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3. 13:25ㆍ순자 이야기(** 수신편 번역 중 잠정 중단)/원문 번역(하단 주석)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보기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고, 원래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숫자로 바꾸고 하단으로 내려 두었습니다. 원래 글은 물론 원래 카테고리에 있습니다. 주석을 하단으로 내리니까 정작 중요한 주석과 중요하지 않은 주석을 구별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더라구요. 그래서 본문에다가 '*' 같은 것으로 표시해 둘까, 혹은 다르게 어떻게든 표시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느니 원안을 보존하고 새로 글을 파 두는 게 낫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보기가 편한 것이 우선이냐, 주석이 우선이냐, 모두 일리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본인 편한 방식에 맞게 글을 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주석의 형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습니다. [괄호]는 본문에 생략되어 있을 만한 말을 자연스럽게 읽게 하기 위해 제가 임의로 집어 넣은 말입니다. [괄호]는 본문과 이어 읽으면 좋습니다. 간혹 대화체에 있는 <괄호>는 한 사람의 말이 길게 이어질 때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 누구의 말인지 표시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보충하는 말] 없이 하려 했지만, 고대 한문이 현대 한국어 어법과 상이하고, 논증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불가피하게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순자》 번역에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김학주(金學主)의 2017년 번역, 자유문고에서 나온 이지한(李止漢)의 2003년 번역, 그리고 전통문화연구회에서 나온 송기채(宋基采)의 번역, 그리고 각 책의 주석을 참고해서 직접 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순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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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1년 10월 5일 10시 32분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해설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고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40
순자 - 3 - 불구 - 해설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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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을 본문과 함께 보고 싶으시다면 다음 글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29
순자 - 3 - 불구 - 3 - 군자는 지문하다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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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能亦好,不能亦好;小人能亦醜,不能亦醜。君子能則寬容易直以開道人,不能則恭敬繜絀以畏事人;小人能則倨傲僻違以驕溢人,不能則妬嫉怨誹以傾覆人。故曰:君子能則人榮學焉,不能則人樂告之;小人能則人賤學焉,不能則人羞告之。是君子小人之分也。君子寬而不僈,廉而不劌,辯而不争,察而不激,寡立而不勝,堅彊而不曓,柔從而不流,恭敬謹愼而容,夫是之謂至文。《詩》曰:「溫溫恭人,惟德之基。」此之謂也。
군자[의 자태]는 재주가 있어도 아름답고 1, 재주가 없어도 아름답다. 2 [반면] 소인[의 모습]은 재주가 있어도 흉하고 3, 재주가 없어도 흉하다. 4 5
[왜 그런가.] 군자에게 재능이 있으면 [군자는] 관용하고 이직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을 6 개도하고 7, [군자에게] 재능이 없어도 [군자는] 공경스럽고 준출한 자세로 8 다른 사람들을 9 외사한다. 10 11
[반면] 소인에게 재능이 있으면 [소인은] 거오하고 벽위한 자세로 다른 사람들에게 12 교일하게 굴고 13, [소인에게] 재능이 없으면 [소인은] 투질하고 원비하며 14 [재능이 있는] 다른 사람들을 15 경복하려 든다. 16 17
이에 대해 이런 말도 있다. 18
'군자에게 재능이 있으면 사람들은 [군자에게] 배우기를 19 영예로 여기고 20, [군자에게] 재능이 없어도 사람들은 군자를 21 깨우쳐 주기를 22 즐거움으로 23 생각한다. [반면] 소인에게 재능이 있으면 사람들은 [소인에게] 배우기를 치욕으로 여기고 24, [소인에게] 재능이 없어도 사람들은 소인을 25 깨우쳐 주기를 부끄러움으로 26 생각한다.' 27
이것이 군자와 소인의 차이로다. 28 29
[이번에는] 군자[의 아름다운 자태를 직접 이야기해 보겠다. 군자]는 느긋하지만 태만하지는 않고, 청렴하긴 하지만 [청렴함이 정도에] 지나치지는 않으며 30, 말을 잘하긴 하지만 [말재주를 가지고 남들과] 싸움을 벌이지는 않고 31, 깊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생각에] 휩쓸리지는 않는다. 32 33
[또한 군자는] 올곧지만 [남을] 이기려 들지는 않고, 굳건하지만 사납지는 않으며 34, 부드럽지만 [남에게] 휘둘리지는 않고 35, [태도는] 정중하고 [자신을] 삼가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너그럽다. 36 37
대저 [군자의] 이러한 모습을 38 보고 지문 39이라 한다. [이에 대해] 《시》에 이런 말이 있다. 40
"[남에게] 너그럽고 공경스러운 사람이야말로 덕이 이루어지는 토대로다. 41" 42 43
이 말이 [바로] 그 말이다.
- 君子 [본문으로]
- 能亦好, 能은 '재능', '재주', 好는 美, '아름답다' [본문으로]
- 不能亦好 [본문으로]
- 能亦醜, 醜는 '추하다', '보기 흉하다' [본문으로]
- 不能亦醜 [본문으로]
- 寬容易直, 寬容은 '너그럽게 받아 들여 주다', 易는 '평온하다', '온화하다', 直은 '올곧다', 따라서 易直은 '침착하고 올곧다' [본문으로]
- 人 [본문으로]
- 開道, 開는 '깨우치다', 楊倞은 道를 導, '이끌다'라고 했다. 그래서 開道는 '깨우쳐서 이끌어 주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 恭敬繜絀, 繜은 '누르다', 絀은 '굽히다', 즉 繜絀은 '자기 자신을 낮춘 겸양한 모습'을 뜻한다. [본문으로]
- 人 [본문으로]
- 畏事, 畏는 '두려워하다', '조심하다', '삼가다', 事는 '섬기다'는 말이다. 그래서 畏事는 '삼가며 섬긴다', '조심해서 섬긴다'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 倨傲僻違, 倨와 傲는 모두 '거만하다', 僻違은 '삿되다', '부정하다', '올바르지 않다'는 말이다. 「수신」 중 不由禮則夷固僻違에 대한 주석을 보라. [본문으로]
- 人 [본문으로]
- 驕溢, 驕와 溢 모두 '교만하다', '지나치다', '도리를 벗어나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 妬嫉怨誹, 妬는 '시기하다', 嫉은 '미워하다', 따라서 妬嫉은 '시기하고 질투해서 미워하다'는 말이다. 怨은 '원망하다', 誹는 '비방하다', 따라서 怨誹는 '원망하고 비방하는 모습'을 이른다. [본문으로]
- 人 [본문으로]
- 傾覆, 傾은 '기울다', 覆은 '뒤집다', 즉 傾覆은 '망하게 하려 든다', '해를 끼치려 든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 故曰 [본문으로]
- 人 [본문으로]
- 學 [본문으로]
- 榮 [본문으로]
- 之, 君子 [본문으로]
- 告, '깨우쳐 주다', '알려 주다' [본문으로]
- 樂 [본문으로]
- 賤, '비천하다', '천박하다', 나는 榮과 대구를 이루므로 '치욕'으로 번역했다. [본문으로]
- 之, 小人 [본문으로]
- 羞 [본문으로]
- 是, 君子能則寬容부터 人羞告之까지를 가리킨다. [본문으로]
- 分, '차이', '다른 점' [본문으로]
- 寬而不僈, 寬은 '너그럽다', 그러나 僈의 의미를 고려할 때 '느긋하다'라고 하면 더 타당하겠다. 楊倞은 僈을 慢, 즉 '게으르다', '느슨하다'로 보았다. '방심하다', '태만하다'라고 보면 좋겠다. [본문으로]
- 廉而不劌, 廉은 '청렴하다', '검소하다', 劌는 '칼로 찔러서 상처를 내다'는 말이다. 즉, 劌는 '청렴함이 지나쳐서 문제가 생기는 모습'을 뜻한다. [본문으로]
- 辯而不争, 辯은 '말을 잘 하는 모습'이다. [본문으로]
- 察而不激, 察은 '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激에 대해 이설이 있다. 楊倞은 激切이라고 했는데, '직설적이고 격한 모양'을 뜻한다. 久保愛는 激을 徼의 오기로 보았고, 徼는 다시 繳와 같다고 보았다. '생각을 지나치게 깊게 하는 모습', '생각이 지나쳐서 꼬여 있는 모습'을 뜻한다. 《논어》 「양화」에 惡徼以爲知者,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을 지혜롭다고 여기는 자를 싫어한다'라고 한 말이 있다. 이 문구는 모두 '~하지만 그 모습이 정도에 지나치지는 않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久保愛의 내용상 타당하기는 하다. 그러나 激이 徼의 오기라고 하더라도, 《순자》에서 徼가 쓰인 예가 「유효」의 小人則日徼其所惡, '소인은 날마다 자신이 싫어하는 바를 불러 들이고 만다'라는 말밖에 없다는 점이 의뭉스럽다. 이 경우 徼는 邀, '부르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므로, '생각이 지나치다'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 글자를 바꾸지 않고 풀이해 보려 한다. 激은 '물이 격렬하게 흐르는 모양'이므로, 그 의미를 '휩쓸리다'라고 파생해 본다면, '생각을 깊이 하다가 그 생각에 휩쓸려 버리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楊倞의 설도 본질적으로 이 말과 같다. [본문으로]
- 寡立而不勝, 王念孫은 寡立을 直立의 오기로 보았다. 사람들이 直을 𥄂처럼 쓰기도 하고, 寡도 𡩼처럼 모양을 바꿔서 쓰는데, 그러다 보니 모양이 비슷해서 直立이 寡立으로 잘못되었다는 말이다. 漢代 이전 문헌을 살펴 볼 때, 내가 알기로는 寡立이라는 말이 '단어'로 쓰인 문헌이 《순자》 「불구」밖에 없고, 「영욕」에서는 直立이라고 하여 '성품이 올곧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으므로, 아마도 王念孫의 주장이 타당할 것 같다. 다만 顔延之의 「和謝監靈運」이라는 시에 寡立非擇方, '寡立은 택할 만한 방법은 아니었으나'라고 사용된 예가 있다. 이 때 寡立은 獨立, 즉 '홀로 서다', 혹은 '마음대로 살다'라는 말로 사용되었다. 姜旼昊는 立을 '출사하다', '입신하다'라고 보고, 寡立을 '입신이 모자라다', '입신이 결여되다', 즉 '입신하지 않다'라고 번역했으나, 다소 무리하지 않나 싶다. 王念孫의 直立, '올곧다'는 해석은 주관이 뚜렷하다는 점을 뜻하므로, '마음대로 하다', 獨立과 통한다. 참고할 만하겠다. 勝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王念孫은 《역》 「漸」의 終莫之勝에 대해, 虞翻이 勝을 陵이라고 풀이한 점, 《시》 「소아 기부지십」 중 「正月」의 靡人弗勝에 대해 《모전》에서 勝을 乘이라고 풀이한 점, 《관자》 「치미」의 得人者/卑而不可勝, '사람들의 마음을 얻은 사람은 지위가 낮다고 해도 무시당할 수가 없다'의 勝도 陵의 뜻인 점을 들었다. 陵과 承은 모두 '업신여기다', '능멸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勝도 '업신여기다', '능멸하다'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勝은 원래 '이기다', '남을 이기려 하다'는 뜻이고, '남을 업신여기다'는 의미는 여기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두 가지 의미를 아주 상이하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正月」의 靡人弗勝도, 앞 구와 같이 보면 旣克有定/靡人弗勝, '하늘이 이미 정하신 바가 있다면, 사람을 이기지 못할 리 없다'는 뜻이므로, 《모전》에서 乘이라고 풀이했다 하더라도 勝 원래 의미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直과 勝이 함께 쓰인 다른 문헌이 있을까. 바로 《순자》 「영욕」에 直立而不見知者/勝也라는 말이 있다. '올곧은데도 남들이 알아 주지 않는 것은 올곧은 성품을 가지고 勝하려 하기 때문이다'라는 뜻이다. 王念孫도 이 구절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勝은 '이기다', '이기려 든다'라고 보아야 타당하고, '능멸하다', '모욕하다'라고 하면 어색하다. 속이 좁거나, 올곧은 성품 때문에 융통성이 없다고 하면 모를까, 올곧은데 일부러 남을 모욕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勝에 대해서는 王念孫을 따르지 않고, 원래 뜻을 취했다. 楊倞은 不能勝, '다른 사람들이 君子를 이길 수 없다'라고 하였으나, 이 부분에서 而 다음에 나오는 不勝, 不曓, 不流는 모두 '君子가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 堅彊而不曓, 堅은 '단단하다', 彊은 '굳세다', '강하다', 즉 堅彊은 '굳건한 모습'을 뜻한다. 曓는 暴과 같다. '난폭하다', '사납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 柔從而不流, 柔는 '부드러움', 從은 '남을 따르는 모습', 따라서 柔從은 '유순하다', '부드럽다'는 말이다. 流는 '흐르다', '흘러 가다'는 말로, 여기서는 '자기 뜻을 세우지 못하고 남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뜻한다. [본문으로]
- 恭敬謹愼而容, 恭敬은 '태도나 몸가짐이 정중한 모습', 謹愼은 '자신을 삼가 단속하는 모습'이다. 容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楊倞은 不至於孤介라고 하였는데, 孤介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것'을 이른다. 즉,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王念孫은 「비십이자」의 修告導寬容之義가 《한시외전》 「권6」에 修告道寬裕之義라고 되어 있는 점을 들어, 容과 裕이 같다고 했다. 裕는 '넉넉하다'는 뜻으로, 이 부분에서는 '이해심이 넓다', '속이 넓다'는 뜻이 된다. 나는 王念孫을 따른다. [본문으로]
- 夫 [본문으로]
- 是 [본문으로]
- 至文, 至는 '지극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至文은 '文이 지극한 모습'이다. 文은 '형식', '예법', '법도', '제도'를 뜻하기도 하고, '아름답다', '우아하다'라는 말이기도 한다. 楊倞은 德備, '덕이 갖춰진 모습'이라고 했는데, 뜻이야 통하더라도 너무 추상적이다. 李止漢은 楊倞을 따랐다. 宋基采는 '매우 우아하고 고상하다'고 했고, 金學主는 '지극히 문아하다'고 했는데, 둘은 같은 뜻이다. 본문을 토대로 이야기해 보자면, 순자는 君子의 모습이 禮 같은 '형식'에 맞다는 점 보다는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무엇 보다도, 앞에서 君子能亦好/不能亦好이라 하였는데, 여기서 好는 美, '아름답다'는 뜻이었다. 따라서 至文의 文 역시 '아름답다', '우아하다'라고 봐야 타당할 것이다. [본문으로]
- 溫溫恭人, 楊倞은 溫溫을 寬柔貌, 즉 '너그럽고 부드러운 모습'이라고 했다. 恭은 '공경스럽다', '공손하다' [본문으로]
- 惟德之基, 惟는 뜻 없는 말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基는 '터전', '토대', '기반' [본문으로]
- 출처는 《시》 「대아 탕지십」의 「抑」이다. 원래는 옛 정치가 지금은 잘 이루어지지 않으니, 先王을 본받아서 정치를 다시 올바르게 세워야 한다고 다짐하는 내용이다. 제목인 抑도 '정치에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抑은 원래 '누르다', '참다'는 말로, 愼과 뜻이 비슷하다. 사실 앞의 구절을 붙여 봐야 이해가 된다. 荏染柔木/言緡之絲/溫溫恭人/維德之基인데, 荏染柔木/言緡之絲는 '부드러운 나무로 絲를 만든다'는 말로, 絲는 거문고 같은 현악기의 일종이다. 대구에 맞게 말을 조금 고쳐서 이어 보면, '부드러운 나무가 絲를 만들 터전이듯, 너그럽고 공경스러운 사람이야말로 덕을 다시 이룰 토대로다'라는 뜻이 된다. 위에 기술하였듯, 「抑」은 원래 先王의 정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내용이므로, 「抑」에서 溫溫恭人은 先王의 정치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나 '매개'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德之基를 '덕을 다시 이룰 토대로다'라고 번역해야 자연스럽다. 반면 순자는 君子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이 구절을 인용했으므로, 德之基를 '덕이 이루어지는 토대로다'라고 번역해야 자연스럽다. 이처럼 원래 시와 인용된 문구의 의미가 다소 다르다. [본문으로]
'순자 이야기(** 수신편 번역 중 잠정 중단) > 원문 번역(하단 주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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