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 주석> 순자 - 3 - 불구 - 13 - 전중과 사추는 구차한 놈들이다(끝)(재번역 예정)

2021. 12. 3. 14:16순자 이야기/원문 번역(하단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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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보기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고, 원래 (음영)으로 처리해 둔 주석을 숫자로 바꾸고 하단으로 내려 두었습니다. 원래 글은 물론 원래 카테고리에 있습니다. 주석을 하단으로 내리니까 정작 중요한 주석과 중요하지 않은 주석을 구별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더라구요. 그래서 본문에다가 '*' 같은 것으로 표시해 둘까, 혹은 다르게 어떻게든 표시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느니 원안을 보존하고 새로 글을 파 두는 게 낫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보기가 편한 것이 우선이냐, 주석이 우선이냐, 모두 일리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본인 편한 방식에 맞게 글을 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주석의 형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습니다. [괄호]는 본문에 생략되어 있을 만한 말을 자연스럽게 읽게 하기 위해 제가 임의로 집어 넣은 말입니다. [괄호]는 본문과 이어 읽으면 좋습니다. 간혹 대화체에 있는 <괄호>는 한 사람의 말이 길게 이어질 때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 누구의 말인지 표시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보충하는 말] 없이 하려 했지만, 고대 한문이 현대 한국어 어법과 상이하고, 논증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불가피하게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순자》 번역에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김학주(金學主)의 2017년 번역, 자유문고에서 나온 이지한(李止漢)의 2003년 번역, 그리고 전통문화연구회에서 나온 송기채(宋基采)의 번역, 그리고 각 책의 주석을 참고해서 직접 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순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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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1년 10월 5일 10시 32분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해설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고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40

 

순자 - 3 - 불구 - 해설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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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을 본문과 함께 보고 싶으시다면 다음 글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239

 

순자 - 3 - 불구 - 13 - 전중과 사추는 구차한 놈들이다(끝)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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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之所惡者,吾亦惡之。夫富貴者則類傲之,夫貧賤者則求柔之,是非仁人之情也,是姦人將以盜名於晻世者也,險莫大焉。故曰:盜名不如盜貨。田仲、史鰌不如盜也。

 

[다른] 사람들이[각주:1] 싫어하는 것[들]은[각주:2] 나[각주:3] 또한[각주:4] 싫어[각주:5]한다.[각주:6] 무릇[각주:7] [전중과 사추는] 부귀한 사람들은[각주:8] 편파적으로 굴면서까지 멸시하려 들고[각주:9], 대저[각주:10] 빈천한 사람들은[각주:11] 애를 써서라도 사랑하려 한다.[각주:12] [그러나] 이런 짓은[각주:13] 어진 사람의[각주:14] 정리가[각주:15] 아니다.[각주:16] 오히려[각주:17] 이런 짓은[각주:18] 간교한 놈들이[각주:19] 어리석은 세상 사람들[을 기만하고, 사람들]에게서[각주:20] 명망을 도둑질하려고[각주:21] 벌이는 짓일[각주:22] 뿐이니, 음험하기가[각주:23] [이 보다] 더 지나칠 수가 없다.[각주:24]

[대저,] '재물을 도둑질하는 짓 보다 명망을 도둑질하는 짓이 [더] 나쁘다.[각주:25]'라는 말이 있다.[각주:26] [이처럼 전중과 사추는 어질지 않으면서도 어진 체하며, 세상 사람들을 기만하고 어질다는 명망을 도둑질했다.] 따라서[각주:27] 전중[각주:28]과 사추[각주:29]는 도둑 보다 [더] 나쁜 놈들이라 하겠다.[각주:30]

 

 

 

  1. [본문으로]
  2. 所惡者 [본문으로]
  3. [본문으로]
  4. [본문으로]
  5. 惡之, 之는 人之所惡者를 가리킨다. [본문으로]
  6. 이 문장을 붙여 써 보면 人之所惡者/吾亦惡之인데, 盧文弨는 구조상 人之所欲者/吾亦欲之가 이 문장과 함께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楊倞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賢人欲惡之/不必異於衆人也라고 주석하며 欲을 惡와 함께 고려했다. 그러나 王念孫이 지적하였듯, 이 문단에는 惡에 대한 내용밖에 없다. 게다가 앞의 偏傷之患 문단과도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다. 나는 王念孫을 따른다. [본문으로]
  7. [본문으로]
  8. 富貴者, '부유하고 존귀한 사람' [본문으로]
  9. 類傲之, 傲는 '거만하다', '멸시하다'는 뜻이다. '멸시하다'라고 보면 더 타당하겠다. 之는 富貴者를 지칭한다. 類는 纇, '뢰'라고 읽으며, '편파적이다', '치우치다'는 뜻이다. 《춘추좌씨전》 「소공」 16년에 刑之頗類, '형벌이 頗類하다'는 말이 있는데, 頗와 類는 모두 '치우치다', '편파적이다', '공정하지 않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宋基采는 皆로 보고, '모두'라고 해석하였고, 金學主도 '모두'라고 해석했는데, 類에 '대개'라는 뜻이 있으므로, 아마 皆와 등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類를 皆로 보면 안 된다. 왜 그럴까. 이 다음 문장이 夫貧賤者則求柔之이고, 이 문장과 대구를 이루므로, 類도 求와 대구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俞樾이 求를 務, '힘쓰다', '노력하다'로 보아야 한다고 논증하였다. 俞樾을 따른다면 求柔之는 '貧賤한 사람을 억지로라도 사랑하려 한다'가 된다. 그러므로 類傲之도 求柔之와 유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만약 金學主나 宋基采처럼 類를 皆로 보아서 '모두'라고 해석한다면, 類傲之는 '富貴한 사람을 모두 멸시하려 한다'는 말이 된다. 만약 나처럼 類를 纇로 보고 '편파적이다'라고 해석한다면, 類傲之는 '富貴한 사람을 편파적으로라도 멸시하려 한다'가 된다. 어느 쪽이 더 분명하게 求柔之와 대구를 이룰까. 纇로 해석할 때이다. 이처럼 類는 纇로 보아야 하지, 皆로 보아서는 안 된다. [본문으로]
  10. [본문으로]
  11. 貧賤者, '가난하고 천한 사람' [본문으로]
  12. 求柔之, 柔는 '부드럽다', '편안하게 하다', '사랑하다'는 말이다. 之는 貧賤者를 가리킨다. 求에 대해서는 俞樾이 논증해 두었다. 《예기》 「곡례 하」에서 君子行禮/不求變俗, '君子는 禮를 행하지만, 풍속을 바꾸기를 求하지는 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鄭玄은 求를 務라고 보았다. 務는 '힘쓰다', '노력하다'는 뜻이다. 俞樾은 鄭玄을 따라 이곳의 求도 務로 보았다. 나는 俞樾을 따라 求를 務로 해석하고, 문맥에 맞게 '애쓰다'라고 번역했다. [본문으로]
  13. 是, 類傲之와 求柔之를 가리킨다. [본문으로]
  14. 仁人, 俞樾은 仁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순자가 이 문단을 가지고 '田仲과 史鰌가 仁人이라는 명성을 도둑질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仁이 있어야 더 타당하다. [본문으로]
  15. 情, '뜻', '마음', '정리' [본문으로]
  16. [본문으로]
  17. [본문으로]
  18. 是, 類傲之와 求柔之를 가리킨다. [본문으로]
  19. 姦人 [본문으로]
  20. 於晻世, 於는 '~에서', '~에게서', 晻은 '어둡다', '어리석다', '몽매하다'는 뜻이다. 楊倞은 暗과 같다고 했다. 世는 '세상' 보다는 '세상 사람들'이라고 하면 더 타당하다. [본문으로]
  21. 盜名, 盜는 '도둑질하다' [본문으로]
  22. [본문으로]
  23. 險, '음험하다', '나쁘다' [본문으로]
  24. 莫大焉, 莫은 '없다', 大는 '지나치다', '크다' [본문으로]
  25. 盜名不如盜貨, 'A 不如 B'는 'A가 B만 못하다'라는 말이다. 따라서 盜名不如盜貨는 '盜名은 盜貨 보다 못하다', 즉 '盜名이 盜貨 보다 더 나쁜 짓이다'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26. [본문으로]
  27. 故, 원래 盜名不如盜貨 앞에 있지만, 盜名不如盜貨를 근거로 田仲史鰌不如盜也를 주장하는 데 사용되었다. [본문으로]
  28. 田仲, 제나라의 왕족이다. 본래 田氏는 陳氏로, 陳나라의 공족이었다. 陳나라 宣公 때 공족인 完이 제나라로 도피하였는데, 이 때가 제나라 환공 14년이었다. 完, 즉 陳完은 제나라로 도망갈 때 자기 氏를 陳에서 田으로 바꾸었다. 《설문해자》에서 田과 陳이 같다고 했는데, 아마 陳나라의 공족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기 위해 氏를 당시 통용되는 글자로 바꾸었을 것이다. 따라서 田仲은 陳仲과 같다. 陳仲의 행적은 《맹자》 「등문공 하」, 《한비자》 「외저설 좌상」에 짧게 전한다. 그러나 韓非子는 田仲이 쓸 모 없는 인간이라고 비판하고 있을 뿐이므로, 보다 자세하게 살피기 위해서는 읽어야 한다. 《맹자》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陳仲은 於陵에 살고 있었는데, 자기 형은 부귀하였으나, 자기 자신은 형의 재산이 부정하다고 생각해서 형에게서 나오는 부귀를 받아 먹지 않고, 내외가 짚신을 엮고, 길쌈을 하고 살았으므로, 항상 가난하였다. 그런데 언젠가 형네 집에 갔다가 거위를 보았는데, 陳仲은 거위가 꽥꽥거리기만 하지 쓸 모가 없다고 했다. 얼마 뒤에 모친이 거위를 잡아서 함께 먹었는데, 먹는 중에 형이 들어와서는  그 고기가 전의 꽥꽥거리던 거위 고기라고 하니, 陳仲은 밖에 나가서 거위를 모조리 토해 버리고는 다음부터 모친이 주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孟子는 陳仲이 지키려 하는 '청렴'이 정도에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陳仲은 부정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취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작 陳仲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집조차 직접 짓지 않았다. 즉 陳仲이 '살기 위해 도움을 받고 있는 것들'이 陳仲의 생각처럼 완전하게 무결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楊倞은 田仲이 형의 돈을 받지 않고, 남의 밭에 물을 대며 살았으며, 사람들이 田仲을 於陵仲子라고 불렀다고 했다. 於는 '오'라고 읽는다. 楊倞은 田仲이 賣直, '강직한 체 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 볼 때, 순자는 田仲이 실제로는 仁人, '어진 사람'이 아니면서도, 仁人인 척 행동해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맹자와 순자의 논점과는 별개로, 田仲이 당대 사람들 사이에 청렴함으로 명망이 높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라 하겠다. 순자는 「비십이자」에서도 陳仲을 비판한다. 나도 「비십이자」에서 상세히 이야기해 보겠다. [본문으로]
  29. 史鰌, 楊倞은 衛나라의 大夫이고, 字는 子魚며, 田仲처럼 賣直, '강직한 체 했다'고 했다. 《설원》의 「정리」, 「존현」, 「봉사」, 「잡언」, 《장자 잡편》의 「즉양」, 《여씨춘추》 「시군람 소류」, 《춘추좌씨전》 「양공」, 「정공」, 《新書》의 「胎教」, 《新序》의 「雜事 一」에 그 행적이 보인다. 史鰌는 衛나라 靈公에게 彌子瑕를 내치고 蘧伯玉을 등용하라고 수차례 간하다가, 결국 수용되지 못하고 죽었는데, 이에 대해 자기 아들에게 生不能正君/死無以成禮, '내가 살아서 군주를 바로잡지 못했으니, 죽어서 예를 갖추지 마라'고 유언을 남겼다. 靈公은 이 꼴을 보고 결국 蘧伯玉을 등용하고 말았다. 이것을 屍諫, '죽어서도 간했다'라고 한다. 《논어》 「위령공」에는 直哉史魚라고 하여, 공자가 이 모습을 두고 史魚를 강직하다고 칭찬했다는 말이 남아 있다. 史鰌와 史魚는 같다. 그런데 상기한 《논어》를 비롯해서, 《여씨춘추》, 《장자 잡편》, 《설원》 등 여러 사료들에서도 史鰌를 강직하고, 현명하다고 평가, 혹은 그런 맥락에서 설명하고 있다. 순자가 田仲과 史鰌를 함께 비판하고 있는 점, 그리고 앞에서 순자가 田仲을을 든 이유가 '어진 사람이 아니면서도 어진 척한다'는 점이었던 것을 보면, 순자는 史鰌 역시 田仲처럼 '어진 사람이 아니면서도 어진 척한다'고 평가했던 것 같다. 史鰌 역시 「비십이자」의 비판 물망에 올라와 있으므로, 나도 「비십이자」에서 보다 상세하게 이야기해 보겠다. [본문으로]
  30. 田仲과 史鰌 이야기는 이 자체로 독립적인 구문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불구」 처음에 나왔던 苟難, 苟察, 苟傳과도 내용이 이어지며, 편 제목인 不苟와도 잘 합치된다. 어쩌면 이 문단이 원래 첫 문단 앞에 위치했었을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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