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30. 14:11ㆍ잡서/소학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淸之가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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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5년 5월 30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明倫 36장>
<명륜 36장>
孝子之事親/居則致其敬/養則致其樂/病則致其憂/喪則致其哀/祭則致其嚴//五者備矣/然後能事親
효자가 부모를 모실 시, 평소에는 지극히 공경하고, 음식을 드릴 때는 지극히 즐거워하며, 병에 걸렸을 때는 지극히 걱정하고, 상을 치를 때에는 지극히 슬퍼하며, 제사를 지낼 때에는 지극히 엄숙해야 한다. 다섯 가지가 준비된 뒤에야 부모를 모실 수 있다.
** 《孝經》 「紀孝行」에 나오는 말이다.
** 孝子之事親 : 《孝經》에는 뒤에 也가 붙어 있다.
** 居則致其敬 등 : 직역하자면, ‘A할 때에는 B를 다한다’처럼 해석해야 할 텐데, 나는 ‘지극히 B한다’처럼 의역하였다.
** 居 : 평소의 상태를 이른다. 李隆基는 平居라고 풀이했다.
** 其 : 孝子를 가리킨다.
** 養 : 아마 음식을 올릴 때를 이르는 말 같다. 李隆基는 就養이라고 풀이했다.
** 養則致其樂 : 아마 부모가 음식을 잘 먹으면 자식으로서 응당 기뻐해야 한다는 의미 같다.
<증주>
致/極也//樂謂愉色婉容
致는 지극하게 하다는 뜻이다. 樂은 낯빛을 유쾌하고 순하게 한다는 뜻이다.
** 愉 : ‘유쾌하다’는 말이다.
** 婉 : ‘순하다’는 말이다.
人子事親之心 自始至終 無一毫之不盡 可謂孝矣
자식이 부모를 모실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극진하게 쓰지 않는 경우가 조금도 없어야 孝라고 할 만하다.
<명륜 36장>
事親者/居上不驕/爲下不亂/在醜不爭//居上而驕則亡/爲下而亂則刑/在醜而爭則兵//三者不除/雖日用三牲之養/猶爲不孝也
부모를 모시는 사람은, 윗자리에 있을 때는 교만하게 굴지 말아야 하고, 아랫사람이 되었을 때는 [질서를] 거스르지 말아야 하며, 사람들 속에 섞여 있을 때에는 싸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교만하게 굴면 망할 것이요, 아랫사람이 되어서 [질서를] 거스르면 벌을 받을 것이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 싸움을 벌이면 [사람들끼리 서로] 해치게 될 것이다. [이] 세 가지를 고치지 못한다면, 매일 삼성을 써서 [부모를] 봉양한다 한들, 오히려 불효를 저지르게 된다.
** 《孝經》 「紀孝行」에 나오는 말이다.
** 亂 : 아마 질서를 ‘거스르다’는 말이 아닐까 한다.
** 醜 : ‘무리’를 이른다. 李隆基는 醜/衆也, ‘醜는 무리다’라고 하였다.
** 刑 : ‘벌을 받다’는 말이다.
** 兵 : ‘해치다’는 말이다. 李隆基는 謂以兵刃相加, ‘병기를 가지고 서로 해를 입힌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除 : ‘없애다’는 말인데, 여기서는 ‘고치다’처럼 의역하였다.
** 三牲 : 소, 양, 돼지를 이른다. 李隆基는 三牲/太牢也, ‘三牲은 太牢다’라고 하였다. 太牢가 바로 소, 양, 돼지다.
** 이 글에서는 자식이 자신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자식이 자신을 해치는 짓이야말로, 무엇 보다 큰 불효라는 뜻이다. 李隆基는 孝/以不毁爲先//言上三事/皆可亡身/而不除之/雖日致太牢之養/固非孝也, ‘孝는 자신을 훼손하지 않는 일을 우선으로 한다. 예로 든 세 가지 사안들은 모두 신체를 훼손할 수 있을 만한 일들이다. 그런데도 이를 고치지 못한다면, 매일 太牢를 지극히 올려서 봉양하더라도 진정 효도가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는데, 잘 읽어 볼 만하다.
<집해>
驕/矜肆//亂/悖逆//醜/類//爭/鬪也//兵/以兵刃相加也//三牲/牛羊豕也
驕는 멋대로 군다는 뜻이다. 亂은 도리를 거스른다는 뜻이다. 醜는 무리를 이른다. 爭은 싸운다는 뜻이다. 兵은 병기를 가지고 서로 해를 입힌다는 뜻이다. 三牲이란, 소, 양, 돼지를 이른다.
<증주>
三者不除/災將及親/其爲不孝大矣//口體之奉/豈足贖哉
이 세 가지를 고치지 못하면, 화가 부모에까지 미칠 것이니, 그 불효의 정도가 심대하다 하겠다. 육체만 봉양한다고 어찌 이 잘못을 만회할 만하겠는가.
** 贖 : ‘속바치다’는 말로, 돈을 바쳐서 죄를 면한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잘못을 만회하다’처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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