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2. 22:15ㆍ잡서/소학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淸之가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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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5년 6월 2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明倫 57장>
<명륜 57장>
孟子曰/責難於君謂之恭/陳善閉邪謂之敬/吾君不能謂之賊
맹자가 말했다. 군주에게 [옳지만 행하기] 어려운 일을 권하는 신하를 공(恭)이라고 하고, 선한 말을 늘어 놓고 못된 짓을 막는 신하를 경(敬)이라고 한다. [그런데,] 자기 군주가 이런 것들을 행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기만 하고, 군주를 바로잡을 줄은 모르]는 신하를 적(賊)이라고 한다.
** 孟子曰 : 《孟子》 「離婁 上」에 나오는 말이다. 《孟子》에 孟子曰이라는 말은 없다.
** 責 : ‘권하다’, ‘요구하다’는 뜻이다.
** 難 : 단순히 ‘어려운 일’이 아니라, 옳지만 행하기 ‘어려운 일’을 이른다.
** 吾君不能謂之賊 : 吾君不能은 趙岐의 주석을 따르면, 신하가 군주를 비난하는 표현이 된다. 즉, 신하가 ‘우리 군주는 이런 일을 행하지 못한다’라고 하며, 군주를 비난하고, 군주에게 불평하는 말인 것이다. 賊 역시 군주를 이르는 표현이 아니라, 신하를 이르는 표현이다. 군주가 불초할 수는 있으나, 그런 군주를 바로잡지는 않고, 불평만 해대는 신하를 賊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趙岐의 주석은 아래에 기재해 두었다. 나는 이 설에 다라 번역하였다.
** 責難於君謂之恭/陳善閉邪謂之敬/吾君不能謂之賊 : 恭, 敬, 賊은 모두 신하의 종류를 이르는 말이다. 趙岐는 이에 대해, 人臣之道/當進君於善/責難爲之事/使君勉之//謂行堯舜之仁/是爲恭臣//陳善法以禁閉君之邪心/是爲敬君//言吾君不肖/不能行善/因不諫正/此爲賊其君也//故有恭敬賊三者之義, ‘신하의 도리를 생각하면, 마땅히 자기 군주를 선한 길로 나아가게 하고, 어려운 일을 군주에게 권하는 것을 자기 책무로 삼아, 군주에게 이 일들을 책려해야 할 것이다. 이는 堯舜의 仁을 이행한다는 뜻이니, 이러한 신하를 恭臣이라고 한다. 좋은 방법들을 진술하여서, 군주의 못된 마음을 막으니, 이러한 신하를 군주를 공경하는 신하라고 한다. 자기 군주가 불초하고, 善을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군주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놈을 자기 군주를 해치는 신하라고 한다. 이처럼 신하에게는 恭, 敬, 賊 같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라고 하였다.
<집해>
范氏曰/人臣以難事責於君/使其君爲堯舜之君者/尊君之大也//開陳善道以禁閉君之邪心/唯恐其君或陷於有過之地者/敬君之至也//謂其君不能行善道/而不以告者/賊害其君之甚也
范氏가 말했다. 신하가 어려운 일을 군주에게 권하고, 군주에게 堯나 舜의 정치를 행하라고 한다면, 이는 군주를 존경하는 마음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또, 신하가 좋은 도리를 진술하여, 군주의 삿된 마음을 막아 버리고, 다만 군주가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이는 군주를 공경하는 마음이 지극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자기 군주가 좋은 도리를 행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군주에게 옳은 길을 고하지 않는다면, 이는 그 신하가 군주를 해치는 폐단이 심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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