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 2 - 명륜 - 47 - 논어왈

2025. 6. 1. 21:49잡서/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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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淸之가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으셨다면, 혹은 유익하다면 공감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로그인 안 해도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2025년 6월 1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明倫 47장>

 

 

<명륜 47장>

論語曰/君賜食/必正席先嘗之//君賜腥/必熟而薦之//君賜生/必畜之

《論語》에 이런 말이 있다. 군주가 음식을 내리면, 꼭 바로 앉아서 먼저 맛을 보았다. 군주가 날고기를 내리면, 꼭 익혀서 [제사에] 올렸다. 군주가 살아 있는 것을 내리면, 꼭 길렀다.

** 論語曰 : 《論語》 「鄕黨」에 나오는 말이다.

** 嘗 : ‘맛을 보다’, ‘먹어 보다’는 말이다.

** 腥 : 익히지 않은 ‘날고기’, ‘생고기’를 이른다.

** 薦 : 제사에 ‘올리다’, ‘바치다’는 말이다. 孔安國은 薦其先祖, ‘선조에게 바친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畜 : ‘기르다’는 말이다. ‘휵’이라고 읽는다.

 

 

<집설>

朱子曰/食/恐或餕餘/故不以薦//正席先嘗/如對君也//言先嘗/則餘當以頒賜矣//腥/生肉/熟而薦之祖考/榮君賜也//畜之者/仁君之惠/無故不敢殺也

朱子가 말했다. 하사한 음식의 경우, 혹시 제사에서 남은 음식일까 하였기 때문에 제사에 올리지 않은 것이다. 똑바로 앉아서 먼저 맛을 본 것은 군주를 마주하고 있는 것과 같이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먼저 맛보았다고 하였는데, 나머지는 당연히 나누어 주었을 것이다. 腥은 날고기다. 익혀서 조상에게 바치니, 군주의 하사품을 기리는 행위다. 살아 있는 것은 길렀는데, 어진 군주가 내린 은혜이므로, 까닭 없이 마음대로 죽이지 않은 것이다.

** 餕餘 : ‘제사에서 남은 음식’을 뜻한다.

** 薦之祖考의 之 : 之於, 之乎와 같다.

** 榮 : 아마 ‘기리다’는 말일 것이다.

** 敢 : ‘멋대로’, ‘마음대로’라는 말이다.

 

 

<집성>

或問/聖人席不正不坐/豈必君賜食而後正之耶

어떤 사람이 물었다. 聖人은 자리가 부정하면 앉지도 않는다고 하는데, 왜 꼭 군주가 음식을 내린 뒤에야 자리를 바로잡았겠느냐.

** 聖人 : 孔子를 이른다.

 

 

朱子曰/席固正矣/將坐而又正焉/所以爲禮也//曲禮/主人旣迎賓/則請入爲席矣/賓卽升堂/主人 又跪正席//豈先爲不正之席/至此然後正之哉//蓋敬愼之至耳

朱子가 말했다. 자리는 원래 바로잡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앉으려 하면서 또 바로잡은 것은 禮를 행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曲禮」에서, 주인이 손님을 맞이한 뒤, 들어 오기를 청하고 자리를 펴는데, 손님이 당 위에 오르면, 주인은 다시 꿇어 앉아서 자리를 바로잡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어찌 손님이 당 위에 오르고서 자리를 바로잡은 것은 처음에 자리를 바로잡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아마 지극히 공경하는 태도를 보이기 위해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

** 跪 : ‘꿇어 앉다’는 말이다.

** 豈先爲不正之席/至此然後正之哉 : 이 부분은 직역하면 오히려 의미가 어지러워질 것 같아서, 다소 의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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