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서/소학

소학 - 2 - 명륜 - 32 - 곡례왈

달마시안TV 2025. 5. 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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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淸之가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으셨다면, 혹은 유익하다면 공감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로그인 안 해도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2025년 5월 27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明倫 32장>

 

 

<명륜 32장>

曲禮曰/君子雖貧不粥祭器/雖寒不衣祭服/爲宮室不斬於丘木

「曲禮」에 이런 말이 있다. 군자는 빈궁하더라도 제기를 팔지 않고, 춥더라도 제복을 입지 않는다. 집을 지을 때는 무덤에 있는 나무를 베[어서 쓰]지 않는다.

** 曲禮曰 : 《禮記》 「曲禮 下」에 나오는 말이다.

** 粥 : 물건을 ‘팔다’는 말이다.

** 衣 : 옷을 ‘입다’는 말이다.

** 爲 : ‘만들다’는 말이다.

** 宮室 : ‘궁실’처럼 번역할 수도 있겠으나, 그냥 ‘집’으로 볼 수도 있다. 宮과 室은 모두 ‘집’을 이른다.

** 不斬於丘木 : 어순이 不斬木於丘처럼 되어야 하지 않나 의뭉스럽다. 나는 不斬木於丘로 보고 번역하였다.

** 斬 : 나무를 ‘베다’는 뜻이다.

** 丘 : 아마 부모의 ‘무덤’, 무덤의 ‘봉분’을 뜻하는 말 같다. 鄭玄은 丘/壟也, ‘丘는 壟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면 壟은 무엇일까. 《禮記》 「曲禮 上」에 適墓不登壟, ‘묘소에 가서는 壟에 오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鄭玄은 壟/冢也, ‘壟은 冢이다’라고 하였다. 冢은 ‘무덤’, ‘봉분’이라는 말이다. 「曲禮 上」에서는 ‘봉분’이 더 타당하겠다.

 

 

<집해>

粥/賣也//斬/伐也//祭器/所以奉祭/粥之則無以祭也//祭服/所以接鬼神/衣之則褻而不敬也//丘木/所以庇其宅兆//爲宮室而伐之/則是慢其先而濟其私也

粥은 팔다는 뜻이다. 斬은 베다는 뜻이다. 祭器는 제사를 지낼 때 쓰는 것으로, 이를 팔아 버리면 제사를 지낼 수가 없다. 祭服은 귀신과 접견할 때 쓰는 물건으로, 평소에 이를 입으면, 지저분해져서 제사를 지낼 때 오히려 불경해진다. 丘木이란, 무덤을 덮고 있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이 나무를 베면, 바로 선조를 능멸하고, 사적인 목적을 이루는 꼴이 된다.

** 無以祭의 以 : 能이나 得과 같다.

** 褻 : ‘지저분해지다’, ‘더러워지다’는 말이다.

** 庇 : ‘덮다’는 말이다.

** 宅兆 : ‘무덤’을 이른다.

** 慢 : ‘업신여기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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