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정기(왕일소)

2022. 3. 10. 00:55잡서/고문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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蘭亭記, 王逸少

 

난정기, 왕일소

 

 

永和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會於會稽山陰之蘭亭,修禊事也。羣賢畢至,少長咸集。此地有崇山峻嶺,茂林脩竹;又有清流激湍,映帶左右,引以爲流觴曲水,列坐其次。雖無絲竹管絃之盛,一觴一詠, 。

 

영화 9년(永和九年, 永和는 東晉 穆帝 시기 사용하였던 연호다. 永和 9년은 353년이다.), 계축(歲在癸丑), 모춘(暮春, '늦봄') 초입, 회계산 북쪽(會稽山陰, 陰은 '산의 북쪽', 또는 '강의 남쪽'에 해당한다. 會稽郡 山陰縣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의 난정(蘭亭)에 모여서(會) 수계하였다.(修禊, '삼짇날에 물가에 모여서 제사를 지내고, 술 마시고 노는 일') 현명한 자들이(羣賢) 모두(畢, '모두', '다') 왔고(至, 어떤 장소에 '이르다'는 말이다.), [또] 젊은이도, 어른도(少長) 전부(咸) 모였도다.(集) 이 곳에는(此地, 會於會稽山陰之蘭亭을 이른다.) 숭산(崇山, 崇은 '높다', 따라서 崇山은 '드높은 산'이다.)과 준령(峻嶺, 峻은 '험준하다', 嶺은 '고개', '재', 따라서 峻嶺은 '가파른 고개'다.), [그리고] 무림(茂林, 茂는 '무성하다', 따라서 茂林은 '무성한 숲', '우거진 숲')과 수죽(脩竹, 脩는 '길다', 따라서 脩竹은 '길게 자란 대나무'다.)이 있으며(有), 또(又) 청류(清流, '맑은 물', '맑은 강')와 격단(激湍, '격렬한 여울')이 있어, [난정을] 좌우에서 띠처럼(帶) 비추고 있으니(映, '비추다', 蘭亭의 그림자가 비치는 모습을 뜻한다.), [이 물을] 끌어 와서(引) [술]잔이 흘러갈 물굽이를(流觴曲水, 流는 '흐르다', 觴은 '술잔'이다. 曲水는 '물굽이', '구불구불한 물길'을 이른다. 즉, 流觴曲水는 '술잔이 흘러 갈 수 있도록 만든 구불구불한 물길'이다.) 만들어서(爲) 순서에 따라(其次) 벌여서(列) 앉았다. 비록(雖) 성대한(盛, '성하다', '성대하다') 사죽이나 관현 소리는(絲竹管絃, 絲와 絃은 '현악기', 竹과 管은 '관악기'를 뜻한다. 즉, 絲竹管弦은 여기서 '악기' 또는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를 뜻한다.) 없었지만(無), [술]잔을 한 번 돌릴 때마다 [시] 한 수를 지었으니(一觴一詠, 詠은 '시를 읊다', '시를 짓다'), 또한(亦) 창서한 마음으로(暢敘, 暢은 '화창하다', 敘는 '펴다', 즉 暢敘는 '마음이 화창하게 늘어진 상태'를 이른다.) 그윽한 속내를(幽情, 幽는 '그윽하다') 이야기하기에는 충분하였다.(足)

 

 

是日也,天朗氣清,惠風和暢。仰觀宇宙之大,俯察品類之盛。所以遊目騁懷,足以極視聽之娛,信可樂也。

 

이 날(是日), 하늘은 밝고(天朗, 朗은 '밝다'), 기운은 맑았으며(氣清), 혜풍(惠風, 惠는 '유순하다'는 뜻에 가깝다. 즉 惠風은 '부드러운 바람'이다. 시기가 暮春이었으므로, 여기서는 '봄바람'이라고 하면 타당하겠다.)은 화창하게 불었도다.(和暢) [이에] 머리를 우러르고(仰, '머리를 우러르다') 우주가 얼마나 큰지를(宇宙之大, 《장자》 「제물론」에 대한 주석에서, 王先謙은 尸子》를 인용하여, 天地四方曰宇/古往今來曰宙, '天地와 四方을 宇라고 하고, 古往과 今來를 宙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이 글은 逸文으로, 지금의 尸子》에는 전하지 않는다. 즉, 尸子를 따른다면, 宇는 공간적 개념, 宙는 시간적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생각하였으며(觀, '살피다', '보다'), 머리를 굽히고는(俯, '머리를 굽히다', '아래를 보다') [세상] 만물이 얼마나 위대한지를(品類之盛, 品類는 '세상의 온갖 사물들', '만물'을 이른다. 盛은 '무성하다', '많다', '두텁다' 등 뜻이 많으나, 品類를 고려할 때 '성대하다'라고 보아야 타당하겠다. '세상 만물이 얼마나 위대한지'라는 말이다.) 살폈다.(察) 눈 가는 대로 바라 보며(遊目, '두루 보다') 마음 가는 대로 생각하였으니(騁懷, 騁은 '멋대로 하다'), 이로써(所以) 보고 들은 것으로 [서로] 극진하게 놀기에(極視聽之娛, 娛는 '즐기다') 충분하였고, [이에] 진정(信, '참으로', '진실로') 즐거웠다(樂) 할 수 있겠다.(可)

 

 

夫人之相與,俯仰一世,或取諸懷抱,悟言一室之內;或因寄所託,放浪形骸之外。雖取舍萬殊,靜躁不同,當其欣於所遇,暫得於己,快然自得,曾不知老之將至;及其所之既倦,情隨事遷,感慨係之矣。向之所欣,俛仰之間,已爲陳跡,尤不能不以之興懷;況脩短隨化,終期於盡。古人云:「死生亦大矣。」豈不痛哉!

 

대저(夫), 사람들은 [서로] 사귀기도 하고(相與, '사귀다', '교제하다'), 내려다 보기도 하고, 우러러 보기도 하면서(俯仰) 한 세상을 살아 가는데(一世), 어떤 사람은(或) 회포(懷抱, '마음 속에 품은 생각')에서(諸, 之於) 취해서는(取) 방 안에서(一室之內)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悟言, 悟는 晤의 잘못이다. 晤로 보아야 한다. 晤는 '만나다', '대면하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은(或) 의지하고 있는 바에(所託, 아마도 道를 뜻하는 듯 보인다.) [자신을] 맡겨 두고는(因寄, 두 글자 모두 '의지하다'는 말이다.) 형해를 벗어나(形骸之外, 形骸는 '육체', 여기서는 문맥상 '세속적 지위'를 뜻하는 듯 보인다.) 멋대로 떠돌기도 한다.(放浪, 두 글자 모두 '멋대로 하다'는 뜻이다.) 비록(雖) 좋아하고 싫어하는 점이(取舍, '취하고 버리는 것') [세상 사람마다] 전부(萬) 다르고(殊, '다르다'), [성미가] 침착한지 조급한지조차(靜躁, 靜은 '고요하다', 躁는 '조급하다') [사람마다] 같지 않지만(不同),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연하찮게나마(於所遇, 遇는 '조우하다', '우연히 만나다') 즐거울 일이(其欣, 其는 欣은 '기쁘다') 생기면(當, '어떤 상황을 당하다'), 잠시나마(暫) 스스로 만족하고(得於己, 得은 '만족하다'), 쾌연히(快然, '상쾌한 모습') 자득하니(得, '자득하다', '자족하다', '스스로 만족하다'), [자신이] 곧(曾, '곧') 나이가 들 것이라는(老之將至, 여기서 老는 '늙어 가는 상태'를 이른다. 직역하면, '늙음이 곧 들이닥칠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논어》 「위정」에 其爲人也/發憤忘食/樂以忘憂/不知老之將至, '그 사람 됨됨이는, 발분하면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근심을 잊으며, 不知老之將至하다'라고 하였으니, 이 말도 「위정」에서 가져 온 듯하다.) 점조차 깨닫지 못하게(不知) 된다. [그런데 그러다가] 감정이 변해 가다가(其所之, '그것이 가는 것', 여기서 其는 감정을 뜻하고, 之는 '가다'로, '감정이 변하는 모습'을 형용하는 듯하다.) 이윽고(既) 싫증이 나 버리게(倦, '게으르다', '싫증나다', '즐겁다가 즐거움에 倦하는 것'이므로, '싫증나다'라고 해야 타당하겠다.) 이르면(及), 감정(情)상황이 변하는 것(事遷, 遷은 '옮기다', 事는 이 상황 자체를 뜻하는 말 같다.)에 따라 변해 버리니(隨, '따르다'), 이에 잇달아(係之, 係는 '잇다', 之는 情隨事遷을 가리킨다.) 감개가 일어나게(感慨, 慨는 '탄식', 즉 感慨는 '탄식을 느끼다'는 말이다. 이 글에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된다. 예전에(向, '이전에') 즐거웠던 일이(所欣) 고개를 끄덕하는 사이에(仰之間, 俛은 俯, '굽어 보다') 이미(已) 옛 일이(陳跡, '묵은 자취', '지나간 자취', '옛 일') 되어 버리니, 도리어(尤, '오히려') 흥회하지(興懷, '탄식이 일어나다') 않을 수가 없도다.(不能不,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況) [수명이] 길든 짧든(脩短, 脩는 壽, '오래 살다'), 종국에는(終) [도가 내리는] 변화에 따라서(隨化) [정해진] 수명이 다하고 말 것이다.(期於盡, 期는 '기한') [그러니] 옛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또한 큰 일이다'라고 한 말이, 어찌(豈) 사무친다(痛, '사무치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每覽昔人興感之由,若合一契,未嘗不臨文嗟悼,不能喻之於懷。固知一死生爲虛誕,齊彭殤爲妄作。後之視今,亦猶今之視昔,悲夫!故列敘時人,錄其所述,雖世殊事異,所以興懷,其致一也。後之覽者,亦將有感於斯文。

 

옛 사람들이(昔人) [생사에 대해] 언제나(每) 이러한 감정을 느꼈던(感之, 之는 앞의 感慨를 가리킨다.) 이유(由)를 살펴 보면(覽, '보다') [내 생각과 비교할 때] 부절이 하나로 맞춰 지는(合一契, 契는 '부절') 것과 같[이 똑같]았다.(若, '같다'), [그러니 나는 옛 사람들의] 시문을 앞에 두고(臨文) 차도하지(嗟悼, 嗟는 '탄식하다', 悼는 '슬퍼하다', 즉 嗟悼는 '탄식하고 슬퍼하는 것'이다.) 않은 적이 없었으니(未嘗不, '~하지 않은 적이 없다'), [품고 있는] 생각으로(於懷, 懷는 '생각') 이 점을 비유해 볼(喻之, 喻는 '비유하다') 수조차 없구나. 생사가 하나라고 하는 말이(一死生) 허황되었음을(虛誕, 虛는 '허무하다', 誕은 '과장하다'), 팽조와 상자를 같다고 하는 말이(彭殤, 이 말은 《장자》 「제물론」에서 따 왔다. 齊는 '같다', 彭은 彭祖, 殤은 殤子를 뜻한다. 彭祖는 7~800년을 살았다고 하는 장수의 대명사이다. 殤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장자》 「제물론」에 대한 주석에서, 陸德明은 殤子/短命者也//或云/年十九以下爲殤, '殤子는 단명한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19년도 못 산 사람을 殤이라고 한다고 했다'라고 하였고, 成玄英은 人生在於襁褓而亡/謂之殤子, '사람이 태어나서는 포대기도 벗어나지 못하고 죽는 것을 보고 殤子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망령되었음을(妄作, 妄은 '망령되다', 作는 '속이다') 진정(固) 알겠다.(知) 후세 사람들이 지금 우리를 본다면(後之視今), 또한(亦) 우리가 옛 사람들을 보는 것과 같이(猶, '같다') 생각할 것이니, 슬프구나.(悲夫, 悲는 '슬프다') 이런 이유로(故) 지금(時) 늘어 앉아 있는 사람들을(列) 기술해 두고(敘, '기술하다'), [또] 사람들이 지은 글들을(所述) 기록해 둔다.(錄, '기록하다') 비록(雖) 세사가 다르다 한들(世殊事異), [생사의 문제에 대해] 흥회하기로는(所以興懷, '탄식이 일어나는 것') [모두] 같을 것이니 말이다. 나중에 이 글을(之) 살펴 볼 사람들도 또한 장차 이 글에서(斯文)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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