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3. 13:20ㆍ순자 이야기(** 수신편 번역 중 잠정 중단)/원문 번역(하단 주석)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보기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고, 원래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숫자로 바꾸고 하단으로 내려 두었습니다. 원래 글은 물론 원래 카테고리에 있습니다. 주석을 하단으로 내리니까 정작 중요한 주석과 중요하지 않은 주석을 구별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더라구요. 그래서 본문에다가 '*' 같은 것으로 표시해 둘까, 혹은 다르게 어떻게든 표시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느니 원안을 보존하고 새로 글을 파 두는 게 낫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보기가 편한 것이 우선이냐, 주석이 우선이냐, 모두 일리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본인 편한 방식에 맞게 글을 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주석의 형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습니다. [괄호]는 본문에 생략되어 있을 만한 말을 자연스럽게 읽게 하기 위해 제가 임의로 집어 넣은 말입니다. [괄호]는 본문과 이어 읽으면 좋습니다. 간혹 대화체에 있는 <괄호>는 한 사람의 말이 길게 이어질 때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 누구의 말인지 표시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보충하는 말] 없이 하려 했지만, 고대 한문이 현대 한국어 어법과 상이하고, 논증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불가피하게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순자》 번역에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김학주(金學主)의 2017년 번역, 자유문고에서 나온 이지한(李止漢)의 2003년 번역, 그리고 전통문화연구회에서 나온 송기채(宋基采)의 번역, 그리고 각 책의 주석을 참고해서 직접 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순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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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1년 10월 5일 10시 32분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해설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고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40
순자 - 3 - 불구 - 해설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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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을 본문과 함께 보고 싶으시다면 다음 글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28
순자 - 3 - 불구 - 2 - 군자는 보통 사람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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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易知而難狎,易懼而難脅,畏患而不避義死,欲利而不爲所非,交親而不比,言辯而不辭。蕩蕩乎,其有以殊於世也。
군자는 사귀기는 쉬우나 깝치기는 어렵고, 겁내게 만들기는 쉽지만 겁박하[여서 의기를 꺾]기는 어렵다. 1 [군자는] 환란을 [당할까] 조심하기는 하지만 의를 위하여 죽기를 피하지는 않고 2, 이익을 [내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이익을 위해] 옳지 않은 짓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3 [또한 군자는 남들과] 사귀면서 가까이 지내기는 하지만 [예의가 없을 정도로] 스스럼 없이 대하지는 않고 4, 말을 잘하기는 하지만 도의에 어긋나게 하지는 않는다. 5 6
[군자여,] 올바르구나. 군자는 7 세속 사람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또한 세속 사람들]에 비해 8 특별한 점이 9 있다 하겠다. 10
- 易知而難狎, 狎은 '버릇 없이 굴다', '깝치다'는 말이다. 知에 대해 이견이 있다. 《한시외전》에는 和라고 되어 있는데, 郝懿行은 이를 근거로 '어울리다'라고 했다. 王念孫도 和를 따랐다. 그런데 俞樾은 知에 接, 즉 '사귀다'라는 뜻이 있으므로, 和로 바꿀 것 없이 知 그대로 봐도 된다고 했다. 俞樾은 그 근거로, 《묵자》, 《후한서》, 《시》를 들었다. 먼저 《묵자》 「경 상」에서 知/接也라고 한 말이 있다. 그 다음, 《후한서》에서는 貧賤之交不可忘라고 되어 있는데, 《군서치요》에는 貧賤之知라고 되어 있으니 知와 交가 같다고 했다. 그런데 찾아 보니 《후한서》 「복후송채풍조모위열전」과 《군서치요》에는 모두 臣聞貧賤之知不可忘이라고 되어 있고, 다만 《동관한기》 「전8 송홍」에서는 臣聞貧賤之交不可忘이라고 되어 있으니, 俞樾이 출전을 착각한 것 같다. 마지막 근거인 《시》 「국풍 衛風」의 「芄蘭」에는 能不我知와 能不我甲라는 말이 대구를 이루는데, 俞樾은 《모전》에서 甲狎也, 즉 甲을 狎이라 풀이한 것을 근거로, 知와 狎이 대조되게 쓰인 예가 있다고 했다. 鄭玄의 箋에서도 甲을 狎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각 구는 통상적으로 '나를 알아 보지 못한다', '나와 어울리지 못한다'라고 해석되고, 그렇게 해석하면 문맥에도 맞기 때문에, 오히려 「芄蘭」은 '안다', '알아 보다'는 뜻으로써의 知와 狎이 대조를 이룬 예가 있다는 점을 증명할 뿐이다. 그러나 俞樾의 논증이 부분적으로 틀렸다고 해서 그 논지가 틀린 것은 아니다. 知가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의미로 '사귀다', '친구'로 사용되는 예가 또 있기 때문이다. 《춘추좌씨전》 「소공」에는 遂如故知, '마침내 오랜 친구와 같이 되었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知는 '친구', '알고 지낸 사이'라는 말이다. 즉, 知를 和로 보아도 뜻은 통하지만, '사귀다'라고 보면 글자를 바꿀 필요가 없다. 나는 俞樾을 따른다. [본문으로]
- 易懼而難脅, 懼는 '겁나다'는 감정이고, 脅은 모두 '겁박하다'는 뜻이다. 《예》 「예운」에는 冕弁兵革藏於私家/非禮也//是謂脅君, '면류관이나 병장기를 사사롭게 갖고 있는 것은 예가 아니니, 이를 일러 군주를 脅한다고 한다'라고 하였고, 같은 글에서 何謂人情//喜/怒/哀/懼/愛/惡/欲라고 하여, 懼를 人情, 즉 '사람의 감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사실 주체, 피체가 다르다는 점만 제외하면 의미가 같다. 楊倞은 이를 보고 小心而志不可奪也, 즉 '소심하기는 하지만 뜻을 꺾을 수 없다'라고 보았다. 뒤의 구인 畏患, 欲利를 감안할 때, 순자는 '君子의 본바탕이 평범한 사람과 같지만 義를 앞세울 줄 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면, '돈을 많이 모으고 싶지만, 돈 보다 義를 더 우선한다'와 같다. 따라서 이 구문과 뒷구문들도 이 점을 감안하여 해석해야 한다. 두려운 것을 보면 겁이 나는 것은 모든 사람이 같다. 하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義를 견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君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뉘는 것이다. '군자의 바탕이 평범한 사람과 같다'는 논조는 「권학」에서 君子生非異也라고 하며 처음 제시되었고, 앞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다. [본문으로]
- 畏患而不避義死, 畏는 '두려워하다', '조심하다', 患은 '환란', '재앙' [본문으로]
- 欲利而不爲所非, 非는 非義일 것이다. [본문으로]
- 交親而不比, 親과 比는 모두 '친하게 지내다', '가까이 지내다'는 뜻이다. 楊倞은 比를 狎, 즉 '깝치다', '스스럼 없이 지내다'는 말로 보았다. 그런데 比에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논어》 「위정」에 君子周而不比/小人比而不周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比는 '파당을 나누다', '편당한다'는 말로 사용되었다. 宋基采, 金學主는 이 설을 따르고 있다. 李止漢은 比를 '아첨하다'라고 하였다. 세 설 모두 뜻이 통하긴 하지만, 이 부분의 요체는 '君子가 본바탕이 평범한 사람과 같긴 하더라도 義를 고수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楊倞의 설이 가장 타당하다. [본문으로]
- 言辯而不辭, 辯은 '말을 잘 하는 모습'이다. 辭에 대해 이견이 있다. 楊倞은 騁辭이라고 하였다. 騁은 '말을 달리는 모습'으로, 騁辭는 '말이 달리는 것 같은 달변'을 뜻한다. 그런데 앞에서 辯이라고 해 놓고, 뒤에 별 뜻 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여 부정할 이유가 없다. 《한시외전》 「권2」에는 不辭가 아니라 不亂이라고 되어 있다. 不亂이라고 하면 뜻이 훨씬 잘 통한다. 郝懿行과 王念孫은 不亂을 따랐다. 나도 不亂을 따른다. [본문으로]
- 蕩蕩乎, 蕩蕩에는 뜻이 많지만, 대개 긍정적인 의미로만 사용된다. 일반적으로는 '광대하다', '트여 있다', '아득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나는 본문이 君子가 義를 앞세운다는 내용임을 고려해서 '사사로운 마음이 없다', '공명정대하다'라고 보았다. [본문으로]
- 其, 君子 [본문으로]
- 於世 [본문으로]
- 殊, '다르다', '특별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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