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 1 - 입교 - 11 - 흥어시

2025. 3. 2. 10:10잡서/소학

반응형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子澄이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으셨다면, 혹은 유익하다면 공감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로그인 안 해도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2025년 3월 2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立敎 11장>

 

 

<입교 11장>

興於詩

《詩》를 통해 [마음을] 일으키고,

** 興於詩 : 《論語》 「泰伯」에 나오는 말이다.

** 詩 : 《詩》를 이른다.

 

 

<증주>

此章之首/當有孔子曰三字/而略之者/蒙上章也/他皆倣此

이 장 첫 머리에는 孔子曰이라는 세 글자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생략한 까닭은 [이 장이] 앞 장 내용을 이어 받기 때문이다.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본문과 같다.

** 略 : ‘생략하다’는 뜻이다.

** 孔子曰 : 「泰伯」 본문에는 子曰이 붙어 있다. 孔子曰이라고 되어 있지는 않다.

 

 

<집해>

朱子曰/興/起也//詩本性情/有邪有正//其爲言旣易知/而吟咏之間/抑揚反覆/其感人又易入/故學者之初/所以興起其好善惡惡之心而不能自已者/必於此而得之

朱子가 말했다. 興은 일으키다는 뜻이다. 《詩》는 본래 性情에서 나오는 것이니, 삿된 말도 있고, 올바른 말도 있다. 《詩》에 나온 말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읊는 중에 내려가기도 하고, 올라가기도 하며, 반복기도 한다. 감상하는 사람 역시 쉽게 이입할 수 있다. 공부의 첫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詩》를 읽으면서] 좋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과 나쁜 것을 싫어하는 마음을 흥기시키다가 스스로 절제할 수 없게 되는데, 그러한 이치를 이 글을 통해 분명히 깨달을 수 있겠다.

** 吟咏 : ‘읊다’는 말이다.

** 故 : ‘대저’, ‘무릇’처럼 해석된다. 나는 번역하지 않았다.

 

 

 

 

<입교 11장>

立於禮

예법을 통해 [뜻을] 세우며,

 

 

<집해>

朱子曰/禮以恭敬辭遜爲本/而有節文度數之詳/可以固人肌膚之會/筋骸之束/故學者之中/所以能卓然自立而不爲事物之所搖奪者/必於此而得之

朱子가 말했다. 禮는 공경과 겸손을 근본으로 하고, [그에 대한] 규정과 절차도 상세하게 갖춰져 있으니, 사람의 외형과 행동거지를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공부의 중간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꼿꼿하게 스스로 서서, 외물의 개입에 흔들리지 않는데, 그러한 이치를 이 글을 통해 분명히 깨달을 수 있겠다.

** 節文 : 아마 ‘규정’을 이를 것이다.

** 度數 : ‘절차’라고 번역하였다.

** 固 : ‘굳히다’, ‘견고하게 하다’는 말이다.

** 肌膚之會, 筋骸之束 : ‘피부의 조직’, ‘근육과 뼈의 결속’이라는 뜻이다. 곧, 외형과 행동거지를 이른다.

** 搖奪 : ‘흔들고 침탈하다’는 말인데, 곧 ‘침범하다’는 뜻이고, 곧 ‘개입하다’는 말이다.

 

 

 

 

<입교 11장>

成於樂

악곡을 통해 [학문을] 완성한다.

 

 

<집설>

朱子曰/樂有五聲十二律/更唱迭和以爲歌舞八音之節/可以養之性情而蕩滌其邪穢/消融其査滓/故學者之終/所以至於義精仁熟而自和順於道德者/必於此而得之//是學之成也

朱子가 말했다. 樂에는 五聲과 十二律이 있다. [사람들은] 서로 바꿔 가며 노래를 부르고, 번갈아 어우러지니, [이것이] 歌舞와 八音의 박자로다. [그러므로 樂은 사람의] 性情을 기르고, 더러운 마음을 씻어 내며, [마음에 남아 있는] 찌꺼기를 없애 버릴 수 있다. 공부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사람은 의리가 정밀하고, 仁은 원숙한 단계에 이르러서, 저절로 이치에 어우러지는데, 그러한 이치를 이 글을 통해 분명히 깨달을 수 있겠다. 이것이 학문의 완성 단계로다.

** 更, 迭 : ‘번갈아가며 하다’는 말이다.

** 蕩滌 : ‘씻어 내다’는 말이다.

** 消融 : ‘없애다’는 말이다.

** 査滓 : ‘찌꺼기’를 이른다. 査와 滓 모두 ‘찌꺼기’다.

 

 

又曰/按內則/十歲學幼儀/十三學樂誦詩/二十而後學禮/則此三者/非小學傳授之次/乃大學終身所得之難易先後淺深也

[朱熹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內則」을 살펴 보면, 열 살 때는 어린 아이의 예절을 배우고, 열 세 살 때는 樂을 배우고 《詩》를 암송하며, 스무 살이 넘으면 禮를 배운다고 하였다. 그러한 즉, 본문에 언급된 세 가지 사항들은 小學에서 전수받을 수준의 내용이 아니다. 大學에서 평생 배워 나갈 내용의 難易, 先後, 淺深에 대한 글인 것이다.

** 又曰 : 小學에 입학하는 나이는 여덟 살이라고 했다. 그런데 「內則」에서는 적어도 열 세 살 이후에 《詩》와 예법, 악곡을 배운다고 하였다. 그래서 大學에서 배우는 내용이라고 한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