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 1 - 입교 - 8 - 왕제왈
* 철학서를 읽을 때는 아무 주석(특히 철학적 의미에 관한 주석)도 읽지 않고 원문 또는 번역문을 읽어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자의 의도도 있고, 주석자의 의도도 있겠으나,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과 의견입니다. 아무 의견도 없이 남의 주석을 읽으면 그것은 주석자의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것밖에 안 됩니다. 먼저 스스로 이해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 《小學》은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부하시는 데 참고하실 수는 있지만, 번역 결과를 무단으로 이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번역에 참고한 서적을 제가 밝혔듯이,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해서 사용하실 때는 그 출처인 이 블로그를 반드시 밝히셔야 합니다.
* 원문은 학민문화사에서 나온 영인본을 참고하기도 하고, 또 동양고전종합DB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현토는 뺐습니다.
* 《小學》은 朱熹와 劉子澄이 여러 글들을 짜깁기하여 만든 책입니다. 필요할 때는 그 글의 원전에 대한 주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한 만큼, 주석을 달 때 《莊子》나 《荀子》에서처럼 복잡한 방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 《小學》에는 여러 사람이 주석을 달았습니다. 何士信이 《小學集成》을, 吳訥이 《小學集解》를, 陳祚가 《小學集解正誤》를, 陳選이 《小學增註》를, 程愈가 《小學集說》을 지었습니다. 모두 明代 학자들입니다. 朝鮮의 李珥는 이 책들을 참고하여 《小學諸家集註》를 저술했습니다. 《小學諸家集註》에는 상기된 주석서들의 내용과, 李珥 본인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본 번역에서는 이 《小學諸家集註》를 번역합니다.
* 《괄호》는 책이나 문집 이름을 뜻합니다. 《논어》, 《장자》, 《순자》, 《한비자》, 《문선》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다른 판본을 표기할 때도 《괄호》를 사용하였습니다. 《足利本》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단편 산문이나 시, 편 이름을 뜻합니다. 「학이」, 「위정」, 「벽옹」, 「子虛賦」처럼 표기하였습니다. ≪괄호≫는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표기할 수 없는 한자를 쓸 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信이라면 ≪亻言≫처럼 표기했습니다.
* 《小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유형주와 상의한 것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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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5년 3월 1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立敎 8장>
<입교 8장>
王制曰/樂正崇四術立四敎/順先王詩書禮樂以造士/春秋敎以禮樂/冬夏敎以詩書
「王制」에 이런 말이 있다. 악정(樂正)은 사술(四術)을 높이고, 사교(四敎)를 세우며, 선왕들의 시, 서, 예, 악(詩書禮樂)을 좇아서 사(士)를 양성하는데, 봄과 가을에는 예와 악을 가르치고, 겨울과 여름에는 시와 서를 가르친다.
** 王制 : 《禮記》의 「王制」를 이른다.
** 樂正 : 관직 이름이다.
** 造 : ‘만들다’는 말인데, 아마 여기서는 ‘양성하다’는 뜻일 것이다.
<집설>
吳氏曰/王制/禮記篇名//樂正/掌敎之官//崇/尙也//術者/道路之名/言詩書禮樂四者之敎乃入德之路/故言術也//順/依也//造/成也
吳氏가 말했다. 王制는 《禮記》의 편 이름이다. 樂正은 교화를 관장하는 관직이다. 崇은 높이다는 뜻이다. 術은 도로의 이름인데, 詩, 書, 禮, 樂 네 가지를 가르치는 일은 [학생을] 덕의 세계로 들이는 길이니, 그래서 術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順은 의지하다는 말이다. 造는 이루다는 뜻이다.
陳氏曰/古人之敎/雖曰四時各有所習/其實亦未必截然棄彼而習此/恐亦互言耳//非春秋不可敎詩書/冬夏不可敎禮樂也
陳氏가 말했다. 옛 사람들의 교육에 대해, 비록 사철에 따라 각각 익힐 것들이 있다고 하였지만, 실제로는 꼭 칼로 자르듯 저 것은 하지 말고, 이 것을 익히라는 식으로 가르치지는 않았다. 아마도 단지 번갈아 언급한 것일 뿐일 것이다. 봄이나 가을이라고 詩나 書를 가르칠 수 없었던 것이 아니고, 겨울이나 여름이라고 禮나 樂을 가르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다.
** 四時 : ‘사계절’과 같다.
** 截然 : ‘분명히’, ‘확실히’, ‘명확하게’라는 말이다. 截은 칼로 ‘자르다’는 뜻이다.
** 恐亦의 亦 : ‘다만’, ‘단지’처럼 해석된다.
** 互 : 아마 ‘번갈아’라는 말 같다.