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 주석> 순자 - 3 - 불구 - 9 - 군자는 자리에 앉아서도 천하를 헤아린다(재번역 예정)

2021. 12. 3. 14:00순자 이야기/원문 번역(하단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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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보기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고, 원래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숫자로 바꾸고 하단으로 내려 두었습니다. 원래 글은 물론 원래 카테고리에 있습니다. 주석을 하단으로 내리니까 정작 중요한 주석과 중요하지 않은 주석을 구별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더라구요. 그래서 본문에다가 '*' 같은 것으로 표시해 둘까, 혹은 다르게 어떻게든 표시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느니 원안을 보존하고 새로 글을 파 두는 게 낫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보기가 편한 것이 우선이냐, 주석이 우선이냐, 모두 일리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본인 편한 방식에 맞게 글을 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주석의 형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습니다. [괄호]는 본문에 생략되어 있을 만한 말을 자연스럽게 읽게 하기 위해 제가 임의로 집어 넣은 말입니다. [괄호]는 본문과 이어 읽으면 좋습니다. 간혹 대화체에 있는 <괄호>는 한 사람의 말이 길게 이어질 때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 누구의 말인지 표시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보충하는 말] 없이 하려 했지만, 고대 한문이 현대 한국어 어법과 상이하고, 논증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불가피하게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순자》 번역에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김학주(金學主)의 2017년 번역, 자유문고에서 나온 이지한(李止漢)의 2003년 번역, 그리고 전통문화연구회에서 나온 송기채(宋基采)의 번역, 그리고 각 책의 주석을 참고해서 직접 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순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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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1년 10월 5일 10시 32분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해설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고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40

 

순자 - 3 - 불구 - 해설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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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을 본문과 함께 보고 싶으시다면 다음 글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35

 

순자 - 3 - 불구 - 9 - 군자는 자리에 앉아서도 천하를 헤아린다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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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位尊而志恭,心小而道大,所聽視者近而所聞見者遠。是何邪?則操術然也。故千人萬人之情,一人之情是也;天地始者,今日是也;百王之道,後王是也。君子審後王之道而論百王之前,若端拜而議。推禮義之統,分是非之分,總天下之要,治海內之衆,若使一人,故操彌約而事彌大。五寸之矩,盡天下之方也。故君子不下室堂而海內之情舉積此者,則操術然也。

 

군자는 지위가 존귀하더라도 마음가짐은 공손하고[각주:1], 마음이 소심하더라도 뜻은 위대하며[각주:2], 들리고 보이는 것이 속되더라도[각주:3] 듣고 보는 것은 원대하[다. 이렇듯 군자는 처한 상황이 제한적이더라도 올바르게 뜻을 품고 있을 수 있]다.[각주:4] [그러면 군자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일까.[각주:5] [군자의] 조술[각주:6]이 그러하기[각주:7] 때문이다.

[대저,] 천 사람의 정리든 만 사람의 정리든[각주:8] [모두] 한 사람의 정리와 다르지 않고[각주:9], 천지가 시작된 날도[각주:10] 오늘과[각주:11] 다르지 않았다.[각주:12] 이처럼[각주:13] [저 옛날, 세상을 다스렸던] 백왕의 도리도 후왕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각주:14] [그러므로] 군자가 후왕의 도리를 살핌으로써[각주:15] 백왕들의 자취를 헤아리린다면[각주:16], 단정하게 손을 모으고 의견을 내는 것과 같[이, 상황이 제한적이더라도 뜻을 올바르게 품기를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각주:17]

[그리하여 군자는 올바른 모습으로] 예와 의의 기강을 궁구하고[각주:18], 시와 비의 차이를 분별하며[각주:19], [온]천하의 근본을 바로잡고[각주:20], 해내의 백성들을 다스리기를[각주:21], 한 사람을 부리는 것처럼 [쉽게] 한다.[각주:22] 이처럼[각주:23] [군자의] 조술은 [보통 사람들 보다] 한결 간단하다.[각주:24] 하지만[각주:25] [그] 효과는 [보통 사람들 보다] 훨씬 뛰어나다.[각주:26] [군자는] 다섯 촌밖에 안 되는 구로도[각주:27] 천하 구석구석에 정성을 다하는구나.[각주:28]

[그래서] 군자가 실당에서 내려 오지 않고서도[각주:29] 해내의 실정을[각주:30] 이처럼[각주:31] 낱낱이[각주:32] 헤아리고 있[을 수 있]는[각주:33] 이유는[각주:34] [바로 군자의] 조술이 그러하기 때문이[라 하겠]다.[각주:35]

 

 

 

  1. 位尊而志恭, 志는 '심지', '마음가짐' [본문으로]
  2. 心小而道大, 道는 '이념', '사상', '뜻', '품고 있는 생각' [본문으로]
  3. 所聽視者近, 所는 '~하는 것', 近은 '속되다', '비루하다', 聽과 視는 '들리다', '보이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4. 所聞見者遠, 遠은 '원대하다', 聞과 見은 '듣다', '보다'는 말이다. 所聽視, '들리고 보이는 것'이 어떻든 간에, 君子는 올바르게 가려서 듣고 본다는 뜻일 것이다. [본문으로]
  5. 是何邪, 是는 位尊而志恭부터 所聞見者遠까지를 가리키며, '처한 상황이 제한적이더라도 뜻을 올바르게 품고 있는 점'을 의미한다. 그래서 是何邪는 '군자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 [본문으로]
  6. 操術, 楊倞은 所持之術, '지니고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操는 '잡다'는 말인데, '잡고 있다'로 보면 操術은 '잡고 있는 방법', '평상시에 항상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본문으로]
  7. [본문으로]
  8. 千人萬人之情, 情은 '감정', '생각'을 뜻한다. [본문으로]
  9. 一人之情是也, 是는 '같다'는 말이다. 나는 '다르지 않다'로 의역하였다. 현대 중국어에서 是的이라는 말이 '~와 같다'라고 사용되는데, 같은 용법일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
  10. 天地始者 [본문으로]
  11. 今日 [본문으로]
  12. [본문으로]
  13. 故, 故는 千人萬人之情 앞에 있으나, 千人萬人之情부터 今日是也까지가 百王之道/後王是也를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해석하였다. [본문으로]
  14. 百王之道/後王是也, 百王은 상고 시대의 聖王, 後王은 비교적 '최근'의 聖王을 뜻한다. 따지고 보면 百王은 周代 전, 즉 堯, 舜이나 夏, 商의 聖王, 後王은 周代의 聖王, 즉 文王이나 武王, 周公 같은 사람을 이른다. 百王은 先王이라고 하기도 한다. 百王과 後王은 순자의 논변에 자주 등장한다. 순자는 '百王을 본받아야 하지만, 百王은 너무 옛날 사람들이므로 우리가 분명히 알 수가 없으니, 百王을 본받아 정치를 편 後王을 살펴서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百王과 後王에 대해서는 「비상」, 「유효」, 「왕제」등에 기술되어 있다. [본문으로]
  15. 審後王之道, 審은 '살피다', '깨닫다' [본문으로]
  16. 論百王之前, 論은 '논하다', '헤아리다', 前은 '앞의 일', '사적' [본문으로]
  17. 若端拜而議, 若은 '~같다', 議는 '토론하다', '토의하다', 拜는 '절하다'는 뜻이다. 端拜에 대해 이견이 있다. 楊倞은 端을 玄端, 朝服이라고 했다. 관복, 예복이라고 했다. 端拜에 대해서는 端拱이라고 하였는데, 宋基采는 端坐拱手, '바르게 앉아서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문맥상 端拜를 端拱이라고 그런데 郝懿行은 端拜를 '올바른 모습', '예를 갖춘 모습'이라고 본다면, 端을 굳이 玄端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다. 端을 그냥 正으로 해석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王念孫은 楊倞이 端拜를 端拱이라고 해석한 점은 타당하나, 拜는 '절하다'는 말이므로, 端拜라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다고 보았다. 王念孫은 拜가 𢪙의 오기라고 보았는데, 𢪙은 拱, '두 손을 손을 맡잡다'는 뜻이다. 그러면 端拜는 분명히 端拱이 된다. 王先謙도 王念孫에 동의했다. 나도 王念孫을 따른다. [본문으로]
  18. 推禮義之統, 推는 '추구하다', '궁구하다', 統은 '법', '기강', '규칙', '근본', '바탕' [본문으로]
  19. 分是非之分, 是非는 '옳고 그르다'는 말이므로, 分是非之分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분별한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20. 總天下之要, 要는 '요체', '근본', 總은 '거느리다', '단속하다' [본문으로]
  21. 治海內之衆, 海內는 '육지', '온세상'을 뜻한다. 衆은 '사람들', '백성들'이다. [본문으로]
  22. 若使一人 [본문으로]
  23. 故, 是故 [본문으로]
  24. 操彌約, 彌는 '더욱', '훨씬', 約은 '간략하다'는 말이다. 操는 앞의 操術을 뜻한다. [본문으로]
  25. [본문으로]
  26. 事彌大 [본문으로]
  27. 五寸之矩, 矩는 ㄱ 모양의 '곱자'다. [본문으로]
  28. 盡天下之方也, 方은 '구석', '지방'을 뜻한다. 盡은 앞의 誠처럼 '정성을 다하다'는 말이다. 《예기》 「제통」에서 誠信之謂盡, '정성을 다하고 믿음직한 모습을 盡이라고 한다'이라고 한 것과 같다. [본문으로]
  29. 君子不下室堂, 室은 '방'을, 堂은 '큰 방'이나 '마루'를 뜻한다. 즉, 君子不下室堂은 '君子가 室이나 堂에서 내려오지 않고서도'라는 뜻이다. 盧文弨는 「元刻本」을 근거로 室堂 중 室을 없애야 한다고 보았으나, 室堂은 王念孫의 의견처럼 《예기》 「내칙」에서도 灑埽室堂, '室과 堂에 물을 뿌리고 쓸어 낸다'라고 사용되었고, 그 외에도 《순자》 「부」의 處於室堂, 《묵자》 「경설 하」의 主室堂而問存者, 《사기》 「진시황본기」의 故營阿房宮為室堂, 《초씨역림》 「蠱之」의 保其室堂, 麟鳳室堂처럼 한 단어로 사용되었다. [본문으로]
  30. [본문으로]
  31. 此, 位尊而志恭부터 所聞見者遠까지, 혹은 推禮義之統부터 若使一人까지의 말을 가리킨다고 봐야 한다. [본문으로]
  32. 舉는 皆, '모두' [본문으로]
  33. 積, 원래 '쌓다', '쌓아 두다'는 말이다. 나는 '헤아리다', '파악하다'라고 의역했다. [본문으로]
  34. 故, '이유', '까닭' [본문으로]
  35. 앞부분과 뒷부분의 주제가 약간 다르다. 位尊而志恭부터 所聞見者遠까지는 '처한 상황이 제한적이더라도 뜻을 올바르게 세운다'는 점을 의미하고, 推禮義之統부터 若使一人까지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제한이 없는 것처럼 천하를 다스린다'는 점을 뜻한다. 아마 순자는 '올바르게 뜻을 세운다'는 점과 '천하를 다스린다'는 점의 뜻에 차이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기술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나 앞뒤 주제가 조금 다르다고 한들, 전체적인 주제는 君子의 操術이고, 그 操術이 '後王의 도리를 살피고, 이로써 百王을 이해한다'는 점임은 분명하다. 王念孫은 이 뜻을 《도덕경》에서 不出戶/知天下也라고 한 말과 같다고 보았다. 《도덕경》 47장은 不出戶/知天下//不窺牖/見天道//其出彌遠/其知彌少//是以聖人/不行而知/不見而明/不爲而成, '집을 나가지 않아도 천하를 모두 알고, 창 밖을 보지 않아도 천하를 모두 꿰뚫니, 밖으로 나가서 멀리 갈수록 오히려 아는 것은 적어진다. 聖人은 이렇듯 움직이지 않고도 알며, 보지 않고도 명철하며, 하지 않고도 이루는 법이다'라는 말이다. 그러나 《도덕경》의 초점은 不行, 不見, 그리고 특히 不爲에 있는데, 순자는 '後王을 알고, 이로써 百王의 도리로 소급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이 있으므로, 말은 비슷하지만 의도하는 바는 다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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