞者/欲柔其體也//心下則氣和/氣和則體柔//古者敎冑子/必以樂者/欲其體和也//學者/志則欲立/體則欲和也
張子가 말했다. 옛날에 아이를 가르칠 때에는, 먼저 춤을 이용하였는데, 이는 아이의 신체를 유연하게 해 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복종하면 氣가 화순하게 되고, 氣가 화순하면 신체가 유연해진다. [그래서] 옛날에 맏아들을 가르칠 때는 반드시 음악을 사용했으니, 아이의 신체를 화순하게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뜻은 세우려고 하고, 몸은 화순하게 하려 한다.
** 下 : 아마 ‘복종하다’는 말 같다.
** 冑子 : ‘맏아들’이다.
** 志則欲立, 體則欲和의 則 : 주격 조사다. 之와 같다.
<입교 2장>
二十而冠/始學禮/可以衣裘帛/舞大夏/惇行孝悌/博學不敎/內而不出
20살이 되면 관을 쓰고, 처음으로 예를 배우며, 겉옷과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大夏」를 춘다. 효제(孝悌)를 두텁게 실천하고, 폭넓게 배우되 [남을] 가르치지는 않으며, [자신의 학식을] 내면에 간직해 두고 드러내지 않는다.
** 始 : ‘처음으로’, ‘비로소’다.
** 大夏 : 아마 악곡의 이름 같다.
** 內 : 아마 ‘안에 간직해 두다’는 말 같다.
<집해>
冠/加冠也//始學禮/以冠者成人/兼習五禮也//裘/皮服//帛/繒帛//大夏/禹樂/樂之文武兼備者也//惇/厚也//博/廣也//不敎/恐所學未精/不可以爲師而敎人也//內而不出/言蘊蓄其德美於中/而不自表見其能也
冠은 관을 쓰다는 말이다. 始學禮란, 관을 사용하는 사람은 성인이니, 五禮를 함게 익힌다는 뜻이다. 裘는 겉옷이다. 帛은 비단이다. 大夏는 禹의 음악으로, 그 음악은 文과 武를 겸비하고 있다. 惇은 두텁다는 말이다. 博은 넓다는 말이다. 不敎란, 배운 바가 정밀하지 못하여서, 스승이 되어 남을 가르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뜻이다. 內而不出이라는 말은 자신의 덕과 장점을 [내면에] 쌓아 두고, 자기 재능을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 加 : ‘입다’는 말이다.
** 繒 : ‘비단’, ‘명주’다.
** 蘊蓄 : ‘쌓다’는 말이다.
<입교 2장>
三十而有室/始理男事/博學無方/孫友視志
30살이 되면 처를 두고, 처음으로 남자가 맡아야 할 일을 처리한다. 널리 배우되, 한 분야만 파지는 않는다. 친구와 잘 지내면서 [자기] 뜻을 드러낸다.
** 理 : ‘처리하다’는 말이다. 治와 같다.
** 方 : 아마 ‘모’, ‘방향’이라는 말 같다. 일정한 분야, 한 분야를 이른다.
** 孫 : ‘따르다’는 말이다. 順과 같다.
** 視 : ‘보이다’는 말이다.
<집해>
陳氏曰/室/猶妻也//男事/受田給政役也//方/猶常也//遜友/順交朋友也//視志/視其志意所尙也
陳氏가 말했다. 室은 妻와 같다. 男事란, 전지를 받고, 세금과 노역에 힘을 보탠다는 뜻이다. 方은 常과 같다. 遜友는 순한 태도로 친구를 사귄다는 뜻이다. 視志란, 마음 속으로 숭상하는 바를 보인다는 뜻이다.
** 給 : 아마 ‘내다’, ‘보태다’, ‘힘을 보태다’는 말 같다.
** 政 : ‘세금’, ‘구실’이다. 征과 같다.
** 役 : ‘노역’을 이른다.
<증주>
博學無常/惟善是師//遜友視志/惟善是取
널리 배우되, 한 분야만 파지는 않으면서, 오직 선을 본받고, 친구와 잘 지내고, [자기] 뜻을 드러내면서, 오직 선을 취한다.
** 惟善是師, 惟善是取의 是 : 아마도 之와 통용되는 글자로, 도치를 표시하는 말인 듯하다. 惟善是師는 惟師善와 같고, 惟善是取는 惟取善과 같다.
<입교 2장>
四十/始仕/方物出謀發慮/道合則服從/不可則去
40이 되면 처음 출사하여, 사안에 대해 계책과 의견을 낸다. 방식이 합치되면 따르고, 따를 만하지 않다면 떠난다.
** 仕 : ‘출사하다’, ‘벼슬을 하다’는 말이다.
** 方 : ‘대하다’는 말이다. 對와 같다.
** 物 : ‘사안’, ‘사건’이다. 事와 같다.
** 道 : 아마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나 ‘원칙’ 같다.
<집설>
朱子曰/方/猶對也//物/猶事也//隨事謀慮也
朱子가 말했다. 方은 對와 같다. 物은 事와 같다. 사안에 따라 의견을 낸다는 뜻이다.
<집해>
方氏曰/服謂服其事/從謂從君也
方氏가 말했다. 服은 그 사안을 따른다는 뜻이고, 從은 군주를 따른다는 뜻이다.
<입교 2장>
五十/命爲大夫/服官政//七十/致事
50살이 되면 명을 받아 대부가 되고, 관청의 정무를 맡는다. 70살이 되면 [자기 직임을] 반납한다.
** 服 : ‘맡다’는 뜻이다. 任과 같다.
** 致 : ‘헌납하다’, ‘주다’는 말이다. 여기서는 직임을 ‘반납하다’는 말로 사용되었다.
<집설>
陳氏曰/服/猶任也//上言仕者/爲士以事人/治官府之小事也//此言服官政者/爲大夫以長人/與聞邦國之大事者也//致事/謂致還其職事於君也
陳氏가 말했다. 服은 맡다는 말과 같다. 앞에서는 출사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는 사(士)가 되어서 다른 사람을 모시고, 관부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한다는 뜻이다. 이 부분에서는 관청의 정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대부(大夫)가 되어서 남을 길러 주며, 국가의 대사들을 함께 듣는다는 뜻이다. 致事란, 군주에게 자기가 맡은 일을 되돌려 준다는 뜻이다.
<입교 2장>
女子十年/不出//姆敎婉娩聽從/執麻枲/治絲繭/織紝組紃//學女事以共衣服/觀於祭祀/納酒漿籩豆菹醢/禮相助奠
여자가 10살이 되면 [규문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여선생은 유순한 태도와 듣는 대로 좇아야 한다는 점을 가르친다. [아이는] 삼을 기르는 일을 맡아서 하고, 양잠을 하며, 길쌈하고, 끈을 짠다. 여자가 맡아야 할 일을 배우면서, [이처럼] 의복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제사에 대해 살피면서, [제사를 지낼 때] 술, 식초, 변(籩), 두(豆), 담근 나물, 육장을 [제상에] 올리는데, 예법에 따라 [제상에 음식을] 올리는 일을 돕는다.
** 姆 : 여선생이다. 여자 아이를 가르치는 여자다.
** 婉娩 : ‘유순하다’는 말이다. 娩은 ‘면’이라고 읽는다.
** 執 : ‘맡아서 하다’는 말이다.
** 麻枲 : ‘삼’을 이른다.
** 絲繭 : ‘양잠’을 이른다.
** 織紝 : ‘길쌈하다’는 말이다.
** 組 : ‘짜다’는 말이다.
** 紃 : 끈의 일종이다.
** 共 : ‘이바지하다’, ‘도움이 되다’는 말이다.
** 漿 : ‘식초’다.
** 籩豆 : 제기를 이른다. 대나무로 만들면 籩, 나무로 만들면 豆다.
** 菹 : ‘담근 나물’이다.
** 醢 : ‘고기로 만든 장’이다.
** 相助 : ‘돕다’는 말이다.
** 奠 : 제상에 ‘바치다’, ‘올리다’는 말이다.
<집설>
陳氏曰/不出/常處於閨門之內也//姆/女師也//婉謂言語//娩謂容貌//司馬公云/柔順貌//此敎以女德也
陳氏가 말했다. 不出이란, 언제나 규문 안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姆는 여선생이다. 婉은 말에 대한 표현이다. 娩은 용모에 대한 표현이다. 司馬公은 유순한 모습이라고 하였다. 이 말들에서는 여자가 갖추어야 할 德을 가르치고 있다.
** 女師 : 여자 아이에게는 여자가 집안일을 가르쳐 줄 것이다. 아마 집안일을 가르쳐 주는 여자를 女師라고 한 듯하다.
** 司馬公 : 아마 司馬光을 이를 것이다.
枲/麻之有子者//執麻枲/績事也//治絲繭/蠶事也//紝/繒帛之屬//組亦織也//紃/似絛/古人以置諸冠服縫中者//此敎之學女事也
枲는 麻의 씨앗이다. 執麻枲는 길쌈을 이른다. 治絲繭은 양잠을 이른다. 紝은 명주 같은 부류다. 組 역시 [옷감을] 짜는 일이다. 紃는 끈 비슷한 것인데, 옛날 사람들은 이것을 관복의 꿰맨 부분 중간에 두었다. 이 말들에서는 여자가 맡아야 할 일을 배우는 방식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 有子 : 아마 ‘씨앗’ 같은데, 잘 모르겠다.
** 績 : ‘길쌈’이다.
** 蠶 : ‘양잠’이다.
** 縫 : ‘꿰맨 부분’이다.
納/進也//漿/醋水//竹曰籩/木曰豆/淹菜曰菹/肉醬曰醢//奠/薦也//禮相助奠/謂以禮相長者而助其奠//此敎以祭祀之禮也
納은 올리다는 말이다. 漿은 식초를 탄 물이다. 대나무로 된 것을 籩이라고 하고, 나무로 된 것을 豆라고 한다. 나물을 담근 것을 菹라고 하고, 고기로 만든 장을 醢라고 한다. 奠은 올리다는 뜻이다. 禮相助奠이란, 예법에 따라 어른을 보좌하면서 [음식을] 올리는 일을 돕는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 지켜야 할 예법을 가르치고 있다.
** 淹 : ‘담그다’는 말이다.
** 相 : ‘돕다’, ‘보좌하다’는 말이다.
<집해>
司馬溫公曰/女子六歲/可習女工之小者//七歲/誦孝經論語列女傳之類/略曉大意//蓋古之賢女/無不觀圖史/以自鑑戒//如蠶桑績織裁縫飮食之類/不惟正是其職/盖必敎之早習/使知衣食所來之艱難/而不敢爲奢靡焉//若夫纂繡華巧之物/則不必習也//愚謂小學之道/在於早諭敎/蓋非唯男子爲然/而女子亦莫不然也//故自能言/卽敎以應對之緩//七年/卽敎以男女異席而早其別//八年/卽敎以出入飮食之讓//至于十歲/則使不出閨門/朝夕聽受姆師之敎/敎以女德/敎以女工/敎以相助祭祀之禮//凡所聞見/無一不出于正/而柔順貞靜之德成矣//迨夫旣笄而嫁/故能助相君子而宜其家人//豊城朱氏所謂孝不衰於舅姑/敬不違於夫子/慈不遺於卑幼/義不咈於夫之兄弟/而家道成矣//世變日下/習俗日靡/閨門之內/至或敎之習俗樂攻歌曲以蕩其思/治纂組事華靡以壞其質/養成驕資妬悍之性/以敗人之家/殄人之世者多矣//嗚呼/配匹之際/生民之始/萬福之原/爲人父母可不戒哉
司馬溫公이 말했다. 여자가 6살이 되면, 여자가 맡아 할 일 중 사소한 것들을 익힐 수 있다. 7살이 되면, 《孝經》, 《論語》, 《列女傳》 같은 책들을 암송하고, 대의를 대체적으로 깨닫는다. 대체로, 옛날 현명한 여자들은 도사(圖史)를 살펴 보지 않은 경우가 없었으니, 이로써 자신을 경계하였다. 양잠이나 길쌈, 재봉, 음식을 만드는 것 같은 일들은 단지 바로 여자가 맡아야 할 일만인 것은 아니다. 반드시 어릴 때 익힐 것을 가르쳐서, 옷과 음식이 쉽게 생겨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하여, 감히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자수 같이 화려한 물건들은 익히게 할 필요가 없다. 내 생각에 《小學》의 도리는 일찍 가르치는 데에 있는데, 꼭 남자에 대해서만 그런 것은 아니고, 여자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곧 부드럽게 응대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7살이 되면 남자와 여자가 다른 곳에 앉도록 하여, 일찍 남녀의 구분을 가르친다. 8살이 되면, 출입하거나 음식을 먹고 마실 때 겸양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10살이 되면, 규문 밖을 나가지 않게 하고, 조석으로 여선생의 교육을 받게 하는데, [여선생은] 여자의 덕을 가르치고, 여자가 해야 할 일을 가르치며, 제사를 지낼 때 [일을] 서로 돕는 방식을 가르친다. [아이가] 듣고 본 것들이 올바르지 않은 데에서 나온 것들이 조금도 없어야 유순하고, 올곧은 덕성이 형성될 것이다. 비녀를 꽂고 결혼을 한 뒤에 이르면, 군자를 돕고 집안 사람으로로도 할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豊城 朱氏는 효도하는 태도가 시부모에게 덜하지 않고, 공경하는 태도가 남편을 거스르지 않으며, 자애로운 마음이 아이에게 빠지지 않고, 의로운 태도가 남편의 형제들을 거스르지 않으면, 집안의 도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세상은 변하여 나날이 비루해지고, 습속도 나날이 쇠미해지니, 규문 안에서조차도 간혹 세속적인 음악이나 가곡을 가르쳐서, 여자들의 생각을 방탕하게 만들고, 자수를 짜고 사치스러운 것들을 다루게 해서 여자들의 바탕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생겼으니, [이러하듯] 교만하고 사나운 성품을 길러서 남의 집안을 망치고, 남의 대를 끊어 버리는 경우가 많도다. 아아, 배필을 맞이하는 일은 백성들이 생겨나는 시초이며, 온갖 복이 나오는 근원이니, 부모된 사람이 신중하게 생각지 않을 수 있겠는가.
** 司馬溫公 : 趙宋의 司馬光을 이른다.
** 工 : ‘일’이다.
** 圖史 : 아마 ‘책과 역사책’을 이르는 말 같다.
** 正是 : ‘바로 ~이다’는 말이다.
** 纂繡 : ‘자수’, ‘수’를 이른다.
** 莫不然 :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없다’, 곧 ‘그러하다’는 말이다.
** 舅姑 :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이른다.
** 遺 : ‘빠뜨리다’는 말이다.
** 咈 : ‘거스르다’는 말이다.
** 攻 : ‘수련하다’, ‘닦다’는 말이다.
** 妬悍 : ‘사납다’, ‘질시하다’는 말이다.
** 殄 : ‘끊다’, ‘멸하다’는 말이다.
<입교 2장>
十有五年而笄//二十而嫁/有故二十三年而嫁
15살이 되면 비녀를 꽂는다. 20살이 되면 시집을 가는데, 사정이 있으면 23살에 시집을 간다.
** 笄 : ‘비녀를 꽂다’는 말이다.
** 故 : ‘문제’, ‘사정’이다.
<집설>
陳氏曰/笄/簪也//婦人/不冠以簪固髻而已/故曰笄//故謂父母之喪
陳氏가 말했다. 笄는 비녀다. 婦人은 관을 쓰지 않기에 비녀를 꽂아서 머리를 고정시킨다. 그래서 笄라고 한 것이다. 故는 부모의 상을 이른다.
** 簪 : ‘비녀’다.
** 髻 : 본래는 ‘상투’인데, 여기서는 머리 모양을 일정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입교 2장>
聘則爲妻/奔則爲妾
안부를 묻고 맞이해 오면 처라고 하고, 달려 가서 맞이해 오면 첩이라고 한다.
** 聘 : ‘안부를 묻다’는 말이다. 찾아 가서 안부를 묻고 맞이하니, 聘이라고 한 듯하다.
** 奔 : ‘달려 가다’는 말이다. 달려 가서 맞이해 오니, 奔이라고 한 듯하다.
<집해>
妻之爲言齊也/以禮聘問而得/與夫敵體也//奔/趨也//妾之爲言接也/得接見君子而不得伉儷也
妻는 동등하다는 뜻이다. 예를 갖추어서 묻고 맞이하는데, 남편과 대등하다. 奔은 달려 가다는 뜻이다. 妾은 만나다는 뜻이다. 군자를 만날 수 있지만, 짝이 될 수는 없다.
** 敵 : ‘대등하다’는 말이다.
** 趨 : ‘달리다’는 말이다.
** 伉儷 : ‘짝’이다. 伉, 儷 모두 ‘짝’이다.
[李珥] 奔/非失禮/只是分卑耳
李珥 주 : [첩을 맞을 때] 달려 가는 것은 예법에 어긋난 행동이 아니다. [첩은] 단지 신분이 낮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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