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 1 - 입교 - 1 - 열녀전왈

2025. 2. 25. 10:41잡서/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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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子澄이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으셨다면, 혹은 유익하다면 공감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로그인 안 해도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2025년 2월 25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立敎 1장>

 

 

<입교 1장>

立敎第一內篇

「立敎」 제1, 《內篇》

 

 

<집해>

立/建也//敎者/古昔聖人敎人之法也//凡十三章

立은 세우다는 뜻이다. 敎는 옛날 성인들이 사람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뜻한다. 모두 13장이다.

 

 

 

 

<주희 서>

子思子曰/天命之謂性/率性之謂道/修道之謂敎///則天明/遵聖法/述此篇/俾爲師者/知所以敎/而弟子/知所以學

자사 선생이 말했다. “하늘이 내린 명을 성이라고 하고, 순수한 성을 도라고 하며, 도를 닦는 일을 교라고 한다.” 하늘의 이치를 본받고, 성인의 법도를 숭상하여 이 편을 지었으니, 스승된 자들에게는 가르쳐야 할 바를 알게 할 것이요, 제자들에게는 배워야 할 바를 알게 할 것이다.

** 子思子曰 : 《禮記》 「中庸」에 나오는 말이다.

** 俾 : ‘~하게 하다’는 말이다.

 

 

<집해>

子思/孔子之孫//名/伋//子思/其字也//下子字/後學宗師先儒之稱

子思는 공자의 손자로, 이름은 伋이다. 子思는 字다. 子思子 중 뒤의 子는 후학들이 스승들을 존숭한답시고 옛 유학자들을 불렀던 말이다.

 

 

朱子曰/命/猶令也//性/卽理也//天以陰陽五行/化生萬物/氣以成形而理亦賦焉/猶命令也//於是人物之生/因各得其所賦之理/以爲健順五常之德/所謂性也//率/循也//道/猶路也//人物/各循其性之自然/則其日用事物之間/莫不各有當行之路/是則所謂道也//修/品節之也//性道雖同/而氣稟或異/故不能無過不及之差//聖人/因人物之所當行者/而品節之/以爲法於天下/則謂之敎//若禮樂刑政之屬/是也

朱子가 말했다. 命은 令과 같다. 性은 곧 이치다. 하늘은 음양과 오행을 가지고 만물을 낳고 변화시킨다. 氣를 가지고 형체를 이루어 주고, 이치 역시 내려 주니, 命令과 같은 것이다. 이에 사람과 만물들은 각자 내려 받은 이치에 따라, 건순(健順)과 오상(五常)의 덕을 갖추니, [이것이] 性이라고 하는 것이다. 率은 따르다는 뜻이다. 道는 길과 같다. 사람과 만물은 각자 자신의 자연적인 性을 따르는 즉, 하루하루를 살아 가는 중에 자신이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가지 않는 경우가 없으니, 이것이 곧 道라고 하는 것이다. 修는 가지런히 절제한다는 뜻이다. 性과 道가 비록 같더라도, 氣稟은 혹시 다를 수 있으니, 지나치기도 하고, 모자라기도 하는 차이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성인들은 사람과 만물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에 근거하여서, 이를 가지런히 절제하고, 이로써 온세상에 모범을 보이니, 이를 敎라고 한다. 예악이나 형벌, 정치 같은 부류가 이런 것이다.

** 品節 : 아마도 ‘가지런히 절제한다’는 말 같다.

 

 

<증주>

則/法也//天明/天之明命/卽天命之性也//遵/循也//聖法/聖人之法/卽修道之敎也//俾/使也

則은 본받다는 뜻이다. 天明은 하늘의 명령이니, 곧 하늘이 명한 性이다. 遵은 따르다는 뜻이다. 聖法은 성인의 법도이니, 곧 道를 수양하는 가르침이다. 俾는 하게 하다는 뜻이다.

 

 

此篇所述/皆道之當然/原於天而立於聖人者也//師之所以敎/弟子之所以學/無有切於此者矣

이 편에서 기술하고 있는 바는 모두 도리상 당연한 말들로, 하늘에서 기원하였고, 성인에 의해 세워진 바이다. 스승이 가르쳐야 할 바요, 제자가 배워야 할 바이니, 이 보다 핵심적인 내용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입교 1장>

列女傳曰/古者婦人妊子/寢不側/坐不邊/立不蹕

《列女傳》에 이런 말이 있다. 옛날에 부인이 아이를 임신하면, 잘 때는 옆으로 눕지 않았고, 앉을 때는 삐딱하게 앉지 않았으며, 서 있을 때는 짝발로 서지 않았다.

** 列女傳 : 西漢의 劉向이 지은 책이다.

** 邊 : 邊 역시 側처럼 ‘기울이다’는 말 같다.

** 蹕 : ‘한 쪽 발로 서다’는 말이다. ‘비’라고 읽는다.

 

 

<집해>

列女傳/漢劉向所編//妊/娠也//側/側其身也//邊/偏其身也//蹕/當作跛/謂偏任一足也

《列女傳》은 漢나라의 劉向이 편찬한 책이다. 妊은 임신하다는 뜻이다. 側은 몸을 기울인다는 뜻이다. 邊은 몸을 치우치게 한다는 뜻이다. 蹕는 마땅히 跛가 되어야 하니, 한 발에 치우쳐 의지한다는 뜻이다.

 

 

 

 

<입교 1장>

不食邪味/割不正不食/席不正不坐

맛이 올바르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는다. 잘린 고기에 대해서는 [모양이] 올바르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자리에 대해서는 [자리의 모양이] 올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는다.

** 邪 : ‘삿되다’, ‘올바르지 않다’는 말이다.

** 割 : ‘자른 고기’를 이른다.

 

 

<집해>

邪味/不正之味//割/切肉也//席/坐席也

邪味는 올바르지 않은 맛을 이른다. 割은 잘린 고기다. 席은 앉는 자리다.

 

 

 

 

<입교 1장>

目不視邪色/耳不聽淫聲/夜則令瞽誦詩/道正事

눈으로는 올바르지 않은 색은 보지 않고, 귀로는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는다. 밤에는 고(瞽)에게 시를 읊어서 올바른 일화들을 말하게 한다.

** 令 : ‘~하게 하다’는 말이다.

** 瞽 : ‘맹인’인데, 그 중 특히 눈동자도 없고, 북처럼 꿰메여 있는 사람을 瞽라고 한다. 눈에 뵈는 게 없으니, 직업에 제한을 많이 받았을 것인데, 할 수 있는 일 중에 시를 외워서 읊어 주는 일도 있었던 모양이다.

** 道 : ‘말하다’는 말이다. 言, 語와 같다.

 

 

<집설>

陳氏曰/邪色/不正之色//淫聲/不正之聲//道/言也//正事/事之合禮者

陳氏가 말했다. 邪色은 올바르지 않은 색이다. 淫聲은 올바르지 않은 소리다. 道는 말하다는 뜻이다. 正事는 사안이 예법에 맞는 경우를 이른다.

 

 

<집해>

瞽/無目樂師也//詩/二南之類//正事/如二典之類

瞽는 눈동자가 없는 樂師다. 詩는 二南 같은 부류를 이른다. 正事는 二典과 같은 부류를 이른다.

** 二南 : 《詩》 중 「國風」의 「周南」과 「召南」을 이를 것이다.

** 二典 : 《書》 중 「虞書」의 「堯典」과 「舜典」을 이를 것이다.

 

 

 

 

<입교 1장>

如此則生子/形容端正/才過人矣

이렇게 해서 자식을 낳으면, 외형도 단정하고, 재능도 다른 사람들 보다 낫게 될 것이다.

** 過 : ‘더 낫다’는 말이다.

 

 

<집해>

此言妊娠之時/當愼所感//感於善則善/感於惡則惡也

이 글에서는 임신했을 때, 마땅히 경험하는 바를 신중하게 살펴야 하니, 좋은 것을 경험하면 [자식에게도] 좋을 것이요, 나쁜 것을 경험하면 [자식에게도] 나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李氏曰/人之有生/以天命之性言之/純粹至善/本無有異//以氣質之性言之/則不能無淸濁美惡之殊//淸乃智而濁乃愚/美乃賢而惡乃不肖//姙娠之初/感化之際/一寢一坐一食一視一聽實淸濁美惡之機括/智愚賢不肖之根柢也//爲人親者/其可忽慢而不敬畏哉

李氏가 말했다. 사람이 태어났을 때의 상황에 대해 하늘이 내린 성(天命之性)을 가지고 이야기해 보자면, 순수하고, 아주 선하여, 본래 [서로서로] 다른 것이 없다. 그러나 기질의 성(氣質之性)을 가지고 이야기해 보자면, [각자] 맑거나, 흐리거나, 훌륭하거나, 나쁘거나 한 것처럼 다르지 않을 수가 없다. 맑으면 똑똑하고, 흐리면 우둔하며, 훌륭하면 현명할 것이요, 나쁘면 불초할 것이다. 처음 임신하여 [아이가 어머니의 행동으로] 감화될 때, [어머니가] 자거나, 앉거나, 먹거나, 보거나, 듣거나 하는 일들이 진정 [아이의 기질이] 맑아질 것이냐, 흐려질 것이냐, 훌륭해질 것이냐, 나빠질 것이냐하는 것들을 결정할 기괄(機括)이 되니, [아이가] 똑독해질 것이냐, 어리석어질 것이냐, 현명해질 것이냐, 불초해질 것이냐 하는 뿌리 역할을 한다. [그러니] 부모들이 [이 점에 대해] 장차 소홀히 하거나 신경쓰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 機括 : ‘쇠뇌의 발사 장치’다. 여기서는 ‘갈림길’이나 ‘분수령’, ‘계기’처럼 이해할 수 있겠다.

** 根柢 : ‘뿌리’다. 根, 柢 모두 ‘뿌리’다.

** 其可忽의 其 : 아마 ‘장차’ 같다. 將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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